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방문 동기 부여할 한국의 이야기 들려줘라"

외국인과 通하라/ 한국관광산업 문제점

 
  • 이정흔|조회수 : 1,746|입력 : 2012.06.11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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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보면 관광객 1000만명까지는 어렵지 않아요. 한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기본적인 호기심에 찾아온 관광객들을 어떻게 두번, 세번 다시 오게 하느냐가 정말 어려운 부분이죠."

외국인 관광객 1000만 시대. 그러나 김학준 경희사이버대 관광레저경영학과 교수(사진)는 "이제 겨우 첫단계를 넘어섰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지금부터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한국이 관광대국으로 성장할 수도 혹은 여기서 정체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한국호텔외식경영학회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김 교수로부터 국내 관광산업 발전을 위한 제언을 들어봤다.
 
"재방문 동기 부여할 한국의 이야기 들려줘라"
   
"재방문 동기 부여할 한국의 이야기 들려줘라"

사진_류승희 기자
 
◆'또' 오고 싶은 나라 만들어야

프랑스라는 나라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에펠탑과 몽마르뜨 언덕, 그리고 예술가들의 낭만일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떨까. 한국의 관광산업 발전을 말하는데 있어 '국가 고유의 브랜드와 이미지'를 빼놓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김 교수 역시 이 점을 가장 먼저 언급했다.  

"다른 나라에서 볼 수 없는 대한민국만의 고유한 특성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죠. 그런데 흔히들 실수하는 게 있어요. 우리 고유의 것을 알려준다는 명목으로 우리가 그들에게 무엇을 보여줄지를 결정하려고 해요. 정작 관광객들이 우리에게서 무엇을 보고 싶어하는지는 생각하지 않는 거죠." 

'공급자'가 아닌 '수요자' 입장에서 생각하라는 것이다. 지금 한국을 찾아오는 관광객들은 한국의 발달된 인터넷 네트워크에 관심이 많을 수도 있고 짧은 시간에 이룩한 한국의 산업화가 궁금할 수도 있다. K팝이나 한류 드라마가 호기심을 불러일으켰을 수도 있다. 그들이 한국에서 보고자 하는 것은 한가지가 아니라는 얘기다.

이에 비해 우리가 그들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이미지는 오히려 제한돼 있다. 경복궁에서 한복을 입고 기념 촬영하고, 사물놀이를 보여주며 전통 음식을 맛보게 하는 것 등을 관광 코스에 획일적으로 끼워넣고 있다.

"우리의 IT 네트워크에 관심이 많은 관광객들에게 그런 걸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이 전혀 없는 게 현실이에요. 우리가 원하는 한국을 그들에게 단지 보여주는 데만 집중할 게 아니라 그들의 한국에 대한 호기심을 계속해서 확장해 나갈 수 있는 관광산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재방문 동기 부여할 한국의 이야기 들려줘라"

사진_뉴스1 유승관 기자
 
◆'K팝' 호기심 끌어내는 데는 성공… 앞으로는? 

그런 의미에서 최근 K팝과 한류 드라마 열풍은 굉장히 좋은 자산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김 교수의 평가다.

"예컨대 한국영화 속 장소가 해외 관광객들에게 유명한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고 합시다. 이 영화 속에 등장했던 장소를 관광지로 개발하려고 하면 우리나라는 그 집을 더 크게 짓고 주변에 관광시설을 설치하는 것부터 계획해요. 그들이 한국영화에서 봤던 감성을 느끼고 싶어 찾아오는 거라면 그 감성을 느낄 수 있도록 해줘야 하는데 우리는 거꾸로 거기에 이야기가 아닌 새로운 시설만 자꾸 덧붙이려 하는 것이죠."

그렇다면 문화재에 이야기를 덧입힌다는 건 어떤 것일까.

"스토리텔링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말들을 많이 합니다. 그런데 스토리를 덧붙이라고 하면 대부분 한국인에게조차 낯선 이야기를 자꾸 덧입히려고 해요. 으리으리한 시설 하나 지어놓고 정작 이야기는 낯선 신화에서 억지로 끌어다 붙이는 경우가 비일비재하죠. 그런데 문화관광 자원에서 스토리가 힘을 가지려면 단순하고 쉬워서 쉽게 공감이 가야해요. 짧게 말하면 30자로도 표현할 수 있어야 하고, 또 이걸 길게 5분으로도 늘려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인어공주 이야기처럼요. 그런 이야기는 억지로 만들어 낼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그가 지금의 한국 관광산업에 아쉬움을 표하는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스토리와 같은 '소프트웨어'적인 측면보다는 관광시설과 같은 '하드웨어'적 측면에 치우쳐져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라는 따끔한 지적이다.

"프랑스의 몽마르뜨 언덕을 떠올려보세요. 사실 하드웨어로만 보면 그럴 듯한 건물도 없고 보잘 것도 없습니다. 하지만 거기에 예술가들의 사랑 이야기가 덧붙으며 지금의 몽마르뜨 언덕이 되고 다시 가고 싶은 낭만의 장소가 된 겁니다. 우리는 K팝이라는 좋은 자산이 있는데도 거기에 이야기의 깊이를 덧붙이기보다는 단지 그 시설을 어떻게 이용할까에만 고민하는 것 같아요." 

더욱이 최근에는 관광객들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그로 인한 부작용도 불거지고 있다. 관광지마다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한 바가지 요금이라든지 잘못된 관광안내로 오히려 나쁜 국가 이미지를 심어주는 경우가 적지 않게 지적된다.

"관광산업의 규모가 커지다 보면 어느 시점엔 가격경쟁이 일어나게 돼요. 더 많은 관광객을 불러오려면 '더 싼 가격'이 당장 좋은 미끼니까요. 지금 국내에서도 이와 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니 관광 상품의 질은 떨어지게 되는 거죠." 

풍부한 관광자산을 가졌음에도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한국관광산업의 미래가 걱정된다는 김 교수. 이 같은 모습이 그저 한국을 한번 왔다 가면 만족한 관광지로 만들 수 있다고 지적한다.

"K팝이나 한류 드라마 등으로 한국이라는 나라에 호기심을 끌어내는 데까지는 성공한 것이 분명합니다. 그런데 관광업계에서 정말 두려워하는 건 재방문의 컨텐츠가 있느냐입니다. 만약 그 준비가 안 된다면 지금 호황을 맞고 있는 국내 관광산업의 거품이 꺼지는 것도 순식간일 겁니다. 정부도, 산업계도 이와 관련한 고민을 시작해야 할 때입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3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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