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게 했더니 40쌍이 결혼"

People / 박희은 이음소시어스 대표

 
  • 이정흔|조회수 : 4,463|입력 : 2012.07.22 12:25
 
기사공유
  • 카카오톡 공유
  • 카카오톡 공유
  • 네이버 블로그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공유
  • url 공유
"피플들을 관찰하는 게 취미였던 이음신은 어느날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했답니다. 인연의 가능성은 가득한데 용기내지 못하는 싱글피플이 아주 많다는 사실이죠. 당신만의 인연, 이음에서 이어드릴게요."

소셜 데이팅 서비스 '이음'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소개글이다. 여기까지만 읽으면 "결혼정보회사 아냐? 온라인 데이팅이라는 게 결국 일회성 만남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도 이음은 "우리는 다르다"고 말한다. '싱글피플들에게 인연의 가능성을 선물'해주기 위해 서비스를 시작했다는 박희은 이음소시어스 대표를 만났다.
 
"설레게 했더니 40쌍이 결혼"
 

사진_류승희기자

◆가벼운 만남? 설레는 '온라인 이음'

노란색 원피스와 레깅스를 발랄하게 차려 입은 박 대표가 취재진에게 먼저 인사를 건넨다. 생글생글 웃는 얼굴에 귀염성 있는 말투가 마치 앳된 여대생을 떠올리게 한다. 실제로 그의 나이는 올해로 27세.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졸업 후 소셜 벤처 '이음'을 창립해 올해로 2년째 대표직을 맡고 있다.

이음의 서비스 역시 박 대표의 '20대 감수성'이 물씬 담겨 있다. 박 대표는 "이음에서 남녀를 이어주는 방식은 설렘이라는 단어로 함축된다"고 운을 뗀다. 2030 싱글들을 타깃으로 한 이곳은 회원으로 등록하게 되면 하루 한명씩 인연의 가능성이 있는 이성을 소개해준다. 다만 처음부터 나의 개인정보가 고스란히 노출되지는 않는다. 취미를 비롯한 간단한 소개내용과 사진을 확인한 뒤 마음에 들면 24시간 내에 OK. 상대 역시 OK를 수락하면 두사람의 연락처 등이 공개된다. 그 이후 인연 만들기는 두 사람의 몫이다.

"온라인에서 남녀를 소개해준다는 게 솔직히 새로운 서비스는 아니죠. 그런데 온라인이라고 쉽게 사람을 고르고 만난다는 게 설렘을 떨어뜨린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이음은 사람을 만나기 위한 제한조건을 많이 뒀습니다. 하루 딱 한명을 소개 받아 24시간이라는 제한된 시간 동안 상대를 살펴보는 시스템으로 기대감과 설렘을 극대화했죠." 

이 같은 차별화 덕분에 지금은 회원수 30만명, 대표적인 소셜 데이팅 서비스로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박 대표는 서비스 초기엔 온라인 데이팅 서비스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으로 힘들었다고 한다. 음란채팅 사이트로 오해하거나 개인정보 노출에 대한 거부감이 상당했던 것. 이음에서 처음부터 개인정보를 노출시키는 대신 두사람이 OK를 수락한 뒤에야 연락처가 공개되도록 한 것도 이 같은 이유가 컸다. 회원가입 과정에서도 모니터링을 통해 실명인증을 강화했다. 거짓 프로필 등으로 인연의 기대감을 해치는 걸 예방하기 위해서다.

"부정적 이슈나 편견을 없애기 위해 시스템 강화에 신경을 썼지만 운도 좋았어요. 처음 사업을 시작하면서 주변친구들에게 먼저 홍보했는데 카이스트나 서울대 등 소위 명문대 친구들이 많았어요. 그런 점이 자연스럽게 입소문을 타면서 회원 가입이 많이 늘었거든요. 그냥 가벼운 채팅서비스가 아니라 진지하게 사람을 이어주는 곳이라는 이미지를 심는데 도움이 컸던 것 같아요."

박 대표는 "이음을 통해 결혼한 사람만 공식적으로 40커플 정도다"고 자랑한다. 최근에는 이음이 한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영화 홍보를 시작하기도 했다. 유명 여가수와 가난한 홍대 뮤지션이 이음을 통해 만남을 갖고 사랑을 키워가는 내용을 담은 <설마 그럴 리가 없어>. 영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서비스를 소개하고 스토리를 만들어가기 위한 전략이다.
 
