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에 놀라고 ‘지’에 끌렸다

코리아 파워/유럽 달구는 K-Pop

 
  • 문혜원|조회수 : 2,092|입력 : 2011.08.12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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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6월9일 프랑스 파리 샤를드골 공항. 공항 출국장에는 수백여명의 유럽 소녀들이 모여 들었다. SM엔터테인먼트 소속가수인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샤이니 에프엑스(f(x)) 등 5개 팀이 도착한 것이다. 경찰의 호위 속에 이들은 파리에 입성했다. 유럽 각지에서 모인 파란 눈의 소녀들은 한국의 가수들을 조금이라도 더 보려고 발을 동동 굴렀다. 
 
#2. 유튜브에 올라온 소녀시대의 '오'(Oh) 댄스 연습 동영상. 이 영사은 유튜브에서 2010년 10월 기준 370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 중이다. 전세계 언어로 쓰인 대부분의 댓글은 멤버 각각의 숨은 실력에 대한 놀라움을 표시하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국내 가수의 해외 공연은 현지 교포나 유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게 고작이었다. 당시에 해외에서 성공한 국내 가수로는 중국에서 인기를 얻었던 클론에 불과하다는 기사도 있다. 2011년은 다르다. 중국, 일본을 넘어 유럽 전역으로 한류의 기세를 떨치고 있다. 무엇이 이토록 유럽인들을 열광하게 했을까?
‘오’에 놀라고 ‘지’에 끌렸다

◆비틀즈가 섰던 자리에는 샤이니가!

프랑스 주요 일간지인 르 몽드와 르 피가로는 SM소속 가수들이 도착한 9일과 10일 "K팝이 파리에 왔다"며 열풍 을 집중 조명했다. 프랑스 국영방송 2TV를 비롯, 프랑스 독일 합작 공영방송인 아르테 TV등 20여개 유럽 미디어가 취재에 나섰다. 또 일본 산케이스포츠와 후지TV 등도 현지 취재에 동행해 한류의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프랑스인뿐 아니라 영국과 스페인, 핀란드, 이탈리아, 폴란드에서 한국 가수들을 보기위해 파리까지 찾아왔다. SM측에 따르면 관객의 98% 이상이 유럽 현지인이었다. 10년 전과 대부분이 교포와 유학생이던 시절과는 확실히 다른 모습인 것이다.

이들은 "고마워요, 사랑해요", "우리에게 피자말고 슈퍼주니어를 달라"라는 등 한국어로 된 플래카드를 흔들며 환호했다. 공연장에서는 한국어 노랫말을 따라 부르는 것은 물론, 각 그룹의 춤까지 완벽하게 췄다.

SM 관계자는 이번 공연에 대해 "유럽 팬들이 있는 것을 알게 됐고, 유럽 시장에서도 SM의 아티스트가 통한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번 공연은 SM의 공연기획인 'SM타운'의 일환으로 시작하게 됐다. 지난해 8월, 서울 잠실 주경기장에서의 공연을 시작으로 미국 LA 스테이플스센터에서 SM타운 공연을 가졌다. 미국 공연은 110만1000달러의 티켓 매출을 올렸고, 1만5000천여 명의 관객을 동원해 공연차트인 빌보드 코어박스 10위에 오르기도 했다.
‘오’에 놀라고 ‘지’에 끌렸다

◆유럽 성공의 열쇠는?

SM 관계자는 이번 성공의 비결의 하나로 소셜미디어를 비롯한 온라인 마케팅으로 꼽았다. SM은 2009년부터 유투브에 공식 채널을 열고 마케팅 활동을 벌였다. 유투브를 통해 SM 소속 가수들의 뮤직비디오와 공연 영상을 볼 수 있게 한 것이다. 유튜브가 자막삽입서비스와 음성자막변환서비스 등을 시작하면서 언어장벽도 점차 낮아지고 있는 것도 장점으로 작용했다. 유투브의 전파력은 놀라웠다. 지난해 조회 수가 6억건을 돌파했고, 올해는 1월에서 4월 새, 조회 수 4억 건을 넘어섰다. SM 측은 올해 조회 수가 지난해의 2배 수준인 12억 건을 가뿐히 넘을 것으로 보고있다.  

