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취업하려면 꼭 필요한 것

World News/권성희 특파원의 뉴욕 리포트

 
  • 권성희|조회수 : 14,150|입력 : 2012.03.18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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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경제적 위상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다소 추락하긴 했지만 여전히 많은 한국의 젊은이들이 미국에서 기회를 찾고 있다. 공부는 물론이고 취업까지 생각하는 한국 학생들도 적지 않다.

미국 최대의 한인 헤드헌팅 회사인 HRCap에 따르면 미국에 유학온 대학생 이상 한국 학생 가운데 절반가량이 공부가 끝난 뒤 미국에 남는다. 미국에 잔류하는 한국 유학생 중 40%는 미국 기업에, 40%는 미국의 한국 기업에 취업하고 나머지 20%는 학교에 남거나 사업을 시작하는 등 취업 이외의 길을 찾는다. 
 
미국에서 취업하려면 꼭 필요한 것


◆한국 유학생 중 절반, 미국 잔류

교육과학기술부와 국제 선교단체인 오픈도어즈 조사에 따르면 2010년 기준으로 미국 유학생 중 한국인이 7만3000여명으로 10%를 차지하며 중국과 인도 다음으로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년 상당수의 한국인이 미국에 남는다고 할 수 있다.

한국에 유학온 학생 가운데 절반가량이 미국에 잔류를 선택하는데 대해 김성수 HRCap 사장은 “미국이 세계 제1의 선진국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전세계가 지구촌이라 불릴 만큼 가까워진 만큼 글로벌 경력을 쌓고 싶어 하는 젊은이들도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이 매년 발급하는 취업비자(H1B 비자) 숫자가 한정돼 있어 미국에서 취업하기는 쉽지 않다. 외국인에게는 취업비자를 얻을 수 있도록 후원해야 하기 때문에 미국 기업들은 이왕이면 미국인을 선호한다. 취업으로 인한 각종 세제 혜택도 미국인을 채용할 때 누릴 수 있다.

 
미국에서 취업하려면 꼭 필요한 것

 김성수 HRCap 사장
 
김 사장은 이처럼 어려운 조건을 극복하고 미국 기업에서 일할 기회를 얻으려면 “미국 기업이 원하는 전문성을 갖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H1B 비자 쿼터가 정해져 있는 만큼 미국 기업들은 미국인이 대체하기 어려운 업무에 한해 외국인을 뽑는다는 설명이다.

전문성 외에 완벽한 한국어와 영어 구사 능력, 한미 양국 문화에 대한 이해, 글로벌 에티켓 숙지 등을 갖추면 미국 기업에 취업하는데 도움이 된다. 특히 김 사장은 "글로벌 에티켓이 몸에 배어 있으면 미국 사회에서 소수인종이라도 주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재미교포가 운영하는 한인 기업은 미국 기업보다는 훨씬 한국 유학생들을 선호하는 편이다. 한국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한데다 일반적으로 책임감과 열정, 조직 마인드가 상대적으로 강하기 때문이다.

김 사장은 “한인 기업들은 특히 정보기술(IT)이나 의류 디자인처럼 한국이 앞서 나가는 분야를 전공한 유학생이나 삼성이나 LG, 현대차처럼 한국의 글로벌 기업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인재를 좋아한다”고 소개했다.

또 “중국 기업들이 단순 제조분야를 잠식해오면서 한인 기업들은 디자인과 연구개발까지 직접 담당해야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됐다”며 “이 결과 우수한 한국 인력에 대해 관심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이 앞서 나가는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인재라면 미국 유학생이 아니더라도, 한국을 방문해서까지 면접을 보고 채용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HRCap에는 삼성, LG, SK 등 미국 시장에서 활동하는 한국 글로벌 기업을 포함해 400여사가 고객으로 등록돼 있다. 김 사장은 “지난 10여년간 미국에서 성장하고 자리 잡은 한인 기업이 늘면서 우수 인력과 체계적인 인사 관리에 대한 수요도 증가했고 덩달아 HRCap의 고객사도 확대됐다”고 소개했다. 
 
