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보다 일자리 만들자"

[지상중계]'한국의 효과적인 퇴직준비, 어떻게 할 것인가'

 
  • 김부원|조회수 : 3,105|입력 : 2012.06.19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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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층의 은퇴 설계 및 일자리 문제는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고령화 사회가 가속화되고 있으며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은퇴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만큼 은퇴 후 삶에 대한 고민은 사회적인 차원에서 논의돼야 한다.

이런 문제의식에 따라 머니투데이·머니위크와 고령사회고용진흥원이 '한국의 효과적인 퇴직준비,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지난 13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포럼에는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박사(퇴직 및 노후준비의 문제점과 올바른 준비 방향)의 주제발표에 이어 정창률 단국대 교수(안정적 퇴직을 위한 정책 방향), 손유미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박사(한국인의 퇴직준비 실태와 과제), 정종보 한국노인인력개발원 국장(고령은퇴자의 효율적인 은퇴준비 방안), 김현수 KT인재경영실 팀장(KT 라이프플랜 운영 사례) 등 각계 전문가들이 참석해 올바른 퇴직준비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들은 은퇴 후에도 단순히 연금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노후에도 소득을 보장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데에 의견을 같이 했다. 또 노후준비율을 높일 수 있도록 홍보 및 교육 등이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연금보다 일자리 만들자"

정종보 한국노인인력개발원 국장, 김현수 KT인재경영실 팀장,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원구원 박사,
정창률 단국대 교수, 손유미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박사 (왼쪽부터)
사진_류승희기자


◆'은퇴 후 재취업'이 최선의 노후 대비

30세에 직장생활을 시작해서 50세가 조금 넘어 퇴직. 적극적으로 돈 벌이를 한 기간은 고작 20년인데 퇴직 후 40~50년을 더 살아야 한다면? 안타깝고 황당하겠지만 현실이다. 그리고 이런 문제를 단지 연금정책으로만 해결 할 수도 없다.

정창률 교수는 "노후소득보장의 문제는 상당부분 노동시장의 문제와 직결된다"며 "근로기간 연장보다 확실한 노후소득보장 수단은 없다는 사실을 선진국의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근로를 연장시키는 방안이 마련돼야 하며, 노동시장 문제와 연금을 연계시키는 부분퇴직 같은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사적연금(퇴직연금 및 개인연금)의 양적인 확대도 필요하겠지만 이 제도들이 잘 작동해 노후소득보장에 도움이 되도록 올바로 설계하고 감독해야 한다는 게 정 교수의 견해다. 그는 "사적연금이 민간 금융회사들의 자산운용 수단으로 부각되고 있어 향후 부작용이 일어날 소지가 충분하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이밖에도 정 교수는 ▲(고소득자에게 집중되고 있는)사적연금에 대한 과도한 세제혜택 지양 ▲퇴직연금의 집합적 운영 강화 ▲공적연금에서 육아, 돌봄 등에 대한 크레딧 확대 등을 정책 대안으로 제시했다.

손유미 박사는 일자리 경로의 다양화를 강조했다. 손 박사는 "재취업, 창업, 사회적기업, 해외 일자리, 귀농 및 귀촌, 공공부문 일자리 확대 등 일자리 경로를 다양화해야 한다"며 "근로시간 줄이기 및 나누기의 점진적인 확산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금보다 일자리 만들자"


◆'노후 준비율 상승' 위한 정부와 민간의 노력

은퇴 후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노후 준비를 올바로 할 수 있도록 제반여건이 마련돼야 한다. 즉, 은퇴 준비를 위한 양질의 교육과 서비스가 마련되도록 정부와 각계 기관들이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손유미 박사는 "45세, 퇴직 전 생애설계 교육을 의무화해 제공함으로써 제2의 삶을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며 "사람이 비용이 아닌 투자란 개념 하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강화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제2의 인생설계는 사적인 네트워크에만 의지해선 안 된다"며 "일자리 정책을 우선순위로 두고 새로운 일자리 발굴과 매칭, 상담 등이 공적인 차원에서 비중 있게 다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석명 박사 역시 노후설계 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강조했다. 특히 민간 전문기관이 적극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 윤 박사의 주장이다.

윤 박사는 "국민연금공단이 노후설계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제공하려 노력하고 있는데 민간 전문기관과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구축해 객관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초고령사회에서는 연령별, 소득수준별로 매우 다양한 노후준비 니즈가 존재할 것"이라며 "상세한 서비스는 민간의 영역으로 남겨두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노후설계는 되도록 일찍 시작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윤 박사는 "인생 100세 시대를 대비한 노후설계는 젊을 때부터 시작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며 "선진국들이 연령별로 차별화된 은퇴교육을 실시한다는 사실도 참고할 만한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정종보 국장은 정부와 민간의 협조를 주문했다. 정 국장은 "노후준비율을 높이기 위해 민간과 정부의 다각적인 노력이 있어야 한다"며 "우선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 최소 3가지 노후준비 연금통장을 갖추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에서는 고령자 창업에 대해 시작부터 체계적인 지원과 컨설팅 관리를 통해 고령 자영업자가 노후 빈곤으로 추락하는 상황을 미리 예방해야 한다"며 "65세 이상 고령자를 위한 맞춤형 일자리 및 생애교육서비스 등도 제공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 은퇴설계의 좋은 예 'KT 라이프 플랜'

은퇴설계에 대한 기업의 책임과 역할이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KT의 전현직 종사자들을 위한 노후 대비 지원 프로그램이 우수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KT가 지난 2005년 10월부터 개발해 시행 중인 '라이프 플랜'은 재직 중인 직원은 물론 퇴직자를 대상으로도 이뤄지는 대표적인 기업의 은퇴설계 프로그램이다.  

재직자의 생애설계 지원을 위해 KT는 전 사원을 대상으로 '자기혁명 프로젝트 이러닝 과정'과 경력개발을 통한 평생직업 개발 프로그램인 '자기혁명 집합교육과정'을 제공하고 있다.

2009년부터는 개인별 평생직업 발굴 및 제2인생에 대한 구체적인 실행을 지원하는 'NBP(New Business Planning)'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또 올해부터 '커리어 메이킹 과정'을 신설해 재직 중 전직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아울러 KT는 2010년 5월부터 국내 최초로 20년 이상 장기근속자를 대상으로 최장 3년6개월 간 창업 준비를 위한 '창업지원휴직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창업지원휴직제도는 재직 중 1년6개월~3년6개월 동안 회사를 떠나 제2의 창업을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이밖에 퇴직자를 위한 프로그램은 ▲4대 보험 처리 관계, 환경변화에 대한 변화관리, 재무 설계 등을 교육하는 '생애설계워크숍' ▲창업에 대한 기본 이해부터 창업 후 정착하기까지 단계별로 필요한 전문지식 전달 및 현장 실습으로 진행되는 '창업전문교육(Startup Business)' ▲자신의 경력분석 및 자기소개서 작성법과 면접 스킬 등 재취업에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는 '재취업전문교육(경력설계전략)'으로 이뤄져 있다.

구인·구직 시스템을 통해 재취업 희망자에게는 재취업을 알선해 준다는 점도 KT 지원 프로그램의 특징이다. 김현수 팀장은 "평생직업시대, 고령화사회, 베이비붐 세대의 퇴직 등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직원들을 위해 기업의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기업은 이런 문제를 사회적 책임으로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직원에 대한 생애설계를 지원해야 하고, 제도적인 지원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3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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