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회사 하나 뚝딱 만든 회장님

홍찬선의 Chaina Report/10년새 재산 126배 불린 최관준 거신그룹 회장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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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8월8일이면 회사 하나를 설립합니다. 2001년에 자본금 20만달러로 창업한 뒤 10년이 지난 현재 8개 회사 자본금만 2520만달러가 됐습니다. 공장부지 시가만 4500만달러를 웃도니 자산은 훨씬 더 많을 것입니다….”

중국 푸젠(福建)성 샤먼(厦門)시 지메이(集美)구에 있는 거신(革新)그룹 본사에서 만난 최관준(崔寬峻, 52) 회장은 “처음 시작할 때 직원들에게 밥이나 먹게 해줄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했지만 이제 본격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닦고 2차 도약을 준비 중”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거신그룹의 2011년 매출액은 1억4000만달러(약1600억원)로 전년(9800만달러)보다 42%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창업 10년 만에 1억달러 관문을 무난히 넘었다. 2012년에도 30~50% 정도의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경영계획을 짜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국채 위기로 세계경제가 어렵지만 잘하면 2억달러도 넘을 수 있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창업 10년 만에 그것도 비즈니스하기 어렵다는 중국에서 이렇게 성공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최 회장은 “특별히 비결이라고 할 것까지도 없고요, 그저 운이 좋았을 뿐입니다”라며 미소를 짓는다. 하지만 운이 좋았다는 것은 겸손의 표현일 뿐, 이만큼 초석을 다지기까지 그가 겪은 고통과 어려움은 그의 창업 및 비즈니스 과정과 관련된 얘기를 들으며 충분히 상상할 수 있다.

해마다 회사 하나 뚝딱 만든 회장님
 
 
◆신뢰로 회사를 키우다

최 회장이 샤먼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95년. 한국과 중국이 1992년 8월24일, 수교를 맺은 지 3년이 지난 뒤였다. 당시 수산중공업에 다니던 그는 중국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팀으로 샤먼에 왔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브레이크를 팔기 위해 중국 전역을 정신없이 뛰어다녔지만 1997년에 외환위기가 닥쳤다. 한국에 있는 수산중공업이 경영위기에 빠지면서 샤먼도 부도위기에 몰렸다.

“샤먼에 나와 있던 직원들이 모두 철수하고 혼자 남아 회사 정리 작업을 했습니다. 청산을 막기 위해 은행에 담보로 잡혔던 중장비를 팔아 다른 사업을 하려고 주거래 은행과 밤새 씨름했던 일이 마치 엊그제 같습니다.”

최 회장은 “궁하면 통하고(窮卽通) 정성껏 최선을 다하면 믿음을 얻을 수 있다”는 말을 이때 절실히 깨달았다. 갖은 어려움을 겪으면서 수산중공업 샤먼지사를 정상화시킨 뒤 2001년에 퇴사해 거신(革新)을 창업한 직후였다. 현재 텐트와 침대 및 테이블 등을 만드는 ‘거신금속’ 공장이 있는 ‘거신그룹 1공장’ 부지가 매물로 나왔다. 50무(약 1만평) 넓이의 이 땅을 꼭 사고 싶었지만 최 회장 수중엔 돈이 없었다.

그는 수산중공업에 다닐 때 거래했던 자오퉁(交通)은행 지점장을 찾아가 사정 얘기를 하고 대출을 요청했다. 물론 아무런 담보를 제시하지 못했다. 지금도 중국에서 ‘신용대출’이라는 것이 거의 없는데, 10년 전에는 ‘신용대출’이란 용어자체가 생소했다. 하지만 최 회장의 비즈니스 방식을 익히 알고 있던 지점장은 의외로 신용대출을 해 주었다. 최 회장은 “그때 그 지점장이 신용대출을 해줘 1공장 부지를 살 수 있었고, 거신그룹이 발전의 토대를 닦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사업은 신뢰가 생명’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 최 회장은 그 이후 신뢰를 최우선 경영철학으로 삼고 있다. 그가 강조하는 신뢰는 2가지 부문에서 특히 강조된다. 하나는 품질과 납기이고 다른 하나는 임직원들과의 신뢰다.
 