◆영어 구사 능력 · 전문성은 필수

미국에서 이런 취업의 기회를 잡으려면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전문 구직 사이트나 헤드헌팅 회사에 등록하거나 일하고 싶은 기업에 직접 연락해 취업 의사를 밝히면 된다. 이 때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기업이 원하는 조건에 맞게 잘 쓰는 것이 중요하다.

김 사장은 “구직 사이트에 수십만장의 이력서가 쌓이고 큰 기업에도 수천, 수만장의 이력서가 들어오기 때문에 기업의 인사 담당자들은 원하는 인재의 조건을 키워드로 넣어 이력서를 걸러낸다”며 “기업이 원하는 키워드가 이력서에 있어야 일단 인사 담당자가 어보기라도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미국에서 취업 기회를 얻으려면 기본적인 영어 구사 능력과 전문성, 일을 하는 태도 등 전반적인 자격 요건을 갖춘 뒤 취업을 원하는 산업과 기업을 조사해 요구되는 스펙에 맞게 이력서를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페이스북이나 링크드인 등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SNS)에 자신의 경력을 정확하게 기재해 놓는 것도 도움이 된다. 미국 구직 소프트웨어 업체인 잡바이트가 지난해 조사한 결과 미국 기업의 80.2%가 직원을 뽑을 때 SNS를 이용하고 있으며 8.7%는 앞으로 SNS를 구직 과정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취업을 원하는 기업에 직접 구직을 문의하는 경우엔 아는 사람을 통하는 것이 성공 확률을 높인다. 미국은 나라가 크고 인구가 많고 인종도 다양해 한국보다 더 인맥이나 추천이 중시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다양한 인적 네트워킹을 활용해 취업의 문을 넓히려는 노력을 동반해야 한다.

다만 미국 유학생 가운데는 한국에서 내로라하는 배경을 가진 집안 자제가 많아 취업 청탁도 넘쳐 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아울러 인맥이나 추천이 취업에 도움이 되긴 하지만 절대적인 것은 아니란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기본적인 조건을 갖추는 것은 물론 대학생이나 대학원생이라면 졸업 학년에 되기 1년 전부터 취업 준비를 하면서 이력서를 내기 시작해야 한다. 졸업반이 돼서 뒤늦게 취업을 부탁하면 미국 기업들은 이미 대학 혹은 대학원 졸업생 채용이 끝난 경우가 많다.

글로벌 기업의 한 한국인 임원은 "한국 유학생들은 미국 기업들의 채용 문화나 시기를 잘 몰라 뒤늦게 당황하는 경우가 많다"며 "미리 원하는 분야의 기업에서 인턴으로 경험을 쌓고 일찌감치 추천을 받거나 이력서를 제출해 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3월15일부터 발효되면 양국 간 경제 교류가 더욱 활발해지면서 미국 취업의 기회도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기대됐던 한국인만을 위한 전문직 취업비자(E3 비자)는 이번 한미FTA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향후 양국간 협상을 통해 배정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미국은 2004년 1월에 발효된 싱가포르와 FTA까지만 해도 전문직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한다는 취지에서 상대국에 별도 취업비자를 할당해줬다. 싱가포르는 5400개, 호주는 1만5000개의 취업비자를 별도로 받았다.

하지만 미국 의회가 FTA 체결국에 대한 전문직 비자 배정을 별도 협의하도록 바꾸면서 한국은 미국과 FTA를 체결했음에도 E3 비자 쿼터를 FTA의 의회 비준 후 따로 협의하게 됐다.

취업비자 문제가 걸려 있긴 하지만 한미FTA로 미국 내 한국 인력에 대한 수요는 늘어날 것이 확실해 보인다. 기회는 준비된 자의 몫이다. 글로벌 인재가 되고 싶다는 소망이 있다면 문을 문을 두드려보자. 미국 글로벌 기업의 30%가량은 최고경영자(CEO)가 미국인이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취업이 까다로운 한편으로 외국인에게도 기회가 열려 있는 곳이 또한 미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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