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숨긴 '무늬만 백화점'

진화하는 롯데쇼핑의 '꼼수 영업'

 
  • 김진욱|조회수 : 19,123|입력 : 2012.08.17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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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할 테면 해봐!" 대형마트에 대한 영업규제가 한층 강화된 가운데 롯데쇼핑의 지속적인 '편법' 영업을 놓고 말들이 많다. 겉은 백화점이지만 실상은 마트식 운영을 취하고 있어 대형마트에 대한 영업규제를 교묘히 피해갔다는 인상을 주고 있어서다.

롯데쇼핑이 인수한 경기도 수원의 그랜드백화점 영통점이 대표적인 최근 사례. 지난 5월 롯데가 900억원에 인수한 이 점포는 오는 11월 롯데마트로 매장을 탈바꿈하기 위해 리뉴얼 작업이 한창이다. 전체 5개층 중 지하1층과 지상1층에 롯데마트 매장이 꾸며진다.
 
롯데마트 숨긴 '무늬만 백화점'

사진_류승희 기자
 
◆그랜드백화점 쇼핑센터 신청은 '고의'?

문제는 롯데쇼핑이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해당 매장을 대형마트가 아닌 '쇼핑센터'로 허가를 신청했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롯데마트가 대형마트 영업규제를 벗어나기 위한 '꼼수'를 부렸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유통법)상 대형마트는 규제대상이지만 쇼핑센터는 그렇지 않다. 업종이 대형마트가 아닌 쇼핑센터로 등록될 경우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이나 2·4주째 일요일 의무휴업과 같은 유통법상 규제를 피할 수 있다.

특히 유통법에서 대형마트와 쇼핑센터를 나누는 기준도 구체적이지 않아 롯데마트를 쇼핑센터로 등록해도 이를 제재할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

이에 대해 롯데쇼핑 관계자는 "건물구조에 따라 백화점과 대형마트를 구분해서 (허가)신청을 한다. 고층의 빌딩 전체를 쓰면 백화점(쇼핑센터), 2개층 정도를 쓰면 마트가 되는 식"이라며 "이번 영통점의 경우 아울렛 형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쇼핑센터로 신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화점 식품매장이 할인마트?

롯데쇼핑을 둘러싼 편법영업 논란은 올 들어 줄기차게 야기됐다. 지난 3월말 경기도 평촌에 문을 연 롯데백화점 역시 '롯데마트'를 편법 입점시켰다는 논란을 일으켰다. 롯데백화점 평촌점의 별도 식품매장인 '롯데식품관'이 문제의 주인공. 백화점 식품매장의 경우 주로 건물 지하에 배치되는데 롯데식품관은 롯데백화점 건물 지하 외에 별도의 건물에 마련됐다. 

통상 백화점 지하매장 식품관이 베이커리나 즉석조리 음식 등을 취급하는 것과 달리 평촌 롯데식품관은 먹을거리 외에도 생필품, 공산품 등 취급품목이 다양한데다 가격 역시 백화점의 식품관보다 훨씬 저렴해 '롯데마트'가 숨어 입점했다는 해석을 낳았다. 

여기에 영업시간이 밤 12시까지라는 점도 석연치 않다. 보통 백화점 지하의 식품관이 밤 8시에 영업을 폐장하는데 비해 평촌 롯데백화점의 식품관은 롯데마트의 영업시간을 어느정도 따르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마저도 롯데쇼핑 측은 매장 크기가 쇼핑센터나 백화점에 해당되기 때문에 마트가 아닌 백화점으로 운영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그러나 당시 롯데식품관은 대형마트의 영업시간과 의무휴일 규제 등과 관련한 유통법이 발효되기 직전에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무늬만 백화점 식품관'이라는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주차장을 매장으로 '용도변경' 꼼수?  

'편법운영' 외에 롯데마트 수지점은 '용도변경'을 통해 꼼수 영업을 일삼았다는 논란에 휩싸인 케이스다.

지난 6월 롯데쇼핑은 용인시에 롯데마트 수지점의 매장 3층 주차장시설 3500㎡를 판매시설(매장)로 바꾸는 내용의 건축물 용도변경 허가 신청을 냈다. 용도변경이 이뤄지면 지상5층, 지하1층, 건축연면적 4만4000여㎡ 규모의 초대형 할인매장인 롯데마트 수지점의 판매시설 면적은 2만5000여㎡에서 2만8500여㎡로 늘어나게 된다.

현재 이 신청안은 시교통영향심의위원회에서 조건부 통과된 것으로 전해졌다. 심의위가 제시한 조건 이행사항은 주출입구와 부출입구간 보행동선 확보 등 4개 항목이지만 별다른 변수가 없는 한 주차장을 판매시설로 바꾸는 용도변경은 조만간 시로부터 허가받을 것이 확실시 되는 상황.  

이에 대한 주변 지역상인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당초 소상공인 육성과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대형마트의 영업시간을 제한하는 등 규제강화에 나선 상황에서 롯데쇼핑이 매장 주차장을 매장으로 바꾸는 절차를 밟은 것 자체가 대기업의 상생경영과 대치하는 모습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롯데쇼핑 측은 여유가 있는 주차부지를 활용해 지역 소상인들의 피해가 적은 어린이 완구용품점을 운영할 것이며 지역경제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업태변경 '꼼수' 부린 대형마트는 어디?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에 따르면 올 들어 일요일 강제휴무를 피하기 위해 업태 변경이라는 '꼼수'를 부린 대형마트는 7월 현재 전국에 총 13곳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금까지 업태를 변경 등록한 13곳은 서울의 경우 ▲잠원동 뉴코아백화점 ▲잠원동 뉴코아아울렛 ▲금천구 플라자 카멜리아 ▲동대문구 장안동 바우하우스 ▲노원구 2001아울렛 ▲노원구 세이브존 등 6곳이고 경기도의 경우 ▲고양시 일산동구 마두동 뉴코아아울렛 ▲부천시 원미구 상동 세이브존 등 2곳, 대전은 서구 세이브존 1곳, 제주의 경우 뉴월드 삼화점 1곳, 광주 서구·남구·광산구 롯데마트 3곳 등이다. 

이 의원은 "국민적 합의를 통해 어렵게 기업형 슈퍼마켓과 대형마트들의 일요휴무제를 도입했는데 업태를 변경해 이를 피해 간다면 입법취지를 벗어나는 것"이라며 "문제가 심각해지자 지자체별로 업태변경을 못하도록 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현재까지 악의적으로 업태를 변경한 비도덕적인 업체에 대해서도 필요한 경우 과태료 등 제재가 따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4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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