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과 희망 '두 토끼 잡은' 어느 중년의 자전거

이진형 씨, 허리 수술 재활로 자전거 시작··· 올 1월 1,600km 산티아고 순례길 단독 라이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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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진형 씨가 파리-산티아고 순례길 지도를 펼치고 있다.
▲ 이진형 씨가 파리-산티아고 순례길 지도를 펼치고 있다.
'우측 페달을 상향으로, 업힐은 즐거워, 정상이 눈앞에, 수고하셨습니다.'

재미있게 이름 붙여진 나무레일 따라 계단을 오르면 이색 자전거 매장이 있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엠세븐'. 성형외과 숲을 이룬 압구정 한 가운데, 그것도 2층이다. 논현동에서 6년 동안 매장을 운영하다 올 초 이곳으로 이사 왔다는 이진형(51) 씨는 온 몸이 상처투성이다.

"척추장애 4급입니다. 1989년 디스크가 파열돼 핀으로 척추를 고정했죠. 재활운동으로 자전거를 시작했어요."

자전거만큼은 안 된다는 의사의 만류도 소용없었다 한다. 수술 과정에서 체력이 고갈돼 자전거 안장에 오르는 것도 쉽지 않았다.

"어렵게 올라타도 아이들을 못 쫓아갈 정도였죠. 매일 도시락 두 개 싸들고 석 달 동안 수리산에서 살았어요."

외국계 화학회사를 접고 자전거를 본업으로 삼은 것도 자전거 사랑에서 비롯됐다. 건강을 되찾은 비결이 자전거였고, 취미 생활로 놔두기에 너무나 아까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민 끝에 매장을 운영하게 되었단다.

"삶의 절반을 달려오자 불현 듯 회의, 우울, 두려움, 막 이런 것들이 몰려오데요. 1,600여km를 달리다 보니 막연한 '부정'의 자리에 '희망'이 돋더군요. 나 자신을 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이었죠."

올 초 이 씨는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떠났다. 1월 7일 파리를 출발, 생장 피도포르를 거쳐 산티아고에 이르는 '1,600km 인생 순례'를 나선 것이다. 하루 100여km를 달렸다.

엠세븐은 자전거동호인들이 즐겨 찾는다. 일반 라이딩에서 산티아고 등 해외 코스 정보를 이 씨로부터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수요일에 정기적으로 만나, 정보를 나누며 라이딩을 함께 한다.

젊음과 패션이 넘쳐나는 압구정 한 복판, 오늘도 자전거가 나무레일 따라 엠세븐에 오른다.


박정웅 기자 park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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