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st Week Issue]규모 키우는 '깡통의 공포'

Weekly News & Issue

 
  • 이정흔|조회수 : 2,560|입력 : 2012.08.06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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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이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뜨거운 햇볕 아래 숨지는 사람이 나오는가 하면 농가는 폐사하는 가축 때문에 시름이 깊다. 사람의 뜻대로 되지 않는 변수에 속절없이 당하기는 내리쬐는 태양뿐 만은 아닌 듯하다. 서민의 속을 까맣게 태우는 깡통아파트, 통신 소비자의 분통을 터뜨리게 만든 KT 고객 개인정보의 대량 유출이 열대야로 잠 못 드는 이들의 가슴을 더욱 답답하게 만든다. 정부는 급하게 처방전을 내놓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듯 보이지만 역부족이다. 대선을 앞둔 불황기에 민생경제가 점점 뒷전으로 밀리는 것 같아 이 폭염에 숨이 더 막혀온다. 

◆드라기 쇼크
 
'드라기 쇼크'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강하게 때렸다. 유로존 문제 해결에 대한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호언장담이 '뻥카'로 결론났기 때문. 드라기 총재는 ECB 통화정책회의를 한주 앞둔 지난달 말 "유로화를 지키기 위해 모든 일을 할테니 나를 믿으라"며 경기부양책 제시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정작 열린 통화정책회의에서 드라기 총재는 ECB 최대주주인 독일의 반대에 밀려 아무것도 내놓지 못했다. 금융시장은 크게 실망했고 그에 대한 신뢰도 떨어졌다. "공개시장 조치를 취할 수 있다. 모든 조치의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그의 발언에 대해서도 시장은 더이상 기대를 품지 않는다. 오히려 불확실성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드라기 총재가 다음엔 '진짜 카드'를 들고 등장하길 기대해본다.
 
◆LTV 긴급처방
 
부동산 경기침체로 주택가격이 하락하면서 담보가치인정비율(LTV) 상승에 따른 주택담보대출자들의 대출금 상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지난 3월 기준 집값 하락으로 LTV 한도를 넘어선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총 44조6000억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지난 5월까지 담보가치 하락이나 신용등급이 떨어져 원금 가운데 일부가 상환된 대출은 1만5000건, 28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금융감독원은 이에 LTV를 초과해 갚아야 할 대출금을 신용대출이나 장기분할상환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하지만 이는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원리금 상환기간을 연장하는 땜질식 처방일 뿐이라는 것. 또 무리한 대출로 이자를 갚는 데도 허덕이는 이들에게 이율이 높은 신용대출을 받도록 한다는 발상도 '탁상공론'이라는 지적이다.
 
◆전국 집값 하락세
 
주택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전국 평균 집값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KB국민은행의 전국주택가격동향 조사에 따르면 7월 평균 주택가격은 6월에 비해 0.1% 하락했다. 그간 지역별 하락은 있었지만 전국 평균가격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2년만에 처음이다. 주택가격 하락은 부동산시장의 공급수 역할을 하고 있는 신도시의 흥행 부진이 하나의 원인으로 꼽힌다. 대심도급행철도(GTX), 인천 제3연륙교, 경기도청 이전 등 각종 소재가 추진력을 잃으면서 새로 들어서는 신도시들이 아파트만 덩그러니 지어진 '깡통신도시'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깡통아파트, 깡통전세, 깡통상가에 이어 '깡통'의 공포가 점차 규모를 키우는 양상이다. 우리의 예상보다 부동산 경기침체의 골은 더 깊을지도 모른다.
 
◆집단소송 봇물
 
'소송 쓰나미'가 몰려온다. KT의 870만여명 개인정보 유출이 집단소송으로 번졌다. 법무법인 평강은 KT 개인정보 유출 사건 피해자의 집단소송 변론을 맡기로 했다. 수임료는 단돈 100원. 발표 직후 KT 집단소송 참가자는 2만여명을 넘어섰다. 또한 45만명에 달하는 야후 계정과 비밀번호가 유출된 사고에 대해 집단소송 움직임이 일고 있다. 하지만 실제 소비자 승소 가능성은 낮다고. 그간 옥션, 애플, 네이트 등이 유사 소송에 휘말린 사례가 있지만 실제 보상으로 이어진 사례는 드물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 관련 은행과 건설사를 대상으로 한 집단소송도 일어날 조짐이다. 금융사와 건설사도 일정부분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 금융소비자단체의 주장이다. 이러다 '월가를 점령하라'는 구호가 서울 도심에서 재현되는 것은 아닌지….
 
◆인천공항 급유시설 민영화
 
정부가 인천국제공항의 핵심시설인 급유시설 민영화를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가 입찰을 강행하자 국민은 물론 정치권에서도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인천공항이 세계 최고 수준의 시설을 갖추고 매년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데 민영화를 왜 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이 과정에서 대한항공이 "(인천공항 급유시설 민영화는) 이미 대한항공으로 결론이 나 있다"고 발언한 인천공항 급유시설 임원을 파면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대다수 국민들은 인천공항이 민영화될 경우 항공료가 오르고 지금보다 국민들이 부담해야 할 비용이 많아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최근 벌어진 맥쿼리인프라의 지하철9호선 요금인상 사태가 실례로 거론된다. 불도저식으로 민영화를 밀어붙이기보다 소통을 바라는 여론에 귀를 열어야 하지 않을까.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4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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