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뜨고 당하는 '깡'…이통사·대리점 골머리

금융사기 주의보/'스마트폰깡'에 속수무책 이통사

 
  • 이정흔|조회수 : 2,362|입력 : 2011.08.01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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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깡’만큼이나 무서운 ‘스마트폰깡’이 등장했다. 스마트폰을 개통해 가져다 주면, 현금 30~50만원 정도를 그 자리에서 지급해 준다. 이 대출금액은 사용자가 단말기 할부금으로 대신 갚는 식이다.
 
물론 일차적으로는 본인의 주의가 가장 먼저 선행돼야 할 일. 하지만 이통업체들로서도 골머리를 썩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사기로 막대한 요금폭탄을 떠안은 피해자들 대부분이 사용료 연체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다, 이렇게 거래된 대부분의 단말기가 대포폰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뽀족한 대책 마련조차 쉽지 않은 상황. 이통업체의 미적지근한 대응에 대리점주들 또한 불만의 목소리를 높여가는 중이다. 

 
눈뜨고 당하는 '깡'…이통사·대리점 골머리

사진/ 류승희 기자

◆이통사들 “악의적 도용, 막을 방법 없잖아요”  
 
아이패드2, 갤럭시S2 그리고 아이폰4. 스마트폰 대출에 가장 많이 이용되는 휴대폰 단말기종들이다. 쉽게 확인해 볼 수 있는 인터넷 스마트폰깡 광고를 보더라도 아예 단말기종을 제한해 놓은 경우가 대다수다. SKT와 KT에서 개통하면 된다는 안내문까지 친절하게 덧붙여져 있다.

그러나 이통사들은 이와 관련해 “현실적으로 실태 파악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고객이 어떤 목적으로 휴대폰을 구입하는지, 이 휴대폰을 대포폰으로 사용 중인지 여부를 확인할 방법은 없다는 주장이다.
 
SKT 관계자는 “사실 휴대폰깡은 2002년부터 존재해 왔기 때문에 최근 들어 스마트폰깡이 실제로 늘었는지도 미확인 된 부분이다”며 “이 때문에 시스템이 강화 됐다기보다는 기본적인 제도를 다양하게 운영 중이다”고 밝혔다.
 
이들이 특히 강조한 것은 전국 어느 곳에서 개통을 하더라도 ‘본인확인’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휴대폰 개통이 불가능하다는 점. 본인이 인지하지 않는 상황에서 휴대폰을 개통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는 것이다.
 
만약 특정 대리점이나 판매점에서 비정상적인 개통이 다량 발생할 경우, 휴대폰 판매 자체를 금지하는 등 강력한 제재조치를 취한다. 각 대리점이나 판매점마다 자체 계약을 통해 서브 판매점을 모집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일련번호를 부여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까지 전체적으로 관리가 가능하다.
 
이와 함께 신용조회 등을 통해 신용불량자나 저신용자에 따라서는 휴대폰 개통 대수에 제한을 두기도 한다. 신용불량자는 1대, 저신용자는 2대, 그 외의 경우는 5대로 1인당 개통 대수가 제한돼 있다.  
 
KT 관계자는 "이 같은 비정상고객이 늘어나면 이통업체 역시 피해가 늘어나는 부분이다”며 “사전 예방을 위해 다양한 제도를 마련해 두고 있지만, 악의적으로 스마트폰깡을 이용하는 경우 제재가 불가능하다”고 난색을 표했다. 스마트폰깡 피해자들의 요금폭탄과 관련해서도 “처음 구매시 경고를 한 부분이기 때문에 이통업체로서는 구제할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대리점주 “이통사는 판매 급급, 손해는 우리가”
 
그러나 “뽀족한 대책이 없다”며 곤란한 기색이 역력한 이통사들보다 정작 더 애가 타는 곳은 대리점주들이다. 최근 급증한 스마트폰 대출과 관련해, 가장 먼저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서울 용산에서 휴대폰 판매점을 운영 중인 최모 사장은 “고객들을 받다 보면 스마트폰깡이 의심되는 이들이 종종 있다”며 “최근에는 하루에 한 건은 있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스마트폰깡을 찾는 이들의 연령대는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하지만, 최근에는 유독 60~70대 노인들이 많다고 한다. 보통 스마트폰 한대를 개통하면 30~50만원씩 소액을 대출 받게 된다. 큰 돈이 아닌 다음에야 자식들 눈치 보지 않고 여유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는 생각에 쉽사리 유혹에 넘어가고 마는 것이다. 
 
