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태풍 볼라벤…주식시장엔 '찻잔 속 태풍'

예상보다 피해 적어 수혜주 '실종'…보험주만 반짝 상승

 
  • 우경희|조회수 : 8,329|입력 : 2012.09.04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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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지 유리창'. 15호 태풍 '볼라벤'으로 인한 피해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됐던 지난달 28일 국내 대부분 포털사이트의 검색어 순위 상위를 기록했던 단어다. 창에 물 먹인 신문지를 붙이거나 테이프를 붙여 유리의 장력을 높이면 강풍으로 인한 유리 파손을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이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만들어진 신풍속도다.
 
태풍의 시발점에 가까워 가장 먼저 피해에 노출되는 홍콩이나 싱가포르에서는 기상청 관측실에 수억원의 연봉을 받는 최고 수준의 기상 전문가를 배치한다. 태풍이 경제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광범위해 정확한 예보가 생명과 재산을 지켜주기 때문이다. 당연히 증시에도 매년 태풍이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이번 태풍 '볼라벤'을 기다리며 전국토가 유난스러울 정도의 호들갑을 떤 것은 태풍의 크기와 강도가 역대 최고 수준이라는 예보 때문이었다. 봄철 황사에 이어 여름 태풍을 맞이하는 증시투자자들의 마음도 들썩였다.

그러나 이번 태풍 볼라벤은 태풍 테마주의 허상을 잘 보여줬다는 평이다. 예상을 하회한 태풍피해 속에서 관련주들은 일부 종목이 반짝 상승했을 뿐 덤덤한 주가 흐름을 보였다. 상승했던 종목들도 이내 상승폭을 반납했다.
 
대형 태풍 볼라벤…주식시장엔 '찻잔 속 태풍'

사진_뉴스1 한재호 기자

◆"태풍 수혜주 있나?" 투자자 의심 늘었다

볼라벤은 남부지방에는 어업과 농업을 중심으로 큰 시설물 및 작물 피해를 입혔다. 30여명에 달하는 안타까운 인명피해 소식도 전해졌다. 하지만 불행 중 다행으로 수도권으로 진입하면서는 세력이 크게 약해졌다. 태풍 피해가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우려됐던 지난달 28일에도 서울 및 수도권 인근은 강풍에 따른 일부 피해가 있었을 뿐 폭우 등으로 인한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예상보다 적었던 것으로 나타나면서 사실상 증시에 태풍 수혜주는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정전이나 단수 등에 대비해 비상식량을 찾는 시민들이 늘며 초코파이와 햇반, 생수 등이 대형마트에서 동날 지경이었지만 28일 증시에서 농심의 주가는 오히려 전일 대비 2.72% 내린 가운데 마감했다. 당시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던 오리온 역시 0.22%대 상승에 그치며 숨을 골랐다. 같은 날 CJ제일제당, 롯데제과, 동원F&B 등도 주가가 내렸다.

폐기물 처리업체와 비료업체, 시멘트업체 등 대표적인 태풍 수혜주로 손꼽히는 종목들도 27일 일부 반짝 상승했을 뿐 이후 주가가 지지부진하다.
 
코엔텍, 인선이엔티 등 폐기물 처리업체들의 주가가 내리막을 타고 있으며 조비와 남해화학 등 비료업체들도 주가가 태풍 통과 이후 오히려 내렸다. 건물 붕괴사고 등이 발생할 경우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에  주가가 올랐던 성신양회, 한일시멘트, 아세아시멘트 등도 태풍에 대한 수혜가 자취를 감췄다.

증권업계는 덤덤한 태풍 관련주 움직임에 대해 이미 시장이 태풍 테마주에 대해 기대를 접었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투자자들의 의심이 늘었다는 것이다.
 
 
대형 태풍 볼라벤…주식시장엔 '찻잔 속 태풍'

사진_뉴스1 이정선 기자 

◆호들갑 비해 피해는 미미…보험주 반짝

오히려 매년 태풍으로 인해 주가가 울상 지었던 손해보험주가 수혜를 입었다. 예상보다 수도권 태풍피해가 적어 태풍피해에 따른 보험금 지급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흥국화재와 한화손해보험, 현대해상, 롯데손해보험 등 손해보험주들은 최근 펀더멘털 강화에 따른 밸류에이션 재평가로 주가가 지속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다. 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일시 제기됐으나 대부분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 집중호우로 인해 차량 침수사고가 대거 발생해 보험금 지급이 크게 늘어났던 데 비해 이번 태풍은 8월30일 현재 호우를 동반하지 않아 상대적으로 손실 규모가 적을 전망이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내고 "태풍은 손보사들의 펀더멘털을 해치지 않는 일회성 이벤트이며 지속적인 자연재해 발생에 따라 원수사들의 경우 충분한 자동차보험 초과손해액재보험(XOL)을 설정해 놓았다"며 "오히려 태풍에 따른 피해가 발생한다면 지속적으로 논의돼 온 자동차보험료 인하가 수개월 간 이연될 수 있는 여지가 있어 피해액을 상쇄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형 태풍 볼라벤…주식시장엔 '찻잔 속 태풍'


태풍이 증시에 남긴 것은 '일시적 태풍으로 인한 수혜주도, 피해주도 없다'는 것이다. 실제 대표적인 태풍 피해주인 손보주는 올해뿐 아니라 역사적으로 태풍으로 인해 주가가 일시 하락했다 하더라도 이내 재차 상승했다.

소방방재청과 삼성증권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0년 태풍 '프라피룬'을 시작으로 2002년 집중호우와 태풍 '루사' 피해, 2003년 태풍 '매미', 2010년 태풍 '곤파스' 등 2000년 이후 총 9건의 초대형 태풍 및 호우 피해 시 손보주들의 평균 상대수익률은 1주일 후 2.2%, 2주일 후 2.8%, 1개월 후 4.8%, 2개월 후 2.5%로 집계됐다. 사실상 태풍으로 인한 주가 타격은 없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본부의 한 관계자는 "테마주는 실적이나 기업 펀더멘탈에 관계없이 주가 변동성이 극심한 경우가 많다"며 "투자에 나서기 전에 기업에 대해 꼼꼼히 따져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4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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