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례 전셋값 대책 실효성은?

전셋값은 못잡고 다주택자만 감세혜택…우는데 또 때린 ‘변죽 대책’

 
  • 전병윤|조회수 : 1,268|입력 : 2011.10.18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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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이사철이 끝머리에 다다랐지만 전월세 가격은 여전히 고공행진이다. 이젠 이사철이란 말 자체가 무의미해졌다. 지난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19주째 오름세를 이어가면서 비수기인 여름 휴가철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정부 대책에 '약발'이 떨어진 지도 오래다. 정부가 '2·11', '6·30', '8·18' 등 올 들어 3번에 걸쳐 내놓은 전·월세 안정화 대책을 무색하게 전세가격은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8·18 대책 발표 후 한달 동안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57% 뛰었다. 같은 기간 신도시(0.59%)와 경기·인천(0.54%)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전·월세 대책을 무색하게 한 결과다.
 
다급해진 정부가 전셋값을 잡기 위해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정부의 일관된 정책은 다주택자에게 세금혜택을 줘 임대사업자로 끌어들여 전셋값을 잡겠다는 건데 방향 설정이 잘못됐다는 지적이 많다.
 
전문가들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면제와 종합부동산세 감면 등 '통큰' 세제혜택을 주더라도 이들이 신규 주택을 매입해 임대사업자로 나설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꺾인 상황에서 세금혜택만으로 임대사업을 위해 주택을 매수할 여력이 충분치 않다는 분석이다.
 
장성수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민간의 임대사업이 활성화되려면 주택공급 활성화와 대출여건 완화,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 등 3가지 조건이 맞아야 하는데 현재로선 어느 하나도 충족되지 못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3차례 전셋값 대책 실효성은?

지난 8월18일 올 들어 세 번째 전·월세 대책을 발표하고 있는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

◆무리한 稅혜택 다주택자만 배불려

이런 가운데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 감면을 통해 임대사업을 유도, 전·월세난을 해소하려는 정책을 내놓는 등 정부정책이 오히려 주택 소유의 양극화를 부추기고 무주택자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키울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오히려 임대사업자로 등록한 다주택자들이 자신이 보유한 집을 팔면서 양도차익을 면제 받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할 가능성마저 우려된다. 결국 전셋값을 잡기 위해 다주택자에 대한 세제혜택을 줘 세수 부족분을 다른 계층에게 전가하는 '악수'를 뒀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세무법인 민화의 마철현 대표세무사의 자료에 따르면 다주택자인 A씨가 2004년 5억원에 취득한 시세 13억원짜리 아파트를 내년에 세법개정이 완료된 후 매도하면 차익 8억원 가운데 양도세(이하 지방소득세 포함)는 2434만5950원만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기준대로 적용할 경우 양도세 2억9064만7500원의 8%에 불과한 수준이다.
 
조명래 단국대 교수는 "그동안 줄기차게 주택을 공급해도 자가보급률이 60%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라며 "여기에 부동산 부자에 대한 세금감면을 확대할수록 주택 소유의 편중만 심화될 뿐 아니라 세수감소분의 부담을 다른 계층에게 지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임대사업자 급증, 허수?

이처럼 양도세 감면의 혜택을 노리고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는 과정에서 임대가구수가 부풀려지는 착시현상도 일어난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올 들어 9월 말까지 주택임대사업자는 총 4007명으로 이들이 등록한 임대가구는 총 1만9506가구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 1584명, 9194가구에 비해 각각 153%, 112%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이를 전·월세 대책의 효과로 해석하기엔 무리가 많다. 우선 주소지 이전 등으로 인해 말소된 주택들까지 임대가구수치에 포함됐다. 여기에 다주택자들이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서 기존의 전·월세 물량이 수치에 포함된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 전·월세시장에 신규로 공급된 주택이 실제보다 많지 않다는 뜻이다.
 
집값 상승 기대감이 꺾인 상황에서 세금 혜택만 보고 집을 매입하려는 수요가 적기 때문이다. 결국 전·월세 물량이 시장에 공급된 게 아니라 '숫자'만 불어났을 것이란 지적이다.
 
3차례 전셋값 대책 실효성은?


◆임대주택 공급 감소…전·월세난 해법과 역행

정부의 임대주택 정책도 거꾸로 가고 있다. 전월세시장을 안정화시키려면 민간과 별개로 정부에서 공공임대주택 공급 물량을 늘려야 하지만 이명박(MB)정부 들어 되레 줄어들고 있다.
 
국토해양부와 국회 강기정 의원(민주·광주북 갑)에 따르면 올 8월까지 공급된 공공임대주택(입주기준)은 3만4390가구로 지난해 6만9525가구에 비해 3만5135가구 줄었다. 올 10월 이후 계획된 공급물량 2만3395가구(LH공사 기준)를 모두 포함하더라도 지난해보다 1만1740가구(16.9%)가 감소한 규모다.
 
참여정부 시절인 2006년과 2007년 공공임대주택 건설(사업승인 기준) 물량은 각각 11만8200가구, 15만3700가구였으나 MB정부 첫해인 2008년 12만5500가구로 줄었고 2009년(10만3700가구)과 2010년(10만6800가구)에는 각각 10만가구선에 그쳤다.
 
MB정부의 공공임대주택 공급물량은 연평균 11만2000가구로 참여정부의 11만2400가구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참여정부 초기 공공임대사업이 적었던 점을 감안하면 전체 흐름은 현 정부 들어 감소 추세를 보였다.
 
여기에 앞으로 생길 임대주택도 줄어 들 전망이다. 정부는 재개발사업이 지지부진하자 임대주택 건립의무비율을 낮춰 수익성을 확보해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뉴타운이 보금자리주택사업지구와 같은 곳에 조성될 경우 임대주택 공급의 중복을 막기 위해 임대주택비율을 절반으로 낮춘다는 것이다.
 
아울러 뉴타운사업이 용적률을 법적상한선까지 상향 조정할 경우 높아진 용적률의 50~75%를 임대주택으로 건설토록 하는 현행 규정을 지역 여건에 따라 완화할 수 있도록 했다. 예컨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의 경우 임대주택 건설비율을 현행 상향된 용적률의 50~75%에서 30~75%로 확대해 적용할 수 있다. 임대주택건설비율을 현행보다 20%포인트 낮출 수 있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재개발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인센티브로 임대주택 공급을 줄인 궁여지책이란 비판이 나온다.
 
조명래 교수는 "재정 부담으로 공공임대를 확대하지 못한 채 이를 메우기 위해 다주택자에 대한 세제혜택을 줘 민간의 임대사업 수요를 끌어들이려는 정책"이라며 "다주택자에 세제 혜택을 주는 정책은 결국 무주택자에 대한 주거안정을 위한 안정판을 약화시키고 주택 소유의 양극화를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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