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석기식단이라 불리는 식이요법이 다이어트와 성인병 치료에 유용하다 하여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구석기식단이라는 명칭 자체가 다소 흥미롭기도 하거니와 70년대 제안된 이후 현재까지 세계적으로 확산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현대인의 건강식에 도움이 되는 통찰과 원리를 담고 있다.
 
구석기식단을 여러 가지로 설명할 수 있겠지만 핵심은 ‘기술시대 이전의 자연식’이라는데 있다. 기술시대 이전의 자연식. 그렇다면 기술시대 이후의 식생활은 뭔가 문제가 있다는 뜻일까.
 
구석기 시대를 대략 50만 년 전~1만 년 전으로 구분하는데 농작을 하지 못했던 시기이다.  수렵과 채집에 전적으로 의존하던 이시기에 인류가 섭취한 음식은 자연 상태 그대로였고  소화기관은 이 환경에 적응하였다. 그 기간이 무려 49만년이다.

식물재배 기술이 생겨난 신석기 시대 이후 경작에 의한 식량조달이 가능해지면서 인류는 부분적이기는 하지만 이전과 다른 양질의 음식섭취가 겨우 가능해 진다. 지금으로부터 약1만 년 전이다.
하지만 가장 극적인 기술의 영향은 최근 약 200여 년 동안 이룬 눈부신 과학기술의 발전에 있다. 
녹색혁명이라 불리는 다수확 품종의 개발은 19세기 초 약 10억 명이던 세계 인구를 21세기 초 65억 명에 이르게 하는 바탕이 되었고 화학비료 또한 식량증산에 한 몫 함으로써 세계 곡물 생산량이 수요량을 초과하는 시대를 만들었다.

한편 다양한 추출물과 화학첨가물을 이용한 가공식품의 발전은 인위적인 성분 조작을 통해 유혹적인 맛을 제공함으로써 인류는 그 이전 어느 시대에도 없었던 미각을 탐닉하게 되었다. 모든 면에서 먹는 것은 이제 더 이상 인류에게 문제가 아니라고 여겨졌다. 불과 수십 년 전이다.
 
현대인들은 자신들의 조상이 거의 50십만 년 동안 적응해 왔던 대동소이한 환경을 기술 발전 통해 불과 최근 200여년 만에 극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기술시대의 음식의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다.

문제는 부족함이 아니라 오히려 풍요에 의한 과잉에 있고 점점 그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인류가 오랫동안 자연 상태의 음식을 섭취하여 얻는 영양소나 성분들과는 달리 양과 질 양면에서 발생한 무절제한 인위적 과잉이 현대인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기술의 발전은 인류에게 많은 혜택을 주었고 그 중에서도 특히 안정적인 식량조달에 공헌한바 크다. 하지만 부정적인 그늘도 함께 동반되었다는 현실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건강관리를 위해서만이 아니라 질병의 회피와 치료목적으로 자연식의 비중을 늘리고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은 친환경 농산물과 화학첨가물이 없는 식품의 선택이 늘어나는 것은 먹을거리에 대한 기술이용의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혐의 이상의 확신과 검증을 바탕으로 극복하는 과정이 현재 진행형이라는 근거이기도 하다. 이제 이로운 식생활을 위한 변화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인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세계유기농대회가 열렸다. 반가운 일이기는 하지만 국내 유기농 생산량이나 사회적 관심도를 보면 아직 유기농에 대한 인식이 그리 크지 않아 아쉽다. 유기농산물의 가격이 만만치 않은 것이 유기농의 대중화를 지체하게 만드는 바도 있겠지만 그러하기에 더욱 유기농산물의 생산을 장려하여 전 국민이 보다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정책적이고 제도적인 육성과 지원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