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이동수단(자전거)의 미래②-"이곳으로 달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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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본 코너는 개인이동수단의 개발과 디자인 영역에서 활동하는 국내 최고의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미래 비전을 소개한다. 반대와 이견은 당연한 것이며 여기에 자신의 비전을 제시하는 전문가들끼리도 서로 의견충돌이 있을 수 있다.
지구상의 모든 에너지는 태양으로부터 왔고 지금도 그렇다. 태양빛은 지구를 덥히고 식물을 기름으로써 지구상에 모든 생명체들이 번성토록 한다. 먼 옛날 지구에 대멸종의 순간이 왔을 때 지상과 바다 생명체의 잔해는 수백만 년 동안 열과 압력을 받아 각각 석탄과 석유로 변화했으며, 현재 '지적생명체 집단'인 인류는 그렇게 만들어진 화석연료의 혜택을 보고 있다.

<b>인류는 여전히 채집으로 생활하고 있다</b>

산업혁명 이후 인류사회는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는 방향으로 발전을 거듭했다. 자동차, 텔레비전, 냉장고, 에어컨, 컴퓨터, 휴대폰 등 생활필수품으로 여겨지는 문명의 이기들이 전파될수록 1인당 에너지 소비량은 증가하고 화석연료의 채굴도 가속화된다. 업체들은 기술혁신으로 더 좋은 제품들을 지속적으로 출시하여 사람들의 생활을 편리하고 윤택하게 하는 듯하다. 하지만 에너지에 관심을 두고 다시 살피자면, 현재 인류는 선사시대에 먹을거리를 채집했듯 과거 대멸종의 잔해들(화석연료)을 채집해가며 생활한다.

우리나라는 연중 태양이 강렬하지도 않고 바람이 세게 불지도 않으며, 파도가 거세지도 않아 청정대체에너지 자원 개발에 매우 불리하다. 원자력발전이 안전하다면 바닷물을 전기분해하여 얻어지는 수소를 천연가스처럼 사용할 수도 있을 것이나, 가까운 일본에서의 치명적 사고사례를 돌아볼 때 원자력은 믿고 의지할 만한 에너지원이 아니다. 또한 원자력발전에 필요한 우라늄은 태양계 생성 시 만들어진, 한정된 자원으로서 화석연료와 마찬가지로 채집해서 사용되고 있다.

<b>대중화된 '바퀴 달린 공장', 자동차</b>

산업혁명이 한창이던 시절에 엔진은 공장에만 있었다. 공장이 주는 급여가 개인을 부유하게 하고 공장이 생산해낸 제품이 시장의 가판대를 채우면서 개인의 소비활동이 활성화되다가, 이제 비싼 물건을 빚을 내어 구입하는 시대가 오자 수많은 개인들이 작은 공장에 바퀴를 단 제품도 구입하여 이동하기에 이른 것이다.

현재 발전된 국가에서 개인의 에너지 소비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지구환경 변화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바로 개인이 소유한 '바퀴 달린 공장', 자동차이다. 사람들은 단지 70kg의 체중을 운반하기 위해 그 14배인 1톤의 쇳덩이를 매일 끌고 다닌다. 도심지는 차량으로 붐벼 때론 운전이 걷기보다 느리고, 불행한 사고는 끊이지 않으며, 이제 모든 이들이 불안한 느낌을 받을 정도로 기후가 바뀌고 있다.

자동차는 주행 중 발생하는 내외부의 진동과 사고로 인한 충돌에 대비하기 위해 높은 수준의 내구성을 요구하고, 그 수준은 최고속도의 제곱에 비례한다. 그런데 계기판에 180km/h까지 달릴 수 있다고 표기된 자동차가 서울 도심에서 평균적으로 이동하는 속도는 20km/h에 훨씬 못 미친다. 또한 자동차는 탑승인원 수에 비례해 공차중량이 증가하고, 무거운 차량일수록 연비가 떨어진다. 그런데 온 가족이 탑승할 자리가 마련된 자동차가 도심에서 이동할 때는 대부분 '나 홀로 운전'이다.

<b>자동차의 확산은 머잖아 멈출 것</b>

자전거 역사를 되돌아 볼 때, 19세기 말 서양과 1970년대 미국의 자전거붐은 에너지가격 폭등이 원인이었다기보다는 각 개인의 소비수준 향상에 따른 결과였다. 자동차도 역시 마찬가지로 최근 몇몇 선진국에서 자동차 보유율이 감소 추세로 돌아섰지만, 지구 전체를 놓고 보면 개발도상국의 개인 소비수준이 향상되면서 전 세계 자동차 판매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눈여겨 볼 시대적 변화는 인류사회에서 정보의 확산과 인식 수준의 향상 속도가 급격하게 빨라지고 세계적으로 평준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 옛날 일본이나 한국이 선진국 사회를 모방하여 성장하면서 부작용도 그대로 답습한 것과 달리, 중국이나 인도는 소위 선진사회의 문제들에 미리 대비하여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의 대도시가 한국의 서울처럼 매일 넘치는 자동차로 골머리를 앓게 된다면 우리의 인식과 마찬가지로 그들도 그 상태를 성장이나 발전으로만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이다. 그들이 대도시의 교통을 제대로 설계한다면 도심지 내에서의 근거리 이동에는 개인이동수단을 이용하고 어쩌다 원거리 이동에 나설 때는 자동차를 빌리거나(렌터카) 버스, 철도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스템일 것이다.

