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오기 무섭게 뜨는 '여름주'

계절 수혜주의 불편한 진실

 
  • 우경희|조회수 : 7,716|입력 : 2012.04.18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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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연한 봄기운에 나른한 오후를 보내는 직장인들이 태반이다. 점심식사를 하고 돌아오면 하나둘 책상에 머리를 박고 이른바 '파워낮잠'에 빠져든다. 그러나 눈치 빠른 투자자들은 동료들이 꿈나라를 헤맬 때 HTS(홈트레이딩시스템)를 켠다. 봄을 즐기기도 전에 증시에는 이미 '여름철 수혜주'가 꿈틀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황사 관련종목 등 봄철 수혜주들이 잠잠해지기 무섭게 여름철 수혜주들이 부각되고 있다. 무더운 날씨 대비용 특정 가전제품 관련 업종부터 빙과류를 포함한 각종 식음료 업종들이 주로 꼽힌다. 여름철엔 닭고기 소비가 크게 늘어나는 한국인의 식습관에 기인해 육계 관련업종들도 반짝 상승의 주인공이 된다.

그러나 맹목적인 계절관련주 투자를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계절 관련주에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면 일상적인 연중 주가흐름에서 벗어나 상대적으로 실적 개선폭이 큰 업종을 중심으로 접근해야 한다. 이미 여름철 수혜종목들이 움직이고 있다는 점 또한 심리에 편승한 투자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봄 오기 무섭게 뜨는 '여름주'

◆"이것도 수혜주?" 요절복통 계절 수혜주

계절 수혜주는 그야말로 여름과 관계가 있으면 모두 묶이는 양상이다. 날씨가 평년 대비 무더우면 맥주 관련종목 주가가 오르는 식이다. 만약 고무튜브업체가 상장돼 있는데 해수욕장에 인파가 많이 몰린다고 하면 고무튜브업체 주가가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정도다.

실제로 지난 2007년 엘니뇨현상이라는 생경한 기상용어와 함께 여름철 무더위가 예상된다는 예보가 나오자 맥주 관련업종이 수혜주로 급부상했다. 무더운 열대야를 시원한 맥주와 함께 보내려는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었다. 실제 한 대형 증권사에서 이를 연구한 보고서도 나왔다. 여름철 평균기온이 0.5도 상승하면 특정 브랜드 맥주 출고량이 약 3.5% 늘어나는 상관관계를 밝혀낸 것이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빙과류업체들의 주가도 큰 폭의 등락을 반복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에어컨이나 닭고기 관련 업종들은 대략적인 수요 예측이 가능해 기온 등 변수의 영향이 적은 편이다.

그러나 무작정 여름철 수혜를 기대하고 투자하는 것은 도박에 가깝다는 것이 시장의 분석이다. 한 증권사 스몰캡 담당 연구원은 "2007년 닭고기주에 투자해 재미를 본 일부 투자자들이 2008년 초 재차 대거 닭고기 관련주를 매수해 해당 종목의 주가가 일부 올랐었다"며 "그러나 2008년 4월부터 국내 조류독감이 본격적으로 퍼지기 시작하면서 주가는 걷잡을 수 없이 떨어져 수없이 많은 개미 투자자들이 큰 손해를 입고 말았다"고 설명했다.

역시 대표적인 여름철 수혜주인 관광업종주는 지난해 3월 발생한 동일본대지진으로 인해 주가가 크게 빠졌다. 투자자들로서는 전혀 예상치 못한 악재였다. 이 역시 대표적인 계절 수혜종목의 함정이다. 그렇다고 모든 여름 수혜주에 실체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이를 구분하는 기준은 당연히 실적이라는 것이 증권업계의 설명이다.

빙과류 대표주인 빙그레의 경우 1분기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던 주가가 2분기 들어 강한 상승탄력을 받으며 치솟기 시작했다. 3월 말 5만6000원이던 주가가 4월 현재 6만원을 넘어섰다. 당연히 여름철 빙과류 및 음료소비 증가 수혜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게다가 1분기부터 실적이 반등하기 시작해 여름 수혜 효과가 달리는 말에 채찍질과 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가득하다.

김윤오 신영증권 연구원은 "빙그레의 올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0% 늘어날 것으로 추정되며 1분기부터 이미 가시적인 반등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빙과류 제값 받기 운동이 전개되고 있어 빙과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의구심 해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또 "꾸준히 히트제품을 출시하는 제품개발력이 투자 포인트"라며 "빙과사업 마진 개선에 주목한다면 실적 반등이 확인되는 현 시점이 매수 타이밍이라고 판단된다"고 조언했다.

◆실적·점유율 개선 없이 여름철 수혜 없다

덥다고 무조건 오르는 것은 여름철 수혜주가 아니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계절관련 투자에 대해 뚜렷한 실적개선과 시장점유율 상승 없이는 수혜도 없다고 단언한다.

전상용 SK증권 스몰캡 담당 연구원은 국내 닭고기시장 1위 업체인 하림의 시장점유율 확대폭에 주목하며 일찌감치 여름철 수혜주로 손꼽은 바 있다. 그는 보고서를 통해 "하림은 육계업종 중 유일하게 수직계열화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며 "종란에서 부화, 사료생산, 사육, 도계가공 및 최종 유통까지 직접 운영하는 만큼 효율적인 생산라인 가동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단순한 여름철 수혜가 아닌 업종의 현황과 사업구조에 따른 수혜가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닭고기시장의 34%를 점유하고 있는 점 역시 추가적인 수혜를 점칠 수 있는 요인이다.

그러나 이 역시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하림의 주가는 1월 4500원에서 2월 5350원, 3월 한때 5530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이달 들어 약세를 면치 못하며 4700원대까지 밀렸다. 이는 대규모 투자를 위해 차입금 규모를 늘린 데다 업계 전반의 공격적인 투자가 부각되면서 자칫 공급 과잉으로 인해 가격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기 때문이다.

참이슬 소주와 하이트 맥주를 보유하고 있는 대표적 여름 수혜주 하이트진로 역시 주가는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부진한 실적이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해 하이트맥주와 진로가 합병해 출범한 하이트진로는 4분기 합병 기준 전년 대비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이소용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하이트진로의 1분기 맥주부문 시장점유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이익규모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원재료인 외산맥아 가격이 전년 대비 45.7% 올랐으나 아직 판가에 반영하지 못한 만큼 가격 인상이 실적 회복의 키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실적이 좋은 여름철 수혜주에는 기관의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 매출의 대폭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롯데삼강은 주가가 지난 1월 말 39만5500원에서 4월 현재 47만원까지 올랐다. 지난해 파스퇴르유업과의 합병효과로 인한 식품 및 식자재 유통서비스사업 본격화 등이 주가를 급격히 끌어올렸다. 올해 실적도 합병을 통해 한단계 레벨업될 전망이다.

김민정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롯데삼강이 식품 및 식자재유통 부문에서 사업 안착 해법을 찾는 한해가 될 것"이라며 "경험 및 사업노하우 부재 등은 아쉬운 부분이며 최근 주가상승이 다소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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