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무슨 화장? 비즈니스예요"

그루밍족이 대세다/화장하는 남자

 
  • 이정흔|조회수 : 1,538|입력 : 2012.03.21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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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하는 남자. 그를 인터뷰 하기 전까지만 해도 요즘 TV에서 흔히 나오는 곱상한 아이돌 외모를 상상했었다. 그러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화장하는 남자' 김두하(32) 씨는 훤칠한 키에 남성미 넘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사진작가로 활동하는 그는 3년 전부터 홍대에 남성전문메이크업숍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인터뷰를 위해 오랜만에 화장대 앞에 앉았다"며 머쓱한 듯 웃어보이는 김씨에게 '화장하는 남자'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남자가 무슨 화장? 비즈니스예요"

사진 류승희기자

◆화장하고 나갔더니 "너 무슨 좋은 일 있니?"
 

사실 김씨가 화장에 관심을 갖게 된 건 꽤 오래됐다. 고등학교 때부터 미용을 전공한 김씨는 자연스럽게 메이크업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러나 그때는 지금과 달리 화장하는 남자에 대한 세간의 시선이 곱지 않았다.

"그때만 해도 '남자가 무슨 화장이냐'는 반응이 대다수였죠. 그런데 지금은 오히려 내가 화장을 했든 안 했든 상대방이 크게 신경 쓰지 않아요."

그만큼 남자들의 메이크업이 보편화되고 자연스러운 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김씨가 화장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단연 '자신감'을 꼽는다. 사진작가로 활동 중인 김씨는 지금도 전시회나 중요한 비즈니스 미팅을 앞두고는 꼭 화장에 신경을 쓴다고 한다. 중요한 사람을 만나러 가기 위해 '옷을 잘 갖춰 입는 것과 같다'는 것이 김씨의 비유다.

"정장 수트를 잘 갖춰 입으면 나도 모르게 자세가 바르게 되고 태도가 당당해지는 것처럼 화장을 하고 나면 사람들 앞에서 더 자신있는 표정을 짓게 되고 활짝 웃게 됩니다. 실제로 얼굴에 있던 점을 빼고 메이크업에 신경을 쓰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무슨 좋은 일 있냐'였어요. 그만큼 제 인상이 밝아보인다는 얘기죠. 그러다보니 알게 모르게 비즈니스 결과에도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아요."

사람을 만나 비즈니스를 하는 데 있어 '호감 가는 인상' 만큼 강력한 경쟁력은 없다. 이를 위해 가장 단시간에 효과적으로 외모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수단이 화장이라는 얘기다.
 
"남자가 무슨 화장? 비즈니스예요"

사진 류승희기자
 
남자의 화장은 '비즈니스 메이킹'

그가 3년 전, 홍대에 남성메이크업전문숍 '로프트디'를 오픈한 것도 이 같은 이유가 컸다. 외모가 경쟁력인 시대에 남자들도 화장을 해야 할 일이 점점 늘어나는데 남성만을 위한 메이크업 공간이 없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요즘엔 한달 평균 10~20명 정도의 남성들이 꾸준히 로프트디를 찾고 있다.

"고객층은 20대에서 30대 초반의 젊은 남성들이 대부분입니다. 외모나 이미지가 경쟁력인 만큼 아무래도 취업용 사진이나 면접을 위해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연극이나 방송쪽 취업을 원하는 이들이 찾는 경우가 많지만, 일반 기업의 면접을 위해 일부러 시간을 내서 메이크업을 받는 남성들도 적지 않다. 특히 많은 사람들 앞에서 강연을 하는 이들 중 화장에 신경쓰는 사람들이 많다고.

김씨는 남성메이크업이 부담스러울 만큼 짙은 화장은 아니라고 말한다. 색조 화장이 많이 필요한 여성들과 달리 남성들의 경우 화장을 한다고 해도 기본적인 피부톤을 조정하거나 잡티를 감추는 등 기초 화장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는 것.

"통상 남성들이 화장을 할 때는 자연스럽고 세련된 이미지를 연출하고 싶어합니다. 때문에 화장을 통해 무언가를 과하게 덧붙이거나 꾸민다기보다는 피부톤 등을 개선해 밝은 인상을 만드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처음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니까 이곳을 찾아왔다가 몇번 다녀본 후에는 혼자서 메이크업을 해결하는 경우도 있어요. 저로서는 좀 아쉽죠. (웃음)"
 
◆"남자도 '좋은 인상' 욕심은 당연"

그만큼 화장하는 남자는 더이상 특별한 몇사람만의 이야기가 아니라고 김씨는 말한다. 그는 "주변의 남성 지인들만 봐도 폼클렌징을 쓰고 있더라"며 "가장 큰 변화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폼클렌징을 쓴다는 것은 그만큼 얼굴에 무언가를 바르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주변의 친구들을 보면 비비크림까지는 기본적으로 바르는 경우가 많아요. 피부관리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폼클렌징이나 에센스 등의 화장품을 구입하는 데도 적극적인 친구들이 늘고 있고요. 외모가 경쟁력인 시대가 되면서 화장에 관심을 갖는 남성들이 많아진 것도 있지만, 반대로 남성 화장품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수요가 공급을 창출한 부분도 있습니다."

예전엔 남성이 길을 걷다가 화장품 로드숍에 들어가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그러나 요즘엔 백화점 화장품 코너마다 남성 화장품 라인이 따로 마련돼 있어 부담없이 화장품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보고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예전에는 남자가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는 것도 이상하게 보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게 당연한 시대가 됐잖아요. 그만큼 화장하는 남자 역시 앞으로 당연하게 여기는 시대가 올 겁니다. 다른 사람에게 좋은 인상을 주고자 하는 욕구는 여성뿐 아니라 남성에게도 있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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