<b>개인이동수단의 미래는 자전거와 자동차의 중간 개념</b>

21세기 들어 독일 등 유럽에서의 전기자전거 인기 폭등은 개인이동수단의 미래를 암시하는 중요한 단서다. 순수 인력운송수단인 자전거는 지형과 날씨와 이동거리에 따라 불편한 짐이 돼버릴 수도 있어, 근거리 이동에서 자동차를 대체하기 위한 개인이동수단은 인력을 보조할 부가적 동력원과 날씨변화에 대응할 외피(껍데기)를 필요로 한다.

인력으로 이동하는 지상 이동수단에 보조동력원과 외피를 부가하면, '전동 벨로모빌'의 형태가 된다. 벨로모빌(Velomobile)은 단어 자체가 자전거(Velo)와 자동차(auto-Mobile)의 혼합 개념인데, 외피를 덮는데 따른 무게의 증가와 비싼 가격 그리고 경사지에서 효과적이지 못한 페달링 자세 때문에 세계적으로 아직 통계조차 잡히지 않을 정도로 판매량이 저조하다.

그러나 동시에 소규모의 벨로모빌 제조업체들 중 폐업하는 회사는 수십 년 동안 거의 발견되지 않았다. 페달링 토크가 낮은 단점은 보조동력원으로 보완할 수 있다. 그리고 초 고가의 차량 가격은 거품을 제거하는 이에게 거대한 수익을 안겨줄 '기회'인 셈이다.

인간의 이동을 걷기, 달리기, 운전(자동차)으로 분류한다면 자전거는 달리기 위치에 대응하되 신체의 이동능력을 증폭시킴으로써 더 작은 에너지를 소모하며 편하게 달리도록 하는 이동수단이고, 여기에 보조동력원과 외피를 부가한 전동 벨로모빌은 달리기(자전거)와 운전(자동차)의 중간에 위치하는 이동을 제공하게 된다. 자전거보다는 무겁지만 자동차보다는 훨씬 가볍고, 자동차보다는 느리지만 자전거보다는 훨씬 작은 노력으로 신속하게 이동할 수 있는 개인이동수단이 미래 교통의 핵심요소가 될 것이다.

▲ 24H 장거리 세계신기록을 보유한 그레그의 벨로모빌(2006년) : 세계신기록 수립을 위해 제작된 이륜 벨로모빌로 캐나다의 그레그(Greg Kolodziejzyk)는 이것을 타고 24시간 동안 1,041km(평속 43km/h)를 달려 기네스에 이름을 올렸다. 동일한 수준의 인간동력으로 자전거를 타면 25km/h정도의 속도를 낼 수 있다. / 사진 : 그레그 제공
▲ 24H 장거리 세계신기록을 보유한 그레그의 벨로모빌(2006년) : 세계신기록 수립을 위해 제작된 이륜 벨로모빌로 캐나다의 그레그(Greg Kolodziejzyk)는 이것을 타고 24시간 동안 1,041km(평속 43km/h)를 달려 기네스에 이름을 올렸다. 동일한 수준의 인간동력으로 자전거를 타면 25km/h정도의 속도를 낼 수 있다. / 사진 : 그레그 제공
<b>경주를 개최하여 기술개발 경쟁을 유도</b>

20세기 초 자전거 경주 '뚜르 드 프랑스(이하 'TDF')'와 자동차 경주 '에프원 그랑프리(이하 'F1')'는 3년의 시간차를 두고 비슷한 시기에 시작되었다. TDF는 참가자들의 재미를 위해, 그리고 F1은 자동차회사들이 '기술과 성능을 과시'하기 위해 탄생한 경주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상황은 묘하게 뒤바뀌었다. 사람들은 더 이상 F1 경주를 보고 특정 회사의 기술력을 논하지 않고, 따라서 자동차회사들도 후원에서 발을 뺀다. 그러나 TDF는 여전히 자전거업체들의 신기술 경연장이다.

차이는 인간동력의 사용에 있다. TDF에서는 기술이 선수의 이동능력을 향상시키는 보조수단인 반면, F1에서는 기술이 주가 되고 선수에게는 그것의 사용능력(운전)만이 요구된다. 선수에게 도움을 주는 기술이 다른 이들에게도 도움 될 수 있으면 대중의 관심사이겠지만, 오직 선수만이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은 아무리 고급스런 모습으로 등장해도 일반인에겐 '볼거리' 이상의 의미를 갖지 못한다.

그리고 중요한 사실 한 가지는, TDF와 F1 모두는 각각 자전거와 자동차 시장을 확장시키는 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 특히 F1은 자동차 수요가 초라하게 작았던 시절 존재하지 않던 시장을 만들어냈다. 전동 벨로모빌 경주도 시장을 열게 될 것이다. 경주 참가 업체들의 기술개발 경쟁은 당장의 열악한 시장 여건에서도 우리가 최고의 기술을 개발하고 최고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이 되어줄 것이다. 또한 그 기반은 올림픽처럼 오래 유지될 수 있다.


※ 콘텐츠 제공 : 윤덕재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자전거종합연구센터 센터장
신병철 ㈜다이나필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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