“이 영화의 감독과는 원래 알고 지내던 사이예요. 수다 중 얘기가 나와 제안을 했더니 흔쾌히 응해주셨어요. 시나리오나 OST까지 거의 함께 작업했는데 이음을 모르는 사람도 또 이음을 아는 사람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가 나와 만족하고 있어요. 이 영화가 흥행이 되고 그런 것 보다는 한 사람이라도 이음을 친근하게 알아가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설레게 했더니 40쌍이 결혼"
사진_류승희기자
 
◆'어린 여자애'의 벤처 CEO 성장기
차곡차곡 서비스의 진화를 이끌어온 덕에 현재 이음의 월 매출은 1억5000만원가량 된다. 지금도 셀 수 없을 만큼 많이 생겨나는 소셜벤처 중에서도 꽤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이른 시기에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은 편이다. 아직은 앳된 얼굴의 박 대표에게 '어린 여자애'라고 편견을 가지면 안 되는 이유다.

"지금의 이음은 2년 전만 해도 상상도 못했던 모습이에요. 그때는 순수하게 '이런 서비스가 있으면 좋을 텐데'라는 마음 하나만 갖고 시작해서 자금도 없었고 사무실도 없었어요. 벤처나 사업이라는 게 뭔지도 몰랐죠. 소셜 데이팅 서비스라니까 개발자들도 오려고 하지 않고 어설펐어요, 많이."

박 대표는 "진짜 심장이 터질 것 같은 게 어떤 기분인지 알게 됐다"고 덧붙인다. 얼기설기 겨우 서비스 베타 테스트를 시작한 이후, 부족한 사업경험에 정확한 일정이나 그에 따른 예산을 추산하는 것이 어려웠다. 그러다보니 오픈 일정은 계속 늦어지고 자금은 자꾸 들어가고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잘 된다는 보장 또한 없었다. CEO로서 성장통이 만만치 않았던 셈이다. 그 과정을 거쳐 지금은 직원수만 해도 40여명.

“저보다 사업 경험이 풍부한 임원들이 많아요. 저 또한 파트너로서 의지를 많이 하는 편이고요. 이음에 대한 경험은 제가 더 풍부하지만, 각 사업에 대한 깊이는 그분들이 더 풍부하잖아요. 그런 면에서 제 경험치가 적다는 건 분명히 인정해야 할 부분이죠. 그런데 ‘당신이 나보다 어리다’거나 ‘내가 대표다’는 이유로 의견 충돌한 적은 없어요. 이 사업을 왜 하는지 방향이 분명하고 거기에 맞춰 논의를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의견이 맞춰지는 것 같아요.” 
 
박 대표는 스스로를 '내가 대표니 무조건 따르라'는 식의 리더는 아니라고 평한다. 그래서일까. 20대 여성 CEO가 이끄는 이음은 사무실 분위기까지 박 대표를 쏙 빼닮은 듯하다. 세개의 눈을 가진 동글동글한 이음신이 곳곳에 그려진 사무실 한쪽 구석에는 라꾸라꾸 침대가 놓여있다. 40여명의 직원들이 저마다 컴퓨터 앞에 앉아 일에 몰두하거나 삼삼오오 자유롭게 사무실을 누비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뭐든지 이음스러워야 해요. 자유롭고 톡톡 튀고 열정적이고. 그 방향성만 확실하다면 이음이 앞으로 얼마나 더 클지, 어떻게 진화할지 가능성은 무궁무진해요. 앞으로는 온라인 데이팅에서 한발 더 나가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다른 서비스도 해보고 싶고요."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3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 0%
  • 0%
  • 코스피 : 3153.32상승 31.2118:01 05/14
  • 코스닥 : 966.72상승 14.9518:01 05/14
  • 원달러 : 1128.60하락 0.718:01 05/14
  • 두바이유 : 68.71상승 1.6618:01 05/14
  • 금 : 66.56상승 1.0218:01 05/14
  • [머니S포토] 경총 예방 문승욱 "아무도 흔들 수 없는 제조강국 위상 다질 것"
  • [머니S포토] 김부겸 총리 '안심하고 백신 접종 하세요'
  • [머니S포토] 취임식서 박수치는 김부겸 신임 총리
  • [머니S포토] 총리 인준 강행 규탄항의서 전달하는 국민의힘
  • [머니S포토] 경총 예방 문승욱 "아무도 흔들 수 없는 제조강국 위상 다질 것"

커버스토리

정기구독신청 독자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