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st Week Issue]팔자 센 한국의 재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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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혜원|조회수 : 2,859|입력 : 2012.08.20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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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영화 <다크 나이트 라이즈>을 보면 화려한 볼거리 만큼이나 인상에 남는 게 있다. 우리네 재벌가와 사뭇 다른 모습이 그것. 재벌 2세인 브루스 웨인은 평화를 위해 자신의 재산과 목숨을 내놓는다. 웨인재단을 운영하며 약자를 돌보는가 하면 자신이 배트맨이 돼 취약한 공권력을 뒷받침한다. 세금 안 내고 2·3세에게 재산을 물려줄 방법을 궁리하거나 회삿돈에 손 대지도 않는다.
 
우리나라의 재벌들은 어떤가. 이번에 구속된 김승연 한화 회장 외에도 삼성, 현대, SK그룹의 총수들은 검찰청 문턱을 자주 넘었고 징역을 살기도 했다. 김 회장의 구속 이후 전경련은 '유감스럽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국민들은 유감보다 걱정의 마음이 더 크다. 배트맨에 나오는 따뜻한 재벌은 정녕 영화 속에서만 가능한 것일까.
 
◆DTI 규제 완화 

젊은 직장인들의 주택대출이 쉬워진다. 금융위원회가 내놓은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완화' 방안에 따르면 소득에 맞춰 주택담보대출 금액을 규제하는 DTI를 적용할 때 40세 미만 무주택 직장인에 대해 '10년 뒤 예상소득'을 반영키로 했다. 당장은 소득이 적더라도 향후 승진·승급 등으로 소득이 늘어날 확률이 높은 만큼 원리금 상환 능력을 고평가한다는 것이다. 직장과 소득 수준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20% 안팎의 주택담보대출 한도액 증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자산은 있지만 은퇴 등으로 소득을 입증하기 어려운 대출자를 위해 자산소득을 인정하는 기준도 새롭게 마련된다. 금융당국이 이처럼 DTI 규제완화에 나선 것은 침체된 부동산 경기를 살리기 위해서다. 그러나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자칫 '악성부채'를 늘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번 DTI 규제완화가 부동산을 살릴지, 가계 빚 폭탄만 더 키울지 두고 볼일이다.

◆한일관계 급랭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 직후 급속히 냉각된 한일관계가 이 대통령의 일왕에 대한 사과 요구와 위안부 문제 언급까지 겹치면서 급랭하는 분위기다. 특히 경제계에 미칠 파장이 만만치 않다. 우선 일본 정부는 한일간 통화스와프 협정을 재검토하고 있다. 이 협정은 노다 요시히코 총리와 이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것으로 금융위기 때 상호 지원할 수 있는 통화규모를 130억달러에서 700억달러로 대폭 확대한 것이다. 만약 일본이 지원규모를 축소한다면 외환위기에 취약한 우리나라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양국 외교 경색이 장기화되면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등 경제 협력 전반에도 충격이 가해질 게 뻔하다. 양국의 항공업계와 관광업계 등에도 악영향이 우려된다. 한일전 축구경기처럼 한일간 외교전서도 짜릿하고 시원한 '승리'를 기대해도 될까.
 
◆김승연 회장 법정구속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회사에 수천억원의 손실을 떠넘긴 혐의로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법원이 1심에서 재벌총수를 법정구속한 것은 이례적이다. 김 회장의 구속으로 한화그룹은 말할 것도 없고 전경련 등 경제단체는 충격에 휩싸였다. 경영공백 우려나 경제활성화를 명분으로 솜방망이 처벌을 내렸던 법원의 관행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 재벌들은 그동안 대부분 집행유예를 받거나 설령 구속되더라도 초고속 특별사면을 받는 혜택을 누렸다. 때문에 정치권에는 경제정의를 바로 세우려면 재벌총수에 엄정한 법의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김 회장의 법정구속은 '정치권 경제민주화 바람의 시범 케이스'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이쯤 되면 2010년 검찰 소환 당시 그가 이야기한 "제 팔자가 센 것 아닙니까"라는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대출연체자 1년새 80만명 급증

아파트가격 하락 등으로 최근 1년간 새로 쏟아져 나온 대출연체자가 80만명에 달했다. 나이스신용평가정보는 가계대출자 1667만6000명의 불량률이 올해 3월 말 기준 4.78%라고 밝혔다. 불량률은 최근 1년간 채무 불이행으로 은행연합회에 통보되거나 3개월 넘게 원리금 상환을 연체한 대출자 비율이다. 금융회사에 빚을 갚지 못하고 불량 대출자가 된 사람이 한해에만 79만7000명이 생겼다는 의미다. 특히 주로 저소득자가 분포된 신용도 하위등급(7~10등급)은 불량률이 약 18%다. 고소득자 위주의 상위등급(1~3등급) 불량률이 1%를 밑도는 것과 대조된다. 학력에 따라 금리를 멋대로 책정하고 일부 은행은 계약서 위조까지 하는 세상. 과연 대한민국에서 서민들이 맘 편하게 발 디딜 곳은 어디일까.
 
◆현대미술관 화재 원인 논란

경복궁 옆 국립현대미술관 화재 원인을 두고 경찰과 피해자 유족의 주장이 엇갈려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은 전등파열이 화재 원인인 것으로 파악했다. 그러나 유족들은 사고 당시 진행된 용접작업에서 나온 불꽃이 우레탄에 옮겨붙어 불이 번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화재 당일 용접작업을 하긴 했지만 그 시점이 사고 발생시각보다 훨씬 이전이어서 화재와 직접적인 관계는 없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현장감식 결과가 나오는대로 인부들의 진술과 경찰이 확보한 증거를 대조해 정확한 원인을 밝힐 계획이다. 공사를 맡은 GS건설 현장소장과 현장안전관리자 등 4명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상·치사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어서 논란은 아직도 뜨겁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4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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