비슷한 여성 그룹에서도 한국 아이돌이 세계 진출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2009년 6월 올린 소녀시대 '지'(Gee) 뮤직비디오는 유튜브서 2400만건이 넘는 조회 수와 4만6000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이는 일본의 AKB48(조회 수 350만건, 댓글 600여개)과 대만의 차이이린(蔡依林/ 조회 수 130만건, 댓글 1200여개)를 월등히 능가하는 수준이었다.  

고이케 가즈키코 일본 유니버셜 뮤직 사장은 일본 후지 TV와의 인터뷰에서 "곡, 가창력, 춤, 비주얼, 엔터테인먼트 성의 5대 요건이 완벽한 프로 수준이며 일본에는 이런 형태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한국 연예기획사가 철저한 트레이닝 시스템으로 아이돌을 양성하는 것도 유럽 성공의 원인이되고 있다. 이러한 관리와 시스템은 가수들의 실력이 견고하게 만들었다. 음악과 스타일을 아우르는 제작 역시 유럽인을 열광하게 만들었다. 특히 미국 팜에 대한 경험이 많은 실력파 재외교포 및 유학생들이 작곡가, 프로듀서, 그룹 멤버 등으로 참여해 콘텐츠 수준을 높였다. SM의 경우 켄지와 김영후 등이 작곡과 프로듀싱을 담당하고 있다.
 
또 한국의 아이돌 음악은 서구음악과 동양적 요소를 잘 융합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힙합, 댄스, 소울, R&B 등 영미권에서 유행하는 음악과 안무를 빠르게 흡수, 동양적으로 세련되게 소화해내는 것이다. 이는 해외에서도 거부감 없이 수용하게끔 작용했다.
 
이시하라 신 NHK 예능프로그램부 총제작자는 "한국 아이돌의 음악은 강렬한 중저음 비트가 특징인 미국 팝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다양한 리듬과 화려한 보컬, 안무가 더해져 파급력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말한 바 있다. 

◆아이돌에 국한되면 안돼...

SM 관계자는 "SM은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를 중점적으로 공략해오다 이번 공연으로 SM의 음악과 가수를 유럽 전역에 알릴 수 있었다"며 "유럽인들이 아시아의 음악에 관심이 상당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유럽 공연의 성공을 한류의 성공으로 속단하기는 이르다. 단회성 공연에 그친 것이기 때문이다.

정태수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아이돌이 이끄는 신한류시대'란 보고서에서 "최근 신한류 양상을 볼 때 한국의 아시아 문화허브로서의 잠재력은 충분하지만 자만은 극히 경계해야한다"며 "향후 지역 간 수준차이는 좁혀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정 연구원은 "지속적으로 차별화 포인트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며 그 핵심은 다양한 문화 콘텐츠가 공존하는 문화 저변에 있음을 인식해야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현재와 같이 아이돌 그룹에 자본이 집중되는 모습은 장기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으며 다른 분야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며 "과거 홍콩 누아르 영화의 몰락에는 성공경험에 매몰돼 폭넓은 콘텐츠에 대한 질적 투자없이 양으로 승부하던 점이 가장 큰 패착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세계로 진출하는 한국 아이돌

세계적인 그룹 블랙아이드피스의 리더이자 프로듀서인 윌아이엠은 우연히 2NE1의 뮤직비디오를 본 후 앨범작업을 할 것을 제의해왔다. 현재 윌아이엠과 2NE1은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를 겨냥한 앨범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빅뱅은 유투브나 트위터와 같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미국과 유럽시장에 파급되고 있다.
 
원더걸스는 2008년 미국의 연예파워 블로거인 페레즈 힐튼이 '노바디'(No Body) 뮤직비디오를 극찬하며 동영상을 올려 화제가 됐다. 이는 미국 최대의 에이전시 CAA와 계약으로 미국 진출의 기반을 마련하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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