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대출사기' 이렇게 당했다

금융사기 주의보/ 스마트폰 대출사기 피해자의 눈물

 
  • 김부원|조회수 : 1,920|입력 : 2011.07.27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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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개통 즉시 50만원 지급합니다' 최근 인터넷이나 생활정보지 등을 통해 급속도로 퍼지고 있는 대출광고다. 말이 대출일 뿐 엄연히 불법이고 사기 행위이다. 본인 명의로 스마트폰을 네대 개통해 대출업자에게 넘기면 200만원이 생기니, 당장 몇푼이 아쉬운 사람들에게는 뿌리치기 어려운 유혹이다.
 
하지만 몇십만원을 받고 스마트폰을 대출업자에게 넘겼다면 '진짜' 사건은 그 후부터 시작된다. 대출업자에게 넘어간 스마트폰은 불법으로 매매되는 것 뿐 아니라 대출업자들이 스마트폰 개통자의 개인정보를 이용해 더 악랄한 범죄를 저지르는 수가 있다.
 
7월19일 인천에서 만난 오모(여 34세)씨는 지난 연말 급한 마음에 대출업자에게 속아 스마트폰을 무려 네대나 개통했다가 낭패를 봤다. 스마트폰 한대당 몇십만원이라도 받았다면 그나마 덜 억울했겠지만 그는 10원 한장 받지 못한 채 빚만 떠안은 것이다. 그렇게 우여곡절을 겪고 나서야 대출사기에 당하지 않기 위해선 또는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직감했을 경우 어떻게 조치를 취해야 할 지 깨닫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스마트폰 대출사기' 이렇게 당했다

◆은행권 대출이라더니 대출사기

오씨의 직업은 스포츠센터 강사로, 비교적 안정된 직업인 것 같지만 4대 보험이 안 되고 별도의 급여통장이 없다는 게 약점이었다. 제도권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을 수 없었던 것. 그렇다보니 은행권에서 대출 상담을 제대로 받아본 적도 없고, 대출 신청 시 어떤 절차로 진행되는지도 잘 알지 못했다.

그리고 함께 인터넷쇼핑몰을 운영하던 친구가 물품을 모두 갖고 달아나면서 꼬이기 시작했다. 친구의 배신으로 급전이 필요하게 된 오씨는 한 포털사이트에 개설된 대출카페에 상담을 요청했다. 하지만 이 카페 역시 사기꾼들의 아지트였던 것. 기다렸다는 듯 여러 대출업자들이 쪽지를 보냈고, 당시만 해도 오씨는 이들이 진심으로 자신을 도와줄 선량한 사람들이라 믿었다. 

오씨는 "한 대출업자가 은행권에서 대출 받을 수 있도록 중개해줄 테니 대출금의 10%만 수수료로 달라면서 접근했다"며 "당초 급하게 필요했던 돈은 400만원가량이었는데 대출업자는 3000만원을 대출 받아 다른 부채까지 모두 갚을 것을 권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대출업자는 스마트폰 두대를 개통해 넘길 것을 권했다. 심사를 받으려면 은행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아야 하는데 오씨가 강의를 하느라 전화를 못 받을 수 있으니 자신의 여직원들이 대신 전화를 받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은행권 대출이 된다는 말만 믿은 오씨는 스마트폰을 두대 개통해 넘겼지만, 며칠 후 대출업자는 추가로 두대를 더 요구했다. 결국 오씨는 총 네대의 스마트폰을  개통하고, 대출이 승인됐다는 대출업자의 연락만 며칠 동안 기다렸다.

그는 "지난해 12월이었는데 대출업자가 연말이라 대출승인이 지연되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며 "그리고 약속한 날 대출업자에게 전화해보니 사용하지 않는 번호로 나왔고, 그때서야 사기를 당했음을 직감했다"고 전했다.

◆한푼도 못 받고 떠안은 요금폭탄

은행권 대출 경험도 없고 스마트폰 대출 사기에 대한 정보도 없다보니 눈 뜨고 코 베인 처지가 된 것이다. 그리고 12월 말 통신료가 나왔다. 두대는 각각 40만원, 다른 두대는 각각 5만원가량 총 100만원 가까운 요금이 부과된 것.

오씨는 "일단 통신사에 스마트폰 분실신고를 했고 경찰서에서 사건사고사실확인원을 받아 통신사에 건냈다"며 "하지만 통신사에서는 사실확인원이 있어도 명의도용 사실이 없으므로 달리해줄 게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고 밝혔다.

그리고 분실신고를 한 후 통신요금이 또 부과됐는데, 이번에는 두대의 스마트폰에서 무려 각각 300만원씩, 총 600만원의 요금폭탄이 떨어진 것이다. 오씨는 "분실신고를 한 후에도 요금이 부과된 것에 대해 통신사에 따졌지만 소용없었고 경찰에서도 현실적으로 범인을 잡을 방법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오씨의 개인정보를 알고 있는 대출업자가 인터넷에서 스마트폰을 재개통해 사용했을 것이란 짐작만 있을 뿐이었다. 그때서야 그는 분실신고만으로는 안 되고 명의도용을 못하도록 신청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물론 이 모든 것이 자신의 불찰 때문에 생긴 일이란 걸 오씨 스스로도 잘 안다.
 
다만 그가 안타까워하는 점은 처음 사고가 난  후 경찰이나 통신사 측 어떤 곳에서도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어떻게 대처할지 알려주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명의도용방지서비스도 피해를 입은 후 법원과 몇몇 관련 협회 등을 찾아다니면서 뒤늦게 얻은 정보였다. 
 
오씨의 사례는 지난해 12월부터 올 1월 사이 있었던 일로, 지금까지 오씨뿐 아니라 부지기수의 사람들이 스마트폰만 개통하면 현금 수십만원이 생긴다는 순진한 생각만으로 대출사기를 당하고 있다. 이 같은 사건이 일파만파 퍼지자 얼마 전 금융감독당국은 스마트폰 불법대출의 위험을 적극 알리며 뒤늦게나마 대책 마련에 나섰다. 경찰도 불법 대출업자들을 대거 구속하며 진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오씨는 "아무리 신중한 사람이어도 돈이 급하게 필요하면 앞뒤 가리지 않게 되고 사기꾼들은 이런 사람을 노리는 것 아니겠냐"며 "뒤늦게라도 감독당국이 적극적으로 홍보와 대책마련에 나서서 나 같은 피해자가 더 이상 없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뒤늦게라도 대출사기 직감했다면

휴대전화 개통으로 대출을 받았다면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에서 운영하는 엠세이퍼(www.msafer.or.kr)를 통해 추가 피해를 막아야 한다. 엠세이퍼는 명의도용 방지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사이트로 본인 명의로 휴대전화, 초고속인터넷 등 통신서비스가 새로 개통됐을 때 문자메시지로 통보 받을 수 있다. 개통 내용도 실시간으로 확인 가능하다.

'휴대전화 가입제한 서비스'를 신청하면 본인 명의로 휴대전화가 추가 개통되는 것을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다. 만약 본인 동의 없이 개통된 휴대전화가 있다면 해당 통신사 고객센터나 방송통신위원회의 통신민원조정센터(080-3472-119)에 연락해야 한다. 관할 경찰서에 신고하는 것도 필수다.

조금 더 확실히 금융사고를 막고 싶다면 은행이나 금융감독원을 찾아가 '개인정보 노출자 사고예방 시스템'에 등록하면 된다. 이 시스템을 신청하면 신분증 분실이나 보이스피싱 등으로 개인정보가 노출된 금융소비자의 개인정보가 금융회사로 통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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