◆"대우를 해주면 최선을 다한다"

“거신그룹은 지금까지 ODM(제조업자 개발생산) 방식으로 바이어에게 납품하고 있습니다. 고객들이 어떤 제품을 원하는지를 한발 앞서 개발하고, 일단 주문을 받은 것에 대해선 어떤 일이 있더라도 100% 납기를 맞추려고 노력합니다. 덕분에 바이어들의 평가가 높아지면서 그들에게 당당히 가격 인상을 요청할 수 있고, 바이어들도 이런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서로 윈윈하는 관계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영원한 ‘수퍼 갑(甲)’인 바이어에게 감히 가격 인상을 요청하는 하청업자. 게다가 내년에 경기가 나빠질 것이 확실해 대부분 하청업자들이 납품단가를 인하하는 가운데서도 단가인상을 관철시키는 거신그룹. “창업 초기에 ‘미쳤다’는 소리를 들으면서 매출액의 8% 정도를 제품 개발에 쏟아 부은 덕분”이다. 엔지니어 출신인 최 회장은 중공업에서 쌓은 경험을 경공업에 적용시킴으로써 텐트 제조와 관련된 특허를 상당히 보유하고 있다.

사람에 대한 신뢰도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거신그룹의 자금과 기획을 총괄하고 있는 리치신 부회장은 의외로 중국인이다. 최 회장이 수산중공업에 다닐 때부터 16년 동안이나 함께 일한 동료다. “연구개발을 위한 자금이나 회사 신설을 위한 자금도 이 부회장에게 사정해서 얻어 쓴다”는 게 최 회장의 설명이다.

8개 회사, 3000여명의 임직원 가운데 한국인은 최 회장을 비롯해 8명밖에 안 된다. 중국인을 과감히 사장과 부사장으로 발탁하고 있다. “사람은 자기가 어떤 대접을 받고 있다는 것을 귀신같이 압니다. 공장을 지을 때 가장 먼저 만드는 것이 직원용 구내식당입니다. 임금도 임금이지만 사람으로 대우해주면 그들도 최선을 다하기 마련입니다. 납기를 맞추기 위해 스스로 밤 1시까지 야근을 하는 직원들이야말로 거신의 가장 큰 자산입니다.”
 
◆"2~3년 안에 자체 브랜드 상품 나올 것"

최 회장은 ‘얼굴 없는 회사 설립가’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매년 회사를 하나씩 만들어 이제는 관계사가 8개나 되지만 아직 멀었다며 나서기를 꺼리는 탓이다. 그는 “아직 ODM에 머무르고 있는 사업이 자체 브랜드를 달고 팔려나갈 때까지는 이렇다 내세울 게 없다”고 겸손해 한다.

현재 거신의 주력사업은 텐트를 생산하고 있는 ‘캠프 밸리(Camp Valley)’. 캠프 밸리(사장 진기호)의 올해 매출액은 6000만달러로 거신그룹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전량 ODM 방식으로 납품하고 있지만 조만간 자체 브랜드로 판매할 준비를 하고 있다. 텐트 외에도 일상생활에서 소비자들이 꼭 필요로 하는 제품을 몇가지 이미 개발해 놓고 있다.

최 회장은 “캠프 밸리가 자체 브랜드로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하면 매출과 이익도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며 “앞으로 2~3년 안에 그렇게 될 것이며 그 때에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샤먼시 한국인회 회장을 맡고 있다. 지난 11월에 열린 ‘샤먼 교포 한마음 체육대회’에는 600여명이 모였다. 1200명으로 추정되는 교민의 절반가량이 참석해 대성황을 이뤘다. 샤먼에서 가장 성공한 기업인으로 평가받고 있는 최 회장의 성공스토리가 샤먼 교민들을 한곳으로 모으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이다.

한사코 인터뷰를 사양하던 최 회장은 삼고초려(三顧草廬) 고사를 생각했는지 “기사는 쓰지 말고 회사에 와서 구경하고 밥이나 함께 먹자”고 했다. 거신그룹 구내식당에서 함께 점심을 먹고, 사무실에서 창업 및 비즈니스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침대와 테이블 및 텐트용 쇠파이프 만드는 공장과 텐트공장도 둘러봤다.

3시간 동안 최 회장에게 들은 얘기가 중국과 한국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가와 앞으로 창업을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믿고 글로 옮겼다. 기사를 쓰지 않는다는 단서였지만 혼자만 갖고 있는 것보다 함께 나누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비록 약속을 어겼지만 최 회장도 그런 생각으로 얘기해 준 것으로 믿고, 혜량해줄 것으로 믿는다.

‘때가 됐을 때’ 정식으로 최 회장과 진기호 캠프밸리 사장, 올해 설립한 거신운동기기의 변호식 사장 등의 ‘샤먼 성공 스토리’를 더욱 상세하게 소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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