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밖 강세 해운주, 왜?

최악 업황에도 주가는 '순항'

 
  • 심재현|조회수 : 1,460|입력 : 2012.02.13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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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해운업계가 운임 급락과 유가 상승으로 얼어붙고 있는 가운데 국내 해운주는 예상 밖의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진해운 주가는 올 들어 29.5% 올랐다. 지난해 11월 말 7950원으로 사상 최저가를 찍은 뒤 3개월째 반등세다. 현대상선과 STX팬오션도 지난 한달 사이 주가가 20% 넘게 올랐다. 흥아해운, KSS해운 등 중소형사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5년 만의 최악 업황

주목할 것은 운영비도 못 건지는 해운선이 속출할 정도로 글로벌 해운업계가 암흑기를 지나고 있다는 점이다. 2월1일(현지시간) 벌크선 운임을 나타내는 발틱건화물운임지수(BDI)는 662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의 663 밑으로 떨어졌다. 1986년 8월28일 이후 25년 만의 최저치다.

지난해 12월 초만 해도 2000선 돌파를 눈앞에 뒀던 BDI는 같은 달 12일부터 급락하며 반토막 났다. 올해 초 업계에서 예상한 BDI는 1800선 안팎.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연말 연초가 계절적 비수기이긴 하지만 1000이 깨질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철광석 등을 주로 실어 나르는 케이프사이즈선 운임지수(BCI)도 한달 사이 반토막 수준으로 추락한 상태다. BCI는 지난해 말 3200선에서 1400선까지 하락했다. 컨테이너선 운임지수(CCFI)는 그나마 낙폭이 작지만 지난해 초 1050선에서 최근 920선까지 지속적으로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운임 하락의 근본적인 원인으로는 경기침체에 따른 물동량 부족과 선박 과잉공급이 꼽힌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직전 해운업이 호황을 누릴 당시 주문했던 선박이 최근 쏟아져 나오면서 선박 공급이 화물 운송 수요를 넘어섰다.

엎친 데 겹친 격으로 최근 호주와 브라질의 기상악화까지 잇따르면서 운임 낙폭이 커졌다. 호주가 싸이클론 피해로 서호주 항만을 폐쇄하고 브라질은 남부지역의 폭우로 철광석 생산을 중단하면서 선사들의 화물 확보경쟁이 불붙어 운임 하락이 가속화됐다.

이런 상황에서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유가가 급등한 것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선박유인 벙커C유 가격은 지난달 중순 톤당 740달러로 2008년 8월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해운업계 원재료비의 30%를 유류비가 차지하는 점을 감안할 때 적지 않은 부담이다.

해운업계에서는 이미 사업을 접는 회사가 속출하고 있다. 국내 해운사 중에서도 대한해운 등 대형 해운사가 지난해 초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국내 1위 해운사인 한진해운은 지난해 영업손실이 5000억원에 달했다.

 
예상 밖 강세 해운주, 왜?

 
◆주가 회복세 이유는

전문가들은 이런 악조건에도 국내 해운주가 새해 강세를 보인 것은 그동안 주가와 실적 악화의 직접적 원인이었던 운임 회복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세계 1위 선사인 머스크는 다음달 1일부터 아시아-유럽, 아시아-지중해 항로의 운임을 TEU(1TEU는 6m짜리 컨테이너 1개)당 775달러 올릴 예정이다. 현재 운임 737달러의 105%에 해당한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치킨게임'을 주도했던 머스크가 공격적인 운임 인상을 예고하고 나선 것은 생존을 위해 운임을 올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며 "공격적인 운임 인상 시도는 공조체제가 재구축되고 있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해운주 목표가를 잇따라 상향 조정하는 분위기다. 대신증권은 지난달 말 한진해운에 대한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에서 '매수'로, 목표주가를 1만5000원에서 1만7000원으로 올렸다.

신한금융투자와 토러스투자증권도 각각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목표가는 1만3500원에서 1만7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교보증권 역시 투자의견을 매수로 바꾸고 목표가를 1만4000원에서 1만6000원으로 올려 잡았다.

국내 해운업계 역시 조심스럽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기업의 수출 증가 등에 기대를 거는 눈치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1분기 안에 한미 FTA가 가동돼 물동량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 전체적으로 가전수출이 줄었는데 2분기부터는 가전을 비롯해 자동차 부품, 타이어 등의 물량이 지난해 대비 25%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예상 밖 강세 해운주, 왜?

◆비관론도 여전

일각에서는 올해도 선박 과잉공급이 지속되면서 운임 하락세가 꺾이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을 여전히 내놓고 있다. 저스틴 예이거맨 도이치뱅크 연구원은 "2012년에도 두자릿수의 선박 공급 증가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이 캠벨 클락슨쉽브로커스 건화물선 리서치 담당도 "앞으로 수년 동안 선박 과잉공급이 운임 하락을 야기할 것"이라며 "올해는 암울한 한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평가사들의 판단 역시 이쪽으로 기운다. 지난달 한국신용평가(한신평)와 한국기업평가는 수시평가를 통해 한진해운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하향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 말 나이스신용평가도 한진해운 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한진해운의 경우 지난해 영업적자에 이어 대규모 투자부담까지 겹치면서 차입 부담이 적잖은 상황이다. 1월 말 현재 차입금은 7조4000억원으로 1년 사이 1조8000억원이 증가했다. 오는 9월까지 상환해야 할 회사채는 8700억원에 달한다. 앞으로도 16억9000만달러 규모의 선박 20척을 인도할 예정이어서 차입 규모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한신평은 지난 1일 '2012년 산업별 전망'에서도 조선업종과 함께 해운업종이 올해에도 침체 국면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고 신용위험도 측면에서도 매우 취약한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신평 관계자는 "단기간 영업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고 해운업계 전반의 자금조달 여건도 저하되면서 유동성 대응력이 약화된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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