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달라진 삼성家 장손, ‘도약 CJ’ 담대한 연출

[CEO In & Out]이재현 CJ그룹 회장

 
  • 이광용|조회수 : 2,175|입력 : 2011.07.28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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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그룹이 진화하고 있다. 내부 경쟁력을 다지는 동시에 외부로는 과감히 도전의 손길을 뻗치고 있다. 서울 퇴계로 사옥 ‘한집 살이’에 들어간 CJ 식품 3사의 요즘 행보에 힘이 실렸고, 대한통운 인수 협상을 거치며 사업 다각화 의지도 강하게 발산하고 있다. 과거에 비해 기업문화에 역동성이 넘쳐 보인다.

그 배후엔 최근 확 달라진 이재현 CJ 회장이 있다. 재계는 그가 그룹의 뿌리인 CJ제일제당 대표이사를 전격 교체하고 대한통운 M&A에 거액을 베팅한 것을 두고 “전 같지 않고”고 반응한다. 얼마 전 이 회장은 계열사 임원들에게 쇄신과 도전을 강조하며 변화를 주문했다. CJ가 퇴계로 신사옥에 조성한 고 호암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홀로그램 흉상도 삼성家 장자인 이 회장을 떠올리게 한다.

CJ 측은 그룹에 최근 스포트라이트가 쏠리자 “실제와 다른 억측이 적잖다”며 부담스러워 하지만, 여러 정황은 “CJ는 변신 중”이라고 속삭인다. 
 
확 달라진 삼성家 장손, ‘도약 CJ’ 담대한 연출
 

◆경쟁력 다지고, 정통성 살리고…

지난 7월20일 퇴계로5가 CJ제일제당센터. 이곳에 CJ그룹의 17개 식품 브랜드를 망라한 푸드몰 ‘CJ푸드월드’가 문을 열었다. 그룹의 주력 식품기업인 CJ제일제당과 CJ푸드빌·CJ프레시웨이 3사의 식품이 출시와 동시에 고객의 검증을 거치는 공간이다. 국내에 이처럼 방대한 ‘플래그십 스토어’가 도입된 것은 업계 최초다.

오픈에 앞서 CJ는 기자들을 불러 간담회를 가졌다. 여기엔 이례적으로 계열사 사장단과 그룹 관계자들이 총출동했다. 흩어져 있던 회사들이 퇴계로 ‘한지붕’에 뭉친 이후 집들이를 연 것이나 다름없는 자리였다. 지난 7월12일에도 CJ는 ‘온리원’ 품목을 통해 세계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제일제당의 각오를 밝히는 등 외부와의 스킨십에 열성적이다. 

푸드월드 개관엔 이재현 회장의 각별한 애정이 담겨있다. 삼성의 상징인 제일제당을 비롯한 식품회사의 제품을 한자리에 모아 내부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의 발현이다. 매일 브랜드 순위가 가려져 계열사마다 부담이지만, 식품업계를 평정할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치가 높다.

34년 만에 홀로그램 영상으로 환생한 고(故)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흉상은 CJ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한다. 삼성가의 장자로서 정통성을 이어받겠다는 이 회장의 의지가 담겼다. 이 창업주는 장손자인 이 회장을 총애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따라서 사내에 모신 이 회장 할아버지의 흉상은 ‘삼성가의 본산은 CJ’라는 상징성을 꾸준히 발산할 것으로 보인다.
확 달라진 삼성家 장손, ‘도약 CJ’ 담대한 연출

창업주 흉상이 있는 CJ 역사관은 내부 결속을 다지는데 효과적이다. 기업 정체성의 뿌리를 깊이 박고 미래에 도전하는데 든든한 버팀목으로 작용할 수 있다. 뿌리가 굳을수록 성장도 빠른 법.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대한통운 인수를 통해 글로벌 물류기업을 예약한 CJ로서는 그룹 위상을 높일 절호의 기회를 맞은 셈이다.

