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부산·제주 등 숨은 명소 모시기 '아름다운 경쟁'

외국인과 通하라/ 지자체, 뜨거운 관광객 유치 열기

 
  • 문혜원|조회수 : 1,186|입력 : 2012.06.10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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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처럼 지자체가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열을 올리는 나라도 없을 겁니다."

한 지방자치단체의 관광정책 담당자의 말이다. 해외여행객 유치가 굴뚝 없는 산업으로 일컬어질 만큼 주요산업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그만큼 폐해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한국여행에 대해 세계인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영세 여행사끼리의 과당경쟁과 그로 인한 여행객의 불편들이 상당수 초래되고 있다. 여기에 개별 지자체가 팔을 걷어붙였다. 문화관광부를 필두로 각종 관광인프라를 조성하는 한편 가이드 교육, 숙박업소 확충 등을 꾀하고 있다.

문광부에서는 관광객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숙박시설을 채우기 위해 외국인만 상대로 숙박할 수 있는 도시 민박업을 허용하기도 했다. 각 지자체는 이에 발맞춰 여러가지 관광자원 개발에 한창이다.
 
서울·부산·제주 등 숨은 명소 모시기 '아름다운 경쟁'


서울, 체험형 관광

"서울에 이런 곳이 있었나요?" 서울시는 현재 전통문화 체험관광을 추진하고 있다. 체험관광은 이미 한번쯤 서울을 방문한 경험이 있는 이들을 겨냥한 상품이다. 지금까지는 서울의 '겉'만 훑고 갔다면 이제부터는 서울의 구석구석, 숨겨진 명소를 발견하고 문화를 느끼게끔 하겠다는 것이다.

"서울은 전통과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곳으로 전세계에서도 손꼽히는 관광지라 생각합니다. 경복궁, 남산한옥마을 등의 유적지가 있고, 최첨단 IT가 한데 어우러지죠. 이를 관광자원으로 개발하는 것이 우리의 몫입니다."

최용훈 서울시청 관광상품개발팀 사무관의 말이다. 30~50명가량 단체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이러한 상품은 관광객에게 보다 양질의 여행을 경험하게 하고자 추진됐다.

현재 중국인과 일본인 관광객이 넘쳐나지만 이들 중 서울을 제대로 보고 가는 경우는 드물다. 그 이유는 여행사의 과당경쟁으로 상품의 값을 낮추면서 최소한의 비용으로만 일정을 짜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숙박도 서울에서 하지 못하고 천안 등 지방으로 내려가는가 하면 3000~4000원짜리 저급한 식사를 해야 한다. 관광지도 경복궁을 제외하면 남산한옥마을, 청계천 등 무료 관광지만 훑고 지나가는 식이다. 이렇게 해도 손해가 나는 비용은 쇼핑으로 메운다. 가이드도 관광객의 지갑을 잘 열게 할 무자격자를 고용해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런 식으로 서울 관광을 오는 게 전체의 70%나 된다. 이에 서울시는 난립하는 단체관광에 가이드라인을 주고 계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 사무관은 "현재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국을 다녀간 외국 관광객에게 좋은 인상을 주기 힘들다"며 "다소 빡빡할 정도로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해외 각 나라에 공문을 보내 관광상품을 짜게 하되 일정등급 이상의 호텔, 얼마 이상의 식사, 각종 체험 프로그램 등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대신 많지는 않지만 얼마간의 인센티브를 제공해 이러한 양질의 관광을 하게끔 유도하고 있다.

"한국에는 가볼 만한 곳이 많고 외국인이 좋아할 만한 관광상품들이 많습니다. 닥종이인형 만들기, 매듭 꼬기 등은 외국인들이 열광하는 체험이죠. 하지만 여전히 체험 장소가 협소해 이를 확충하려는 노력을 계속 기울이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이러한 체험관광을 다녀간 관광객은 4~5월 두달간 2500명가량 된다. 서울시는 문화재 장인과 함께 해외박람회에 직접 찾아가 무형문화재를 시연하고 체험행사를 가지며 무형문화재 체험을 적극 알리고 있다. 서울시는 이밖에도 남산골한옥마을에서 택견시범, 전통시장체험, 한류체험 등을 추진하고 있다.

◆ 부산, 크루즈관광 출범

"내륙에서만 살아 바다를 볼 기회가 없었던 중국인들은 부산 바다를 보고 굉장히 감격합니다." 부산시는 각종 관광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확충하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부산시가 올해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은 크루즈 관광객 유치다.

김정윤 부산시 관광진흥과 주무관은 "현재 국내에서 크루즈 항구가 제대로 조성된 곳은 부산뿐"이라며 "올해 유치 목표가 16만명으로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현재 부산시는 대형 크루즈가 들어올 수 있는 터미널을 조성하는 등 크루즈 관련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올해는 13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국내 크루즈를 선보였다. 지금까지 외국선박만 있던 것에서 한걸음 진일보한 것이다.

김 주무관은 "크루즈관광을 활성화해 해외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홈페이지 작업과 온라인 서비스도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부산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중국인과 일본인이 각각 20%, 25%를 차지한다. 특히 부산은 일본과 가까워 일본인 관광객이 상대적으로 많은 편인데 그 중에서도 대부분이 큐슈지방의 사람들이다. 부산시는 여기서 일본 전역의 관광객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큐슈에만 다니던 직항노선을 주요도시까지 넓힐 방침이다.

올해 연말에는 늘어나는 관광인구를 수용하기 위해 부산시 자체적으로 부산관광공사 설립을 앞두고 있다. 지금까지는 부산시청 직원들이 관광 업무를 담당해왔으나 1~2년 주기로 업무가 순환돼 연속성을 지니기 힘들었다. 관광공사를 설립하면 보다 전문성을 띠고 인적인 유대관계를 굳게 할 수 있다.

제주, 직항편 늘리고 관광객 늘리고

제주도는 다른 지자체와 달리 관광하러 들어올 수 있는 루트가 항공과 선박에 한정된다. 제주도는 우선 관광객의 발이 닿기 편하도록 직항편과 전세기 증설 등을 올해 목표로 잡았다.

전세기의 경우 인센티브를 주며 직항편을 점차 늘리고 있는데, 2008년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 2편에 불과하던 것이 올해는 20편으로 늘어날 정도로 항공편을 증설했다.

제주도청 관광과 관계자는 "중국인이 무비자로 관광할 수 있는 것을 겨냥해 다양한 상품을 내놓고 있다"며 "현재는 중국인 관광객이 크게 늘어 2008년 40만명에서 3년 만에 2배가 늘어난 78명이 제주도를 다녀갔다"고 설명했다.

중국뿐 아니라 민간업체의 전세기를 이용해 항공증설 노력을 기울여 일본과 홍콩 등지까지 직항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이밖에 제주시는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통역 애플리케이션 '제주관광 통역비서'를 출시해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3월 말 현재 다운로드 건수는 2만2074건으로 하루 평균 71건에 이른다. 이 앱에서는 한국어를 비롯 일본어, 중국어, 영어 등 4개국의 문자와 음성을 인식해 실시간으로 통·번역 서비스를 제공한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3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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