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살리는 은행장 "이젠 스마트금융"

CEo In & Out/ 조준희 기업은행장

 
  • 성승제|조회수 : 6,390|입력 : 2012.08.16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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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기업은행입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기업은행 본점을 방문하면 매번 이처럼 우렁찬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기업은행 본점 지킴이 청원경찰의 적극적인 인사 덕분이다. 이 때문에 방문객들은 물론 내부직원들까지 마치 자신이 높은 직위에 오른 사람인 것 마냥 묘한 기분을 느끼게 된다.
 
기업은행이 달라지고 있다. 언제부터인지 용역직원부터 임원까지 소통과 배려라는 씨앗이 싹트고 있다. 이 같은 변화의 시작은 어디일까. 기업은행 수장인 조준희 행장의 합리적인 리더십에서 찾을 수 있다. 그는 능력이 되는 직원이라면 누구나 '깜짝' 인사를 단행한다. 열심히 하면 승진하거나 혹은 용역직원에서 정규직 직원으로 바뀔 수 있다는 믿음과 신뢰가 본점 내부 분위기를 바꾸고 있다.
 
◆왕후장상의 씨 없는 기업은행
 
요즘 기업은행 내부에는 유행어가 있다. 조 행장이 강조하는 '왕후장상(王侯將相)의 씨는 따로 있지 않다'는 말이다. 이는 올해 7월 초 파격적인 '원샷 인사'(1900명 임직원 승진·이동 하루에 실시)에서 고스란히 증명됐다.
 
조 행장은 올해 1월 인사에서 운전기사와 배관공을 거쳐 부지점장으로 발탁돼 이목을 끈 이철희 소장(53·신당동 출장소)을 6개월 만에 지점장으로 승진시켰다. 출장소 수신기반을 일반 지점수준까지 단번에 끌어올린 성과를 인정한 것이다.
 
청원경찰 출신인 김용술 대리(50·등촌역지점)는 4급 과장으로 발탁했다. 김 대리는 올해에만 4차례 '신규고객왕'을 차지하는 등 약 5000명의 신규고객을 유치한 성과를 올렸다. 조정희 과장(45·영주지점)은 개인금융 기반이 취약한 지방 중소도시의 핸디캡을 극복하고 부지점장으로 승진했다. 이는 통상적인 승진 연차보다 무려 6년이나 앞선 것으로 조 과장은 지난 6년간 'IBK예금왕'을 한번도 놓치지 않았다. 또한 용역경비원 출신 창구텔러인 한채성 계장(덕천동지점)과 기윤희 계장(상무지점)은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용역과 정규직, 임원 모두 희망과 꿈을 안고 자신의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물론 이 과정에는 조 행장의 치밀한 전략이 있었다. 그가 직접 개발한 '시스템 인사'덕분이다. 이는 전직원의 13%에 달하는 1600명에 대한 승진과 이동을 단 하루에 할 수 있도록 컴퓨터 시스템을 만든 것. 학연·혈연·지연이 같은 직원들끼리 한 점포에 몰리지 않도록 하는 등 주요 인사오류 사항을 유형화해 컴퓨터로 관리하고 있다.
 
기업 살리는 은행장 "이젠 스마트금융"

 
◆합리적·소통의 달인
 
"말 그대로 소통의 달인이세요. 직원의 의견과 건의사항을 들으면 직위 여하를 막론하고 대부분 수용하시려고 하죠. 기업은행 내부를 누구보다 잘 알고 계셔서 직원들의 신뢰감도 상당히 높아요." (박진욱 기업은행 부행장)
 
"기업은행은 그동안 중소기업에게는 신뢰가 높지만 개인 고객에게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현장에 있으면 절실하게 느껴지죠. 하지만 최근 개인고객이 눈에 띄게 늘어났습니다. 특히 할머니들이 신규가입을 많이 하세요. 행장님의 아이디어가 용인에서도 먹히고 있는 셈이죠." (정낙은 용인 흥덕지구 지점장)
 
조준희 행장은 기준과 원칙, 인화와 단결을 중시하는 전형적인 원칙주의자로 통한다. 1980년 한국외국어대학을 졸업한 후 그해 7월 신입행원으로 입사해 30년 만에 은행장에 오른 인물이다. 기업은행에서 내부출신이 행장이 된 건 조 행장이 처음이다.
 
조 행장은 자신을 통해 제2, 제3의 내부출신 행장이 나와야 한다고 믿고 있다. 능력이 있는 직원이라면 출신성분을 따지지 않고 주요 자리를 꿰차게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곧 직원들의 무한한 신뢰로 돌아왔다. 기업은행 고위 임원은 물론, 수도권에서 근무하는 영업지점장까지 조 행장이 추구하는 기업 문화에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
 
단순히 보여주기식 리더십이 아닌 철저한 경영철학과 합리적 판단을 통해 '기업은행호(號)'를 이끌어가고 있다는 호평이 이어지고 있는 이유다.
 
조 행장은 또 '아이디어 뱅크'로도 잘 알려져 있다. 연예인 송해씨를 처음 CF모델로 발탁한 것도 그의 아이디어였다. 기업은행을 기업만이 아닌 개인고객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선 이미지 전환이 필요했는데 송해씨를 모델로 내세운 광고 덕분에 성공을 거뒀다. 경쟁은행도 놀랄 정도의 '발상의 전환'으로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 셈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그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영업력을 인정받은 '영업통'이다. 과거 10년 6개월간 일본에서 근무하며 쌓은 인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현지영업의 토대를 구축했으며 특히 1990년 도쿄사무소의 지점 승격을 준비하면서 과로로 병원에 입원하면서까지 개점일에 맞춰 대장성 인가를 받아낸 활약상은 지금도 유명한 일화로 남아 있다.
 
'1등 제조기'라는 별명도 그의 능력을 뒷받침하고 있다. 무역센터지점장 시절, 전 금융기관 최우수 점포장에 선정돼 산업포장을 받았고, 경인지역본부장 시절엔 중위권에 머물던 지역본부를 단 1년 만에 경영평가 1위로 끌어올리기도 했다.
 
그가 직원들에게 강조하는 업무자세는 한결 같다. 고객중심, 현장중심의 업무처리다. 이를 위해 영업현장과의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가 지금 새롭게 꿈꾸는 목표는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일이다. 그 시작은 1만1000여명의 직원들로부터 천천히 시작되고 있다. 이는 지난 1일 열린 기업은행 창립 51주년 기념사에도 고스란히 묻어난다. 조 행장은 "51년은 한사람의 인생으로 보면 지천명(知天命)을 넘긴 나이"라며 "IBK에 주어진 천명은 기업을 살리고 일자리를 늘려 모두가 더불어 살아가는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기업은행이 고객의 신뢰를 바탕으로 운영되는 기관인 만큼 도덕적으로도 완벽해야 한다는 지론을 강조했다. 그는 "지금은 사업전반을 거시·미시적으로 촘촘하게 점검해야 할 때"라며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스마트 금융시장을 선점하고 모든 부문에서 국민의 요구를 뛰어넘는 엄격한 도덕성을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프로필
▲1954년 경북 상주 출생 ▲상주고 ▲한국외대 중국어과 ▲기업은행 도쿄지점장 ▲종합기획부장 ▲경인지역본부장 ▲종합금융본부장 ▲경영지원본부장 ▲개인고객본부장 ▲전무이사(수석부행장) ▲기업은행장 행장대행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4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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