고기잡는 산업을 혁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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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머니S 변형석|조회수 : 1,353|입력 : 2011.07.23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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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이란 무엇이다라고 설명하는 많은 사람들이 쓰는 흔한 비유 중에 "고기를 잡아주는 것이 아니라, 고기를 잡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사회적기업이라는 것이 있다. 사회적기업이 어떤 것인지를 쉽게 설명하려 하다보니 나오는 비유이겠고, 그도 그 나름대로의 진실을 가지고 있기는 하겠지만 나는 그 비유가 무척 마뜩지 않다. 전지구적으로 동시다발하는 숱한 문제가 사람들이 고기잡는 법을 몰라서, 그 정도로 인간이라는 존재가 게으르고 무능력해서 생긴 것이라고 나는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도저히 고기를 잡을 수 없어 굶고 있는 사람에게 고기를 잡아주는 일이 나쁜 일은 아니다. 집 밖으로 나오기도 어려운 독거 노인에게 정부가 밥을 무상으로 배달하는 서비스가 어떻게 나쁜 일일 수 있겠는가. 다만 모든 어려운 조건에 있는 사람에게 단순히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때문에 "고기 잡는 방법"을 알려주기 위해 재활원을 만들고, 직업교육을 시키고, 재소자에게 기술을 훈련시키는 것은 조금 더 근본적인 차원에서 삶을 재생시키려는 노력이었다.

그렇지만 사회적기업이라는 새로운 화두트래블러스맵 대표이사는, 오히려 "고기 잡는 방법" 그 다음 단계에서 나타난 것이다. 아무리 "고기 잡는 방법"을 알려주어도 삶이 재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노숙인들은 다시 길거리로 돌아갔고, 장애인들은 여전히 취업을 할 수 없으며, 굶어 죽는 아이들은 늘어갔고, 지구는 환경적 파국을 향해 치닫고 있었다. 우리 사회에는 새로운 솔루션이 필요했다. 사회적기업은 이 총체적 난국의 시대를 풀어갈 경제적, 조직적, 환경적 해법들로 무장하고 이 시대에 등장했다.

빅이슈는 노숙인의 자립을 위해 '잡지'를 들고 나타나 영국에서만 5,000명의 노숙인을 자립시켰다. 일본의 사회적기업 테이블포투는 과다영양섭취로 비만에 시달리는 1세계와 굶어 죽는 3세계 어린이의 이슈를 결합해서 2년만에 500만 끼니의 식사를 지원했다. 인도의 자이퍼풋(Jaipur Foot)은 의족 제작방법을 혁신하여 2만달러짜리 의족을 단돈 45달러에 판매하고 있다. 2만달러짜리 의족이 안전한 보도밖에 보행을 할 수 없는 데 반해 이 의족을 착용한 인도의 한 남자는 1km를 4분 30초에 주파하는 모습을 시연했다. 이탈리아의 몬드라곤 협동조합은 현재 9만2천명을 고용하고 있는데, 2008년 전세계적 경제위기 속에서도 단 1명도 해고되지 않았다. 이들은 모두 "고기잡는 방법을 알려주는" 따위의 계몽주의적 발상을 훌쩍 뛰어넘어 있다.

고기를 못 잡고 굶어 죽는 이유는 그들이 고기잡는 방법을 몰라서가 아니다. 고기잡이 배가 너무 비싸 살 수 없거나, 좋은 목을 누군가 독점하고 있거나, 오염으로 고기가 모두 폐사했기 때문이라면, 그 문제를 혁신적으로 타파하지 않은 채 "방법을 알려주는" 식의 시혜가 그들에게 소용이 있을 리 없다.

아쇼카재단의 창립자 빌 드레이튼은 "고기를 잡아주는 것"과 "고기잡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 뒤에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말을 덧붙여 놓았는데, 사람들은 그 핵심을 종종 빼먹는다. 그는 이미 오래 전에 사회적기업이란 "고기잡는 산업을 혁신하는 것"이라 정의하고 있다. 당연히 그렇지 않겠는가. 파산직전의 지구가, 과거의 것을 혁신하지 않는 조직으로부터 어떻게 도움을 받을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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