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금융위, 카드 수수료 체제 개선 딜레마

현행 수수료 체계 1978년 이후 유지…한번에 뒤흔들면 혼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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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구조라면 카드사는 계속 욕을 먹을 수밖에 없죠." - A카드사 관계자
"현재 카드수수료 체계는 해묵은 기준이다." - 금융위원회 관계자

카드 수수료 체계가 불안정하다는 것은 모두가 인정하지만 이를 해결할 뾰족한 대안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수수료 체계는 1978년 외환카드에서 국내 처음으로 신용카드를 도입한 이후 지속되던 체계다. 30년 전에 만들어진 체계를 여전히 사용하고 있었던 것인데 섣불리 체계를 바꿨다가 가맹점의 반발을 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형마트나 종합병원 등 대형 가맹점은 신용카드사에 대한 수익기여도 및 반발 완화를 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수료율이 적용됐다.
 
이렇게 돼자 상대적으로 수수료 인하가 없었던 소형 가맹점들이 인하를 요구하고 나서게 된 것이다. 최근 계속되는 카드 가맹점들의 수수료 인하 요구에 이어 카드사에 큰 매출을 제공하는 주유업계마저 현재의 1.5%인 수수료율을 1%로 낮출 것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속적으로 가맹점의 불만이 높아가고 있지만 금융당국과 카드사는 여전히 대책마련에 동동거리고 있는 실정이다.

◇ 지속되는 수수료 체제 의문

현재의 수수료 시스템은 크게 3종류로 구분할 수 있다. 우선 대기업인지, 중소가맹점인지, 재래시장인지에 따라 수수료에 차등을 두는 것이다. 대기업 가맹점에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수료를 받았다. 최근 있었던 현대자동차의 카드사 수수료 인하가 대표적인 예라고 볼 수 있다. 또 업종별로도 수수료체계가 다르다. 각 카드사가 고지하고 있는 수수료 체계를 보면 리스크가 높은 업종일수록 수수료가 높다. 예를 들어 마트나 주유소에서는 1.5% 수준의 수수료율이 적용된다면 유흥업종은 높게는 4.5%까지의 수수료율이 적용된다.
 
마지막으로 매출이 높은 곳에 수수료율을 우대해준다. 매출이 높은 대형마트가 일반 슈퍼마켓보다 수수료율이 낮은 이유다. 
 
카드사-금융위, 카드 수수료 체제 개선 딜레마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및 여신전문금융업법 폐지 촉구 궐기대회'가 열린 지난해 11월23일 참가자들이 카드 단말기를 망치로 때려 부수고 있다.(사진=뉴시스)

하지만 이런 체계에 대해서 개별 가맹점들은 업종간의 분류와 가맹점의 수수료율 격차에 객관성이 결여됐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대형가맹점과 일반 가맹점이 왜 대기업과 차이가 나는지, 카드를 쓰는 것은 똑같은데 왜 차이 나는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다.

◇ 누가 총대를 멜 것인가?

과연 누가 현재의 수수료 체계 정비에 총대를 멜 것인가. 여기에 카드사와 여신금융협회, 금융당국은 모두 직접 개입을 피하고 있다.

우선 개별 카드사들은 한데 모여 수수료율을 정비할 수 없다. 이는 공정거래법 상 담합의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한, 두 곳의 카드사가 수수료를 조정하는 것 역시 문제를 해결할 근본적인 방안이 아니다.

금융당국 역시 섣불리 나설 수 없는 실정이다. 이미 지난해 고강도의 카드대책으로 과도하게 시장에 개입한다는 평가를 가져왔다. 금융위관계자는 "카드사 수수료 문제까지 일일이 관여할 수 없다"며 "정부에서 직접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한발 물러난 모습을 보였다.
 
이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내부적으로도 의견 일치가 있어야 한다"며 "금융위는 대책 마련 차원에서 검토 중이지 시장을 드라이브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 관계자는 "현재 카드사들이 해묵은 기준을 적용하고 있어 말이 많으니 검토할 시기가 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이번 수수료 체제 정비에 나서야 하는 것은 여신협회밖에 없다"면서도 "역할을 해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여신협회는 금융연구원에 현재의 수수료 원가분석과 해외 수수료 체계 등의 연구를 맡긴 상태다.
 
여신협회 관계자는 "뼈를 깎는 심정으로 카드 수수료 인하를 단행했는데 업종마다 인하를 요구해 어려운 상황"며 "카드수수료 문제는 금융위의 카드 종합대책이 나오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 바뀌는 수수료 체계, 실효성 있나?
 
금융위가 부인하긴 했지만 최근 언론에 보도되는 내용은 구체적인 수수료 체계 변화를 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금융위가 시장 정책을 내기 위해서 얘기를 흘리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바뀌게 될 수수료 체계 대해 흘러나오는 얘기는 현재의 정률제와 정액제를 통합한다는 것이다.
 
현재 수수료 체제가 '카드결제금액X업종별 수수료율'이었다면 '카드결제 기본 수수료+(카드결제금액X새로운 수수료율)'의 방식을 취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중소가맹점의 수수료는 낮아지고, 대형가맹점의 수수료는 높아진다. 카드 결제금액을 수록 많은 수수료를 물게끔 하는 것이다.

이 같은 새로운 체계에 대한 전문가의 시각은 회의적이다. 지금의 수수료체계는 30년 동안 유지돼온 관행이자 시장의 전통이기 때문에 이를 전면 개선했을 때는 지금보다 더욱 진통이 심할 것이라는 얘기다. 또 모든 가맹점이 이를 받아들이기까지가 쉽지 않다. 이보우 단국대 경영대학원 신용카드학과 교수는 "내년 상반기에 이러한 대책이 나오면 내년 내내 이 문제로 시끄러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수료는 가격이기 때문에 많은 가맹점을 만족시키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는 시장 질서를 흐리는 것이란 지적이 많다. 이 교수는 "물건이 많이 팔리는 곳에 물건 값을 깎아주는 것은 당연한 시장의 기본 틀"이라며 "시장의 기본 틀을 흔드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재연 금융연구원 박사는 "현재 가맹점의 수수료율 인하 요구는 신용카드 활성화 정책으로 카드 사용이 크게 확대됐으나 수수료율 조정이 이를 뒤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협상력이 강한 대형 가맹점에 대한 수수료 및 회원 관련 서비스 수수료가 우선적으로 인하됨에 따라 소형 가맹점들의 반발이 제기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 박사는 "과도한 마케팅비용 축소를 통해 가맹점 수수료율을 인하할 여력을 확보하는 한편 대형 가맹점과 중소형 가맹점 간의 수수료율 격차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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