더욱이 요즘에는 이들을 대리점에 보낼 때 대출업체에서 미리 ‘교육’을 시키기도 한다. 예를 들어 “미국에 있는 손자랑 통화를 하려고 하는데 아이폰으로 개통해 달라. 요금제는 55나 65면 좋겠다”는 대사를 미리 알려주는 식이다. 최 사장은 “그렇다고 심증만 있는 상황에서 대놓고 물어볼 수도 없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문제는 이와 관련한 책임을 고스란히 대리점 측에서 떠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 서울 강남에서 이동통신 대리점을 운영 중인 박모 씨는 “통신사에서는 대리점이 최대한 많은 고객을 확보할 것을 요구하고, 불법대출과 관련한 별다른 통보나 주의사항을 전달하진 않는다”며 “그러나 자칫 우리 대리점에서 개통된 스마트폰이 대출에 사용될 경우 금전적 손해를 입는 것도 우리다”고 답답해 했다. 
 
만약 휴대폰을 개통한 사용자가 6개월 이내에 해지를 한다거나 3개월 동안 통화 사용량이 발생하지 않을 경우, 통신사는 이를 비정상적인 사용자로 판단해 대리점에 ‘환수’를 요청하게 된다. 박씨는 “대부분의 고객이 할부금으로 단말기를 구입하는데 환수 요청이 들어오면 우리가 그 단말기 값을 이통사에 지불해야 한다”며 “결과적으로 이통사는 단말기 판매 대수를 늘리면서도 손해 보는 게 없는 구조다”고 덧붙였다. 
 
박씨는 “최근에는 대출업체와 연계된 판매점도 있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떠돌긴 하지만 통신사로부터 제재조치를 받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했다. 통신사의 감시망을 피하기 위해, 여러 개의 일련번호를 동시에 확보해 놓고 이를 분산해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통업체로부터 비정상개통 의심을 피해가기 위해 가짜 통화량을 발생시키는 경우도 있다. 유심 칩을 뺀 공기계는 대포폰 등의 목적으로 중국 등지에 판매하고, 빼낸 유심칩은 다른 단말기에 넣어 일부러 통화 기록을 남기는 식이다.
 
최씨는 “스마트폰깡 수법은 점차 교묘해지고 있는데, 이통사는 당장 판매량을 늘리는 데만 급급한 듯 하다”고 꼬집었다.  
 
유심 칩 빼면, '명의 도용 걱정 뚝?'
 
“일단 개통해 오시면 유심 칩을 빼드릴게요. 그러면 명의도용 걱정 안 하셔도 돼요.”
 
지난해 12월 스마트폰깡 피해를 당한 L씨. SKT와 KT로 개통을 해야 현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는 대출업자의 말에 L씨가 이유를 질문하자 돌아온 답변이다."유심칩을 빼야 안심하고 대출 받을 수 있지 않겠냐"는 회유다. LG유플러스의 경우 향후 LTE 단말기에는 유심칩이 들어가게 되지만, 현재로서는 유심칩을 사용하는 단말기가 없다. 
 
이통업체에 문의한 결과 이와 같은 감언이설은 모두 거짓.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경우 통신업체에서 단말기를 판매하기 때문에 단말기마다 일련번호를 관리하고 있다”며 “유심칩을 빼더라도 단말기를 통해 사용자 이력 추적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사용요금 부분도 주의해야 한다. 스마트폰의 경우 대부분 정액제 가입이 많기 때문에, 설령 유심칩을 빼놓고 쓰지 않는다 하더라도 ‘정액요금’이 매달 꼬박꼬박 부과된다. 만약 종량제를 선택했다면 사용량에 대한 부분은 부과되지 않겠지만 기본요금이 부과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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