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꽃 핀 '천사의 섬'

민병준의 길 따라 멋 따라/비금도&도초도

 
  • 민병준|조회수 : 2,783|입력 : 2011.08.01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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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신안은 '섬의 왕국'이다. 그 앞바다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수많은 섬들이 떠있다. 무려 1004개. 그래서 사람들은 신안을 '천사의 섬'이라 부른다. 올 여름 휴가 기간엔 많고 많은 신안의 섬들 가운데 비금도, 도초도와 인연을 맺어보자.

비금도는 우리나라 천일염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섬이다. 전남에는 현재 1000여개의 염전이 있다. 여기서 나오는 생산량은 연간 약 25만t. 전국 생산량의 87%에 달한다. 이렇게 염전이 많은 전남에서도 비금도가 천일염의 메카가 된 까닭은 박삼만이라는 선구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인이 운영하는 평안남도 용강군의 주을염전으로 징용 갔던 박삼만은 해방이 되자 고향에 돌아와 천일염 생산에 필사의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마을 유지를 설득해 1946년 수림리 앞 갯벌을 막아 구림염전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 구림염전은 우리나라 최초의 천일염전으로 기록됐다. 그 이전에는 대부분 바닷물을 솥에 끓이는 방법으로 소금을 만드는 자염(煮鹽)이었다.
소금꽃 핀 '천사의 섬'

우리나라 천일염의 메카, 비금도

이 구림염전의 천일염 제조법은 신안의 다른 섬들과 서남 해안 등으로 퍼졌다. 당연히 비금도 염전 개발도 활발하게 진행됐다. 1948년 비금도 주민들은 '대동염전조합'을 결성하고 100여ha가 넘는 광활한 염전을 조성했다. 1960년대 초반에는 염전사업이 호황을 누렸다. 염전 인부들의 돈지갑 실밥이 터질 정도였다고 한다. 원래 섬 이름은 날아가는 새를 닮았다 해서 비금도(飛禽島)이지만, 그 당시에는 '돈이 날아다닌다'고 해서 '飛金島'라고도 불릴 정도였다.

이후 비금도는 우리나라 천일염의 메카로 확고한 자리를 잡았다. '천일염전 기술자 양성소'가 세워졌고, 여기서 배출된 기술자들이 전라도 해안 일대의 천일염전 조성공사에 참여함으로써 우리나라 염전 발달에 크게 기여했다.

비금도 관문인 가산선착장에 박삼만을 기리는 동상이 세워져 있는 까닭이다. 이 가산선착장에 서면 관광객은 대부분 끝없이 펼쳐진 염전에 넋을 잃는다. 우리나라 천일염 역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널따란 대동염전(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재 362호)이 시선을 붙잡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너머로도 수많은 염전들이 뜨거운 햇살 아래서 소금꽃을 피워내고 있다.
소금꽃 핀 '천사의 섬'

그렇다고 해서 비금도에 염전만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빛나는 아름다운 해변, 그리고 작지만 옹골찬 바위산이 곳곳에 솟아 있는 섬이다. 비금가산선착장~대동염전~이세돌기념관~명사십리해변~원평해변~하누넘해변~내촌마을~비금수대선착장 코스를 드라이브하면서 슬슬 둘러보는 데 2시간 정도 걸린다. 비금도 서쪽으론 일주도로가 뚫려 있다. 비금도 남쪽에서 비금·도초도를 잇는 서남문대교를 건너면 도초도로 넘어갈 수 있다.

천재 바둑 기사인 이세돌의 고향이 비금도다. 가산선착장에서 승용차로 5분 거리에 있는 이세돌기념관을 들르면 명사십리해변의 풍력발전기가 멀리서 손짓한다. 비금도에서 대표적인 해변은 원평해변과 명사십리해변이다. 이들은 비금도에서 가장 대중적이면서 가장 넓은 해변이라 대부분의 해수욕객들은 이곳을 찾는다. 특히 풍력발전기가 몇대 돌고 있어 이국적인 정취가 물씬 풍기는 명사십리해변은 고운 모래가 펼쳐진 곳이다. 걸어도 발자국이 생기지 않을 뿐만 아니라 차량으로 달려도 빠지지 않을 정도로 단단하다.
소금꽃 핀 '천사의 섬'

비금도 서쪽의 하누넘해변은 하트 모양의 해변으로 유명하다. 동남아 유명 해안에서나 볼 수 있는 코발트블루 색상의 바다를 산줄기가 하트 모양으로 감싸고 있다. 해변은 길이 1km, 폭 50m로 작고 아담하다. 해변에선 하트 모양인지 알 수 없고, 하누넘해변에서 내촌마을로 넘어가는 콘크리트 포장 고갯길 전망대에 올라야 하트처럼 보인다.

이 '하트해변'은 비금도의 보석이지만 현재는 교통 여건도 좋지 않고 편의시설도 부족하다. 그렇지만 주변의 갯바위와 어우러진 풍광은 아름답다. 물도 깨끗하고 물결도 고요하다. 여러 불편함을 감수하고라도 호젓하게 지내고 싶어 하는 이들이 많이 찾는다. '하누넘'은 북서쪽 하늬바람이 넘어오는 곳이란 뜻이다.

