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이 뭐예요? '차별없는 직장' 실천 기업들

판타스틱 '신의 직장'/ 정규직 전환 우수기업

 
  • 머니S 김진욱|조회수 : 22,291|입력 : 2012.07.30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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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직으로 전환될 것 같냐고요? 천만에요!" 올 초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비정규직 직장인 37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정규직 전환 가능성에 대해 응답자의 79%가 '아니다'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정규직 직장인 5명 중 4명꼴로 올해 정규직 전환을 전혀 기대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바야흐로 비정규직 600만 시대다. 전체 임금 노동자 3명 중 1명이 '비정규직'인 노동 현실 속에서 이제 비정규직 사원의 정규직 전환 문제는 '신의 직장'을 평가하는 중요한 잣대로 떠올랐다.

그동안 일부 기업이 계약직 사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사례가 간헐적으로 있었지만 이는 엄밀히 말해 그 범위가 상당히 부분적이었다. 설령 정규직으로 전환했어도 승진에 있어 기존 정규직 사원에 비해 차별을 받기 일쑤인데다 다른 직군으로의 전환도 불가능해 '제한된' 차원의 정규직 전환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정규직 전환 움직임에 새로운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일부 기업들이긴 해도 '정규직 전환'을 회사의 공식정책으로 선포하거나 비정규직 사원을 통째로 정규직으로 흡수하려는 모습들이 속속 포착되고 있는 것.

대기업군 중 가장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곳은 바로 CJ그룹이다.
 
비정규직이 뭐예요? '차별없는 직장' 실천 기업들
사진_머니투데이
 
◆CJ그룹, 예정보다 4개월 앞당겨 정규직 전환

지난해 12월 CJ그룹은 비정규직 60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파격적인 고용안정책을 발표해 재계의 이목을 끌었다. 당초 1년 뒤인 올 연말까지 정규직 전환을 완료할 계획이었지만 기간을 앞당겨 오는 8월 말까지 600명에 대한 정규직 전환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게 CJ측의 방침이다.
실제 CJ는 지난해 12월 '600명 정규직 전환' 발표 이후 두달 반만인 올 3월까지 1차적으로 절반에 가까운 269명의 정규직 전환을 완료했다.

계열사별 전환 인원은 텔레마케터가 대부분인 CJ텔레닉스가 72명으로 가장 많았고, 계약직 영양사들이 다수였던 CJ프레시웨이가 58명, 방송 제작 및 마케팅 보조업무가 다수인 CJ E&M이 41명 등이다.

CJ는 이번 정규직 전환 방침을 마련하면서 계약직 근로자들의 채용 검증기간을 앞으로는 일괄적으로 6개월로 줄여 조기에 정규직으로 전환키로 했다. 계약직 근무기간이 1년 이상 남아 있는 경우라도 근무기간이 6개월만 지났다면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시키겠다는 것이다.

CJ그룹 인사담당 이종기 상무는 "고용불안을 조기에 해소시켜주자는 차원에서 계획보다 전환시점을 앞당겼다"며 "정규직 전환 정책이 전환 대상자들에게 소속감과 안정감을 줘 개인과 회사가 서로 긍정적인 성과를 낼 수 있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비정규직이 뭐예요? '차별없는 직장' 실천 기업들

 
◆한전산업개발, 비정규직 '통째로' 정규직 흡수

전기검침 등의 업무를 주관하는 한전산업개발의 경우 지난 6월 비정규직 590여명의 정규직 전환을 완료해 고용노동부가 주관하는 '2012년 노사문화 우수기업'에 선정됐다.

규모면에서는 그리 크지 않더라도 이 회사의 정규직 전환 정책이 주목받는 이유는 비정규직 사원의 정규직 전환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전체 비정규직 사원 중 무려 90%에 가까운 인원이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한전사업개발의 비정규직 사원은 정확히 '위탁원'으로 불린다. 주로 ▲전기검침(전기사용 고객이 매월 사용하는 전력량에 대해 정기 검침일에 고객집을 방문해 검침) ▲청구서 송달(전기요금 청구서를 인편으로 송달) ▲체납고객 관리(전기요금을 납기일, 혹은 일정기간 내에 납부하지 못한 고객에게 납부독려)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지난 6월 창사 후 첫 공식 정규직 전환 정책이 시행되면서 전체 위탁원 683명 중 정규직 전환 인원은 591명으로, 총 비정규직 직원의 86.5%가 정규직원이 됐다.

이 회사 양부열 영업운영실 부장은 "잔여 위탁원 92명의 경우 본인이 정규직 전환을 원하지 않았거나 연령 만료가 도래한 인원이 다수"라며 "실질적으로 대부분의 비정규직 사원들이 정규직으로 전환한 셈"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전산업개발은 지난 2007년부터 자체 시험을 통해 정규직 전환 정책을 시행해오고 있으며 이로 인해 2007년 45명, 2009년 80명의 위탁원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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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류승희 기자
 
◆농협, 1600여명 정규직 전환 '가속도'

금융권에서는 농협의 정규직 전환 정책이 가장 눈에 띈다.

농협은 이달 5일 고용안정을 위해 농·축협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1600여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물론 중앙회가 아닌 1167개 지역 조합이 그 대상이다. 하지만 이는 현재 전국 농·축협 조합에서 근무 중인 전체 비정규직(8000명)의 20%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올 들어 정규직 전환을 꾀한 다른 기업들에 비해 규모 면에서 월등히 앞선다.

특히 농협의 정규직 전환은 기존에 없던 급수를 새로 만들면서까지 비정규직 사원을 흡수하려 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통상 4년제 대졸 공채직원들이 '5급', 초대졸 직원이 '6급'이었던 것을 감안해 이번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한 직원(고졸)들은 '7급'으로 따로 분류했다. 급여체계에 있어서도 기존 호봉제였던 비정규직 사원들을 정규직 전환 후에는 연봉제로 통일시켜 급여복지를 한층 더 강화했고 '책임자'로 승진할 수 있는 기회도 부여했다.

농협의 권태원 과장은 "지역본부별로 채용공고를 내 현재 비정규직 직원들의 정규직 전환 작업이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이같은 추세라면 빠르면 10월 이전에 1600여명의 정규직 전환 작업이 마무리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정규직 전환한 비정규직 사원들의 '말말말'
 
▶배성균(CJ E&M, 29세, 남) "지난해 8월부터 1년 계약직으로 투니버스의 브랜드 디자인 업무를 담당해오다 이번에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통상 미술 전공자들은 안정적인 직장을 찾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나도 오는 8월이면 회사와의 계약이 끝나 다른 직장을 구해야 할 처지였다. 다행히 이번에 회사가 정규직으로 전환해줘 무척 기쁘다. 동종업계에 있지만 안정된 직장을 구하지 못한 친구들까지 부러워하고 있다."

▶윤강수(뚜레쥬르, 38세, 남) "뚜레쥬르에서 빵과 케이크 품질관리 업무를 하고 있는데, 이렇게 빨리 정규직 전환이 될지 상상도 못했다. 소식을 들은 아내와 가족들이 너무 기뻐한다. 대기업 정규직원이 됐다는데 대해 가족들의 자부심도 한층 커졌다. 안정적인 위치에서 일할 수 있게 돼 6살 된 딸에게도 더욱 좋은 아빠가 될 것 같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4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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