재계의 한 고위인사는 “CJ가 삼성가의 중심이라는 이미지 메이킹과 내부 자부심은 대형 M&A를 통해 성장을 꾀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추진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처럼 ‘퇴계로 시대’를 열고 있는 CJ의 요즘 행보는 당차다. 15년 만에 헤쳐모인 식품계열사들이 경쟁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한편 그룹의 정체성을 확고히 세우겠다는 이 회장의 각오가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대한통운 인수 발판 ‘글로벌 도약’ 담금질

CJ그룹의 기업문화 색깔 역시 요즘 눈에 띄게 바뀌고 있다. 거기엔 대한통운 인수가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의사결정에 있어 결단력이 강해졌고, 인사스타일 관행도 깨졌다. 

CJ의 쇄신 움직임은 먼저 달라진 인사에서 느낄 수 있다. 지난 5월 이 회장은 핵심 계열사인 CJ제일제당 사장을 교체했다. 제일제당의 구원투수로 작년 11월 투입된 김홍창 사장이 강판돼 김철하 사장으로 전격 교체됐다. 신임 김 사장은 경쟁사인 대상에서 2005년 이적한 인물이어서 파격인사로 받아들여졌다. 공채 출신 ‘순혈주의’를 버리고 능력에 따라 중용하겠다는 이 회장의 달라진 인사방침이어서 충격이 적지 않았다.

창업 이후 CJ는 설탕, 조미료, 밀가루 등을 만드는 사업구조를 오랫동안 주력으로 삼았다. 업종 자체가 안정적인 만큼 변화에 무뎌질 수 있는 내수 중심의 구조다. 그렇다보니 성장 시너지 면에선 경쟁기업에 차츰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던 게 사실이다.
 
이 회장은 최근 계열사 임원들에게 ‘도전정신’을 주문했다. 안주해 있다가는 혁신적인 도약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채찍질을 가한 것이다. 이 회장은 “CJ와 출발점이 비슷했던 기업들은 뛰어가고 있는 반면 우리는 성장속도가 더디다”고 질타했다.

달라진 이 회장의 시각은 2조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할 대한통운 인수와 맞물린다. CJ는 대한통운의 인프라에 CJ GLS를 얹어 2020년 20조원의 글로벌 물류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청사진을 갖고 있다. CJ제일제당도 이같은 분위기에 맞춰 바이오·신소재사업을 성장동력으로 2015년 매출 15조원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회장의 ‘CJ 도약 플랜’은 식품-미디어-물류사업이라는 3개 미래성장 축으로 집약할 수 있다. 우선 그룹의 본류인 식품사업의 경쟁력을 누구도 넘볼 수 없도록 확고히 다진 후 미디어와 물류 사업분야의 영역을 넓혀 제2의 도약을 이루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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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부회장, ‘미디어 통합 시너지’ 비전 제시

CJ그룹의 미디어부문은 ‘통합 시너지’ 비전을 이미 세워놓고 있다.

이재현 회장의 누이인 이미경 CJ E&M 부회장은 15년을 끈질기게 미디어 사업에 ‘올인’한 인물이다. 적자를 감수하며 그동안 1조50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긴 호흡으로 미래를 준비해온 E&M은 국내의 독보적인 종합 미디어 기업으로 성장했다. E&M은 지난해 9월 CJ오쇼핑으로부터 미디어사업 부문을 인적 분할하면서 설립됐다. 지난 3월엔 CJ인터넷, 엠넷미디어, 온미디어, CJ미디어, CJ엔터테인먼트 등 미디어 부문 계열사 5개를 흡수 합병했다. 이 부회장이 철저히 준비하고 과감히 투자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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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회장은 미국 하버드대 유학 시절부터 미디어의 성장성에 주목했다. 국내에 멀티플렉스 극장을 최초로 도입해 1000만 관객 시대를 열었고, E&M을 국내 최고의 영화 투자·배급사로 키웠다.

세간에 화제를 뿌린 슈퍼스타K, 오페라스타 등 오디션 프로그램도 이 부회장 작품이다. 참가자들이 편하게 슈퍼스타K 오디션에 참여할 수 있도록 숙소부터 협찬 지원까지 세심히 배려했다. 오페라스타도 신선한 창법으로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섞어 큰 반향을 이끌었다.
 
독보적인 시장 지배력을 보유한 E&M의 합병 시너지도 조만간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증권가에서는 E&M이 올해 매출액 1조1924억원, 영업이익 1395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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