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 알짜 자회사 이지메디컴 왜 손뗐을까

"골목 약장사" 비난 모면 제스처?

 
  • 김진욱|조회수 : 12,371|입력 : 2012.05.22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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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의 지주회사인 ㈜대웅이 의약품 구매대행업체인 이지메디컴을 자회사에서 탈퇴시킨 배경에 의문이 실리고 있다.

대웅은 이지메디컴의 지분 양도를 통해 보유지분 23.5%를 매각, 지분율을 종전 40%(922만8192주)에서 16.5%(381만6085주)로 줄였다. 이에 따라 이지메디컴이 자회사에서 탈퇴하게 됐다고 지난 11일 공시했다.

제약 및 도매업계에서 국공립병원 입찰 대행사로 알려진 이지메디컴은 주로 국공립병원과 사립병원이 약품이나 집기류 등을 구입할 때 업무를 대행하며 국공립병원의 물품 구입 시 필요한 전자입찰 업무도 맡고 있다. 지난해 1075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전년 대비 17.5% 성장할 만큼 대웅의 알짜배기 자회사다.

때문에 대웅이 보유지분의 절반 이상을 내놓으며 이지메디컴을 자회사의 권역에서 이탈시킨 배경을 놓고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특혜' 논란의 당사자로 지목된 바 있는 이지메디컴과 일정부분 거리를 두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 많다. 비난 여론의 '후폭풍'에서 벗어나기 위한 공식적인 제스처라는 것이다.  
 
대웅, 알짜 자회사 이지메디컴 왜 손뗐을까

 
◆서울대치과병원과의 '특혜' 논란

사실 대웅의 이번 '액션'은 그동안 이지메디컴을 둘러싸고 적잖은 특혜 논란과 대기업의 도매시장 진출에 대한 곱지않은 시선이 오버랩되고 있는 사이에 벌어졌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지난 3월20일 교육과학기술부(교과부)는 자체 감사를 통해 서울대치과병원이 연간 90억원 규모의 의약품을 외부 특정업체인 이지메디컴에 독점 위탁, 구매하고 각종 수당을 부당하게 지급했음을 밝혀냈다. 

감사 결과 서울대치과병원은 계약사무 외부위탁업체 선정 시 일반경쟁을 거치지 않고 이지메디컴과 수의계약을 맺어 병원에 필요한 전체 의약품을 구매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대치과병원이 이지메디컴을 통해 구매한 의약품은 대략 연간 63억~94억원에 달하는 수준인데, 당시 교과부는 감사에 적발된 사항과 관련한 엄중 문책을 이사회 측에 요구했으며 부당하게 지급된 수당 등을 환수 조치시켰다. 아울러 기관경고 조치와 함께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서울대치과병원 관련자에 대해서는 중징계 1명, 경징계 6명 등 징계 처분도 요구했다.

기획재정부가 2010년부터 시행 중인 '기타공공기관 계약사무 운영규정'에서 자산규모가 1000억원 이상으로 연간 예산규모가 500억원 이상인 공공기관은 계약 사무를 민간업체에 위탁할 수 없다는 규정을 어겼다고 본 것이다.

교과부의 감사 이후 이지메디컴은 서울대치과병원으로부터 특혜를 제공받은 당사자로 지목되면서 제약업계의 빗발치는 여론에 부딪혀야 했다. 그리고 최근 이지메디컴은 의약품 구매대행에 손을 댔다는 이유로 또 한번 여론의 집중적인 질타를 받고 있다.
 
◆의약품 구매대행에 도매상들 '뿔났다'

이지메디컴이 비난을 받는 이유는 의약품종합도매 허가를 받은 것 때문인데, 이를 놓고 업계에서는 구매대행에서 시작해 도매상으로 발을 넓혔다는 부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이후 비난 여론은 또다시 이지메디컴의 실질적인 경영권을 장악한 대웅에게 쏠렸고, 대형제약사인 대웅제약을 보유한 대웅이 도매상을 대상으로 수수료 장사까지 하고 있다며 비난수위가 높아졌다. 

의약품 도매상 한 관계자는 "이지메디컴이 가만히 앉아서 0.81%의 수수료를 받으며 수익을 내고 있다"며 "대웅이 대웅제약이라는 거대 제약사를 거느리고 있는데 이제 도매업까지 진출하려는 것은 대기업의 '골목시장' 진출과 뭐가 다르냐"고 반문했다.

업계에서는 이지메디컴이 서울대병원 입찰 구매대행에서 시작해 서울 및 지방의 주요 국공립병원으로 입찰 구매대행을 확산하는 등 의약품도매업에 본격적으로 나서자 기존 도매상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 대웅과 이지메디컴은 관련성을 전면 부인했다. 대웅측은 "지분을 가지고 있지만 관여한 것이 없다. 우리와 이지메디컴은 전혀 다른 회사"라며 거리를 뒀고 이지메디컴 역시 언론을 통해 "대웅은 주주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입장을 밝혀왔다.

하지만 그런 대웅이 최근 이지메디컴을 자회사에서 분리시켰고, 그에 대해 업계에선 대웅측이 이지메디컴을 둘러싼 논란과 시비거리가 끊이지 않는 것에 가중된 부담을 느꼈을 것으로 해석하는 견해가 많다.

한편 대웅그룹 홍보팀 관계자는 대웅의 이지메디컴 지분 축소와 관련 "지분 매각 이유를 반드시 알려야 할 이유는 없다. 그리고 알고 있지도 않다"고 말했다.
 
대웅, 알짜 자회사 이지메디컴 왜 손뗐을까

 
이지메디컴은 어떤 회사?
서울대병원 집중거래 급성장… 10년만에 매출 1000억

지난 2000년 9월 설립된 이지메디컴은 서울대병원 의약품 구매입찰을 대행하면서 도매업계로부터 '봉이 김선달'식 영업을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0.8~0.9%의 입찰 수수료를 받아온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업계의 곱지 않은 시선 속에서도 이 회사는 지난해 10년 만에 매출 1000억원 고지에 올랐으며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455% 증가한 28억1860만원을 올렸다. 당기순이익 역시 전년보다 808% 늘어난 18억7150만원을 거두며 대웅의 알짜회사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특히 서울대병원 등 다수의 국공립병원 입찰 대행에 따른 수수료 매출은 92억2300만원 규모로 전년보다 33.4%나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외에도 용역매출이 256% 늘어난 14억8400만원, 렌탈매출이 50% 증가한 1억6800만원, 가맹매출은 73% 감소한 5000만원으로 드러났다.

이지메디컴은 최근까지 대웅제약의 지주회사인 ㈜대웅이 40%의 지분을 갖고 실질적 경영권을 행사해왔으며 기타 10곳의 제약사가 16.21%, 서울대병원이 5.55%, 서울대병원 개인투자조합이 1.86%, 충남대병원 개인투자조합이 1.24%의 지분을 갖고 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3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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