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보다 대출금리가 낮다고?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들 금리 인하…기대감 속 '미끼 상품' 지적도

 
  • 성승제|조회수 : 1,268|입력 : 2011.12.30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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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들이 시중은행보다 낮은 부동산 대출 상품을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다.

금융지주사로부터 낮은 수준의 자금을 조달해 실질적인 금리인하가 가능해졌다는 논리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들이 자사 홍보를 위해 역마진을 감행하고 있는 것은 아니냐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금융지주 저축은행들이 출범한지 얼마 되지 않아 최저금리를 통해 브랜드를 알리는 유인마케팅에 불과하다는 것. 따라서 최저금리를 적용받는 고객들도 소수에 불과하고 수개월 내 사라질 상품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우선 시중은행보다 낮은 저금리 마케팅에 첫불을 붙인 곳은 SC스탠다드저축은행이다. SC제일은행 계열 SC스탠다드저축은행은 작년 11월24일부터 대출금리가 연 4.76~4.96%인 주택담보대출 ‘기분존홈론’ 상품을 판매 중이다. 연 4.96%는 가산 금리까지 더한 이자다. 경기도와 전라도지역에서는 최대 6억원까지 빌릴 수 있고 담보인정비율(LTV) 60~70%, 총부채상환비율(DTI)은 자체적으로 75% 안팎을 적용한다.

대신증권 산하 대신저축은행도 지난 해 12월1일부터 연 4.95%(최고 연 6.46%)짜리 아파트담보대출 특판 상품을 출시했다. 대출기간이 1~3년으로 짧지만 6억원 한도 안에서 수도권은 국민은행 KB아파트 시세의 40~60%까지, 그 외 지역은 70%까지 대출해준다.

기존 저축은행의 주택담보대출(최저 연 7~9%, 최고 12~14%) 상품 금리와 비교하면 3배 가까이 낮은 수준이다. 특히 일반 시중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5%대 초반인 것을 감안하면 이들 저축은행의 이번 금리 수준은 파격적이다.
 
이처럼 일부 저축은행들이 금리인하에 나서면서 다른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들도 줄줄이 금리인하에 나설 방침이다. 우리금융지주가 지난 해 3월 인수한 우리금융저축은행 역시 1월 초 ‘중금리 신용대출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 상품은 금리가 시중은행(연 6~13%)과 저축은행(20~30%대)의 중간 수준인 10% 중후반대 신용대출 상품이다.
 
제일저축은행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KB금융지주는 1월 KB저축은행(가칭) 출범에 맞춰 파격적인 조건의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신한·하나금융지주도 인수한 저축은행의 영업을 개시할 시점에 대출 금리를 대폭 인하한 상품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보다 대출금리가 낮다고?

일러스트레이터=임종철

◆저축은행 금리인하 고객들 기대감

금융지주사들의 저축은행 금리인하에 대해 일단 소비자들은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시중은행보다 낮은 이자로 대출이 가능해 당장 내집 마련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는 최적의 기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 입장에서도 금융지주 계열사로써 얻는 효과가 톡톡하다는 입장이다. 금융지주를 통해 자금조달 비용을 낮춰 저리로 대출이 가능해짐에 따라 고객들에게 안정성과 신뢰도 향상은 물론 홍보효과까지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SC스탠다드저축은행 관계자는 “최근 기본존홈런 대출 상품에 대한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면서 “대출이자를 낮게 책정한 만큼 고객들의 관심도 높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금융지주 저축은행은 일반 저축은행과 달리 은행과 증권, 카드 등 금융분야의 모든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고 자금조달도 상대적으로 쉽다”면서 “이러한 정보와 비용절감 등이 실질적인 금리 인하로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역마진 불가피… 고객 우롱하는 미끼 장사

그러나 이러한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의 저금리 대출은 고객들을 유인하기 위한 ‘꼼수’라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최저금리라는 홍보에도 불구하고 까다로운 심사 절차를 통해 실질 대출은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들의 금리인하 단행은 어떤 경로로 봐도 역마진이 불가피하다”면서 “현재 부동산 담보대출은 9~10%대 수준이다.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이 탕감비나 직원들의 인센티브를 줄이면 모르겠지만, 자체금리로 내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금융지주 저축은행들이 (금리를 낮춘 것은) 시장에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유인마케팅이라고 본다"면서 "더구나 실질적인 효과도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시중은행처럼 점포수가 많지 않아 이용고객들은 한정적"이라며 "은행처럼 점포 경쟁이 치열하다면 모르겠지만 점포수가 거의 없어 접근성이 힘들고 무엇보다  4%대의 대출금리를 받는다면 대부분 우량고객들이다. 이들이 과연 저축은행을 이용할지 여부도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지주에서 자금을 조달한다고 해도 한계가 있어 잠깐 반짝하다가 (상품이) 대부분 없어지거나 대출조건을 더욱 까다롭게 해 혜택을 보는 고객들이 거의 없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만약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면 신용대출밖에 없다. 담보대출은 더 내려갈 여력이 없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일부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 역시 실제 대출을 받은 고객들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고객들의 문의는 잇따르고 있지만 대출 고객 비중에 대해서는 시행 초기라서 말하기 어렵다고 회피하고 있는 것.

저축은행 관계자는 “상품의 인기가 높으면 당연히 시장에 알리고 홍보를 강화하는 것이 기본적인 현상인데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들은 오히려 숨기기에 급급하다”면서 “4%대 담보대출이 나왔다면 당연히 급전이 필요한 고객들이 몰릴 수밖에 없다. 아마도 실제 대출을 받은 고객들이 미미하고 절차가 까다로운 만큼 직접적인 언급을 회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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