하누넘해변에서 내촌마을로 넘어가는 고갯마루에는 우실(바람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돌로 쌓은 방풍시설)이 있다. 우실은 어원이 '울실'로서 '마을의 울타리'란 뜻. 바다 쪽인 하누넘에서 불어오는 바람 때문에 피해가 크자 마을사람들이 이를 막기 위해 쌓은 돌담이다.

섬마을 치고 제법 널따란 들판을 거느리고 있는 내촌마을은 정겨운 돌담 골목길이 눈길 끄는 400년 역사의 섬마을이다. 높이 1.5m 내외의 적당한 높이로 쌓은 돌담길은 구불구불 총 거리 3km나 이어진다. 몇세대 전에 선왕산 중턱에서 지게로 돌을 져다가 이 돌담을 쌓았다고 한다. 주민들은 새마을운동 때도 허물지 않고 애착을 가지고 보존해왔다. 등록문화재 제283호다.
소금꽃 핀 '천사의 섬'

반원형의 시목해변이 아름다운 도초도

비금도와 도초도는 1996년 건설된 서남문대교(937m)로 연결돼 있다. 따라서 비금도나 도초도 어디서든 차로 20분이면 이 다리가 있는 중간까지 올 수 있다. 두 섬은 공동 생활권을 이루고 있어 하나의 여행코스로 엮인다. 서남문대교 양쪽 끝 지점에 각각의 선착장이 있다.

도초도는 도초선착장~고란평야~외상리 석장승 답사~시목해변~염전지대~도초선착장 순서로 돌아본다. 섬 가운데인 수항리에는 널따란 고란평야가 있다. 신안의 섬들 중에서 가장 넓은 들판이다. 여길 지나다보면 섬이 아니라 호남평야의 어느 농촌마을에 와있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된다. 섬 안에 있는 석장승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의외로 도초도 남서쪽 해안은 대부분 암석 해안이다. 그 남쪽 끝 엄목리에는 아름다운 시목해변이 있다. 이 해변은 3면이 산줄기로 병풍을 쳐놓은 듯 둥그렇게 반원을 이루고 있다. 길이 2.5km, 폭 100m에 이르는 백사장 모래는 곱고, 물도 수정처럼 맑다. 경사가 아주 완만해 노약자 있는 가족 단위 피서객에게 적합하다.
소금꽃 핀 '천사의 섬'
 
여행수첩

●교통 ▲경부고속도로→천안 분기점→논산·천안고속도로→공주 분기점→당진·상주고속도로→서공주 분기점→공주·서천고속도로→동서천 분기점→서해안고속도로→목포 나들목→목포항 연안여객터미널 <수도권 기준 4시간 소요> ▲서해안고속도로→목포 나들목→목포항 연안여객터미널 <수도권 기준 5시간 소요>

●배편 카페리호(차량 탑재 가능) : 여객선 운항 시각은 기상 상태에 따라 바뀌므로 자세한 배편은 미리 전화로 확인하고 현지에서도 반드시 재확인해야 한다. 비금도 출입 항구는 북쪽의 가산선착장, 남쪽의 수대선착장 이렇게 2군데이므로 헷갈리지 않도록 한다.

목포항→비금도 가산=1일 3회(07:00, 13:00, 15:00) 운항. 2시간30분 소요. 어른 8000원, 승용차 3만2000원.

목포항→도초항=1일 4회(07:00, 12:10, 13:00, 15:00) 운항. 2시간30분 소요. 어른 9100원, 승용차 3만2000원.

비금도 가산→목포항=1일 3회(07:00, 10:00, 16:00) 운항. 2시간30분 소요. 어른 8000원, 승용차 3만2000원.

쾌속선(차량 탑재 불가) : 목포항→비금·도초도=1일 4회(07:50, 08:10, 13:00, 16:00) 운항. 어른 1만7600원, 50분 소요.

비금·도초도→목포항=1일 4회(10:20, 12:00, (16:00), 17:00) 운항. 어른 1만7600원, 50분 소요.

●숙박 비금도 원평해변에 숙박시설이 많다. 비금도바닷가펜션(061-261-0001, 017-631-1250, www.badatgapension.com)은 시설이 깨끗하다. 2인1실 기준 비수기 주중 4만원, 주말 5만원, 성수기 10만원. 이외에도 오란다민박(010-3612-5214), 하와이민박(010-9700-5000) 등이 있다. 성수기 기준 2인1실 5만원.

명사십리해변에 있는 윈드펜션(061-261-3848)은 수림마을에서 공동으로 운영한다. 주변에 식당은 없다.

하누넘해변의 하누넘농장(061-262-6685, 018-695-1333)에는 방갈로 형태의 숙소가 7동 있다. 1일 3만5000원. 방에 취사·샤워시설 등은 딸려있지 않다. 예약은 받지 않고 현지에서 선착순으로만 가능하다. 하누넘해변에 식당이나 슈퍼는 없다.

도초도 시목해변에 미주민박(061-275-7036), 도초회민박(061-275-2235), 시목가든(061-275-9595) 등 식당을 겸한 민박집이 몇 군데 있다. 시목해변 뒤로 총 200동의 텐트를 설치할 수 있는 넓은 야영장(061-275-1339)이 조성돼 있다. 야영장은 무료, 샤워장 1000원.

●참조 신안군청 061-243-2171, 목포여객선터미널 061-240-60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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