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생명 여성지점장 4인4색

男들 넘볼 수 없는 전문성으로 ‘성벽’ 깼다

 
  • 성승제|조회수 : 2,143|입력 : 2012.02.23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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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아직 자랑할 것이 많지 않아요. 겸손한 것이 아니라 지금의 지점장이 최종 목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지점장이라는 직함은 우리에게 새로운 시작을 알려주는 신호탄일 뿐입니다."
 
신한생명의 첫 여직원 출신 지점장 4인방은 국내 생명보험업계의 대표인물로 등극했다. 지점장 승진이 이뤄진 지 한달 남짓밖에 되지 않아 겨우 시간을 맞춰 한자리에 모인 이들은 지점장은 시작에 불과할 뿐이라며 전의를 불태웠다.
 
◆여성 첫 고졸 출신 지점장 "학벌벽 따위 몰라요"
 
권점주 신한생명 사장은 올해 1월 파격적인 인사발령을 냈다. 그의 평소 경영철학인 투명하고 공정한 성과 위주의 인물을 뽑기 위해 신한생명 최초로 여직원 출신 지점장을 선발한 것. 성별과 출신, 학력에 관계없는 공정한 인사로 직원들에게 성공에 대한 꿈과 비전을 심어주겠다는 의도다.

이번에 나란히 지점장 자리에 오른 이들은 광주여상을 졸업한 박현님(36) 동전주지점장, 영북종고 출신 윤명주(37) 서울 강북지역팀 지점장, 원주여고 출신 신연자(38) 서원주지점장, 전주여상을 나온 김경보(38) 호남지역팀 지점장 등 4명이다.
 
이들은 고졸 출신이라는 점 외에 모두 30대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20여년 동안 신한생명 한곳에서 청춘을 보낸 이들이기도 하다.
 
학벌에 대한 차별을 느낀 적이 있는지 물어봤다. 단 한번도 없단다. 이들은 오히려 "(차별 받을 것이라는 생각) 그 자체가 편견이고 잘못"이라며 "우리가 입사할 때는 고졸 출신들이 많았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능력과 회사에 필요한 존재가 될 수 있는가다"라고 지적했다.
 
신한생명 여성지점장 4인4색

(사진=류승희 기자)

◆그들만의 특화된 이력 "도전정신은 나의 힘"
 
여직원 출신으로서 지점장에 발탁돼 부담스럽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들은 "부담스럽다"고 입을 모으면서도 각자의 목표와 철학을 내비쳤다. 무엇보다 이들은 모두 신한생명에서 누구도 쉽게 넘볼 수 없는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미혼인 김경보 지점장은 방카슈랑스 분야에서 단연 으뜸이라고 자부한다. 그는 손보사 관련 업무도 가능하다. 주어진 일뿐만 아니라 늘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도전정신이 강하다고 정평이 나 있다. 그래서일까. 아직 결혼보다는 일에 더 열중하고 싶다는 그는 "지점장 발탁이 되고 나서 많이 설레고 부담감도 컸다"며 "우리가 여직원 출신 지점장 공식 1기다. 앞으로 더 잘하고 인정받아 후배들도 우리와 같은 길을 갈 수 있도록 잘 이끌어 주고 싶다"고 말했다.
 
신연자 지점장은 강원권 FC 지점에서 4년간 육성실장을 맡았다. 특히 지점장 양성과정을 이수한 후 직무역량이 가장 높은 FC채널 지점장으로 발탁돼 주변인들의 부러움을 샀다.
 
그는 "지금까지 여러번 승진을 해왔는데 예전에는 마냥 즐겁고 설레기만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관리자로 발탁돼 그동안의 노력을 인정받는 것 같아 감회가 새롭다"면서 "회사에서 나의 가능성을 믿고 지금의 자리를 맡게 해준 것 같아 설레면서도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박현님 지점장은 사무직 여사원 최초로 지점장에 오른 인물이다. 국제공인재무설계사(CFP) 자격증을 취득하고 지난해 4월 과장 진급에 이어 9개월여 만에 지점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신한생명에 입사한 후 20년 동안 무조건 앞만 보고 달려왔다"며 "앞으로도 신한생명 가족이라는 자부심으로 남은 기간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윤명주 지점장은 지점장 양성과정에서도 능력을 인정받은 인물이다. 지난해 신한생명 직원 총 24명이 두달간 지점장 전반 양성과정을 했는데 이중 16명만 선출됐고 윤 지점장은 지점장 양성과정에서 당당히 1위를 했다.
 
그는 "새로운 도전 기회가 주어졌을 때 한번 해보자는 생각이 더 컸다"면서 "이러한 자신감이 좋은 결과로 연결된 것 같다. 이제는 더 큰 목표를 향해 달려가겠다"고 말했다.
 
◆힘겨웠던 지난날, 프로근성으로 돌파
 
물론 보험업계에서 인정받기까지 힘든 일도 많았다. 대부분 아내이자 아이의 엄마이기 때문에 일정부분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많았다.
 
윤명주 지점장은 강원도에서 근무할 당시 갑작스럽게 서울로 발령을 받아 고민에 빠진 일이 있었다. 그에게는 새로운 기회였지만 가족들이 모두 강원도 춘천에 있어 엄마와 아내의 역할을 일부 포기해야 했다.
 
그는 "당시 회사를 그만둬야 하나 고민이 많았다. 남편과 아이들도 모두 회사를 그만두기를 원했다"며 "하지만 내가 포기하게 되면 선후배들에게 누가 되지 않을까 우려돼 1년간 서울에서 홀로 지내며 더 악착같이 업무에 매달렸다. 첫 한달간은 거의 매일 울음과 고뇌 속에서 지냈다"고 지난날을 회상했다.
 
신연자 지점장은 "예전에 아이가 폐렴으로 입원한 적이 있었는데 간병인에게 맡기고 회사로 달려왔다"면서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아이에게 많이 미안하다. 하지만 이제는 아이들도 엄마가 바쁘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 같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박현님 지점장과 김경보 지점장 역시 쉽지 않은 지난날을 보냈다.
 
하지만 이들은 일을 사랑하는 열정과 프로근성으로 꿋꿋이 버텼고 이제는 명실상부한 관리자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이들은 모두 후배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이들 4인방은 오래전부터 잘 알고 지낸 사이다. 서로 근무지는 다르지만 힘든 일과 행복한 일이 생길 때 서로를 격려하고 배려하며 조언자 역할도 해준다. 그런데 그들의 고충 중에는 이제 미래에 대한 이야기가 빠져 있다. 늘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이들에게 미래는 더이상 불안이 아닌 희망과 기회의 장이 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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