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과 함께 고민도 나눠요"

현대카드의 또 다른 혁신 '지식나눔' 현장을 가다

 
  • 머니S 문혜원|조회수 : 3,371|입력 : 2012.07.12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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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성적이 어떻게 나올지가 요즘 최대 관심사입니다. 벌써 학부모가 된 느낌이죠."

서동혁 현대카드 CSR기획팀 과장의 말이다. 현대카드는 올해 초부터 새로운 사회공헌활동으로 지식 나눔을 전개해왔다. 대학생 멘토를 통해 저소득층 학생에게 배움의 기회를 주는 것이다.

한 학기를 마치고 기말고사를 앞두자 CSR팀 직원들은 학부모의 심정을 깨닫게 됐다. 성적 역시 이번 프로그램의 중요한 평가 자료이기 때문이다. 현대카드가 진행한 대학생 멘토링은 출석률이 다른 기업이 진행했던 멘토링보다 월등히 높다. 단순한 학습도움을 넘어 정서적인 교감을 나누게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멘토스쿨에서는 필수적으로 문화체험과 서울대 탐방을 진행한다. 문화체험을 통해서는 아이들과 교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서울대 탐방을 통해서 대학 진학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기 위함이다.

서동혁 과장은 "멘토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 멘토를 선발한다"며 "성품은 기본이고, 아이들을 잘 이끌 수 있는 카리스마 있는 대학생이 멘토로 적격"이라고 말했다. 서 과장은 "이런 과정을 거쳐 뽑힌 멘토들은 이후 교육을 통해 아이들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를 배운다"고 덧붙였다. 

 
"지식과 함께 고민도 나눠요"

현대카드 멘토스쿨 수업 풍경

◆ 단순한 학습 멘토가 아닌 정서 교감 멘토로

"이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하지?"

분필을 쥔 서울대 경영학과 4학년 천사랑씨의 목소리가 당차다. 지난 2일 찾아간 서울 시흥동의 동일여자고등학교에서는 매주 월요일 저녁 5명의 학생이 멘토인 천씨로부터 영어와 수학을 배우고 있다. 이날은 기말고사를 한주 앞둔 시간이자 천씨가 가르치는 마지막 수업이었다.

천씨는 수학문제를 숨 가쁘게 풀어내면서도 친절한 설명을 잊지 않는다. 아이들 역시 손놀림이 빨라진다. 아이들의 눈은 노트와 칠판을 번갈아 가며 쉴 새 없이 움직인다. 답을 묻는 질문에는 대답도 곧잘 한다.

"선생님이랑 헤어지는 게 아쉬워요. 선생님은 단순히 문제만 풀고 끝나는 게 아니라 어떻게 공부하는지를 알려주고 스스로 학습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거든요. 또 학생이 적어서 완전히 이해할 때까지 계속 질문해도 부담스럽지 않았죠."

동일여고 1학년 김모양의 목소리에는 아쉬움이 역력했다. 멘토스쿨에서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으니 다니던 학원도 끊었다. 현대카드의 멘토스쿨은 학습 이상의 것을 제공한다. 바로 멘토와 멘티들이 서로 정서적인 교감을 나눌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천사랑 선생님과 1대 1 상담이 있었는데 저도 모르게 저의 가정 얘기를 하게 됐어요. 학교에서 진행했던 상담시간에는 시간이 충분치 않고, 학습 얘기만 해서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없었거든요."

이 학생은 자신의 어려운 가정환경을 멘토에게 자연스럽게 털어놓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이는 치밀하게 짜인 멘토스쿨 프로그램 덕분이다.

사실 멘토로 활동했던 천씨 역시 대학교 졸업반으로 취업을 앞두고 회계사 자격증 공부를 하고 있는 중이다. 매주 3시간에 걸친 수업과 이를 위한 준비가 부담스러웠을 터.

"처음에는 사실 부담스러웠죠. 하지만 금세 익숙해져서 시간이 아깝다기보다 아이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까 고민하게 됐어요. 전에도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큰 보람을 느꼈었거든요. 두둑한 장학금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죠."

천씨는 처음 멘토를 시작할 때 아이들과 과연 친해질 수 있을지가 걱정이었다고 말한다. 학원을 다니지 않는 아이들은 자신이 뒤처질까 걱정하고 있었다.

"제 경험을 들려준 게 아이들에게 자극이 됐나 봐요. 저는 고등학교에 다니는 3년 동안 사교육을 따로 하지 않았죠. 오히려 스스로 학습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됐답니다."

천씨는 단순히 문제풀이만 하는 게 아니라 푸는 방법을 가르치고, 학습 계획을 짜서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줬다.

"이 수업으로 아이들의 실력이 얼마나 향상됐는지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전반적으로 공부해야겠다는 의욕을 심어준 것은 틀림없어요. 적극적으로 하려는 모습들을 보면 아주 뿌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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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멘토스쿨, 폭넓은 사회공헌 계기

이번 멘토스쿨은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현대카드는 다양한 재능나눔을 펼치고 있는데 지금까지 한국예술종합학교와 연계한 예술사회공헌이나 드림실현프로젝트로 자영업자에게 현대카드의 마케팅을 전수하기도 했다. 이번 멘토스쿨은 처음 진행하는 것으로 지식 나눔을 통해 사회공헌 범위를 한 단계 확장할 수 있게 됐다.

현대카드 멘토스쿨은 다른 기업보다 풍부한 자금이 지원되는 것이 장점이다. 단순히 자원봉사 수준이던 사례비가 아닌 장학금과 교재비를 전액 지원한다. 여기에는 정 사장의 당부가 있었다. 학생들이 자신의 시간을 쪼개서 봉사하는 만큼 그에 걸맞는 대가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또 멘토들은 장학금을 받기 때문에 보다 책임감을 갖고 멘토스쿨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특히 보다 전문적인 멘토스쿨을 운영하기 위해 사회복지학과 석사 출신의 프로그램 매니저를 통해 멘토를 관리한다. 매 수업마다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해 수업을 점검한다. 멘토에게는 자율권이 많지 않지만 그만큼 잘 짜인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다. 일례로 프로그램 매니저는 마지막 수업을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지도 가르치는데 아이들에게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하지 말 것, 수업을 통해 느낀 감정을 학생들과 솔직하게 얘기할 것 등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3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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