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 아파트 '역발상'

가격 급락 불구 '삶의 질' 미래 가치 본다면 희망

 
  • 이건희|조회수 : 19,685|입력 : 2012.09.18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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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총리실을 비롯한 16개 중앙행정기관과 조세심판원 등 20개 소속기관이 세종시로 이전하는 것과 관련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곳이 과천시다. 
 
이들 기관 중 일부는 세종로중앙청사에서 이전하는 것이지만 서울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세종로중앙청사의 이전은 주변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 반면 과천시는 작은 도시인 관계로 과천청사의 이전이 지역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돼 이전이 시작되기 전부터 아파트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지난 8월 한달간 수도권에서 아파트 가격이 가장 많이 하락한 도시는 과천>의왕>성남>김포>광명 순으로, 과천시의 아파트값 하락률이 0.57%로 가장 컸다(부동산114 발표). 과천시 아파트의 지난달 평균 매매가는 3.3㎡당 2457만원으로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도 낮았다. 2006년 12월의 평균 매매가가 3.3㎡당 3742만원에 달했던 것을 감안하면 무려 34%나 떨어진 것이다. 
 
아파트 값만이 아니라 상가도 타격이 크다. 음식점을 비롯한 주요상가의 큰 고객이 과천청사의 공무원이었기 때문에 청사가 세종시로 떠나면 수입이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청사의 근무인원, 상주인구 및 유동인구를 합해 하루 평균 1만여명이 이 지역 상가를 이용해 왔다. 서울시내의 경우 상업지역이 붙어서 이어져 있는 반면 과천은 좁은 시의 범위를 벗어나면 그린벨트로 인해 상업지역이 없기 때문에 대부분 과천시 안에 있는 지역상가를 이용한다. 따라서 청사 앞의 중심상가 1층 점포는 권리금이 33㎡당 1억원에 달했는데 지금은 권리금이 0원으로 떨어져 권리금 없이도 입점할 수 있는 점포가 늘어난 상태다.
 
그렇다면 과천시의 미래는 암울하기만 한 것일까. 
 
과천 아파트 '역발상'
과천시 원문동 주공2단지 
 
◆과천시 하락세?…역발상 필요 
 
과천시는 한동안 하락세가 불가피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역발상도 가능하다. 과천청사의 정부부처들이 세종시로 옮겨간 후에는 일단 상가에 손님이 줄어들어 침체될 것이 자명하다. 하지만 과천 및 중앙청사가 올해 말부터 2014년까지 3단계로 이전이 완료되면 정부에서는 과천청사를 정부청사로 그대로 활용키로 했다. 입주할 대상기관도 확정해 발표한 바 있다. 
 
법무부는 그대로 과천청사를 사용하고 방통위와 국과위(이상 장관급), 방사청(차관급), 경인지방통계청 등 특별행정기관 8곳, 정부통합콜센터 등이 과천청사에 입주한다는 계획이다. 
 
현재의 청사 건물을 리모델링한 후 그 자리에 다른 기관들이 들어올 예정이므로 나중에는 상가 경기가 어느 정도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권리금이 전혀 없는 상가의 매물이 늘어나면 가급적 싼 가격에 인수하는 방법을 고려해볼 수 있다. 
 
상가를 고를 때는 기존 부처가 이전한 후 신규 기관이 입주하기까지 리모델링이 진행되는 기간에도 큰 무리 없이 견딜 수 있는지 보면 된다. 또는 기관의 고객들을 직접 상대 하지 않는 업종의 사업을 하다 기관이 들어온 뒤 기관 직원들을 상대로 돈 벌기에 유리한 업종으로 전환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권리금이 다시 부분적으로 살아난다면 권리금이 늘어난 만큼 영업외 수익도 올리게 된다. 상가에 투자하는 사람들 중에는 권리금이 없는 상가나 권리금이 싼 상가를 인수해 권리금이 올라간 뒤 파는 식으로 돈을 번 사람들도 있다. 
 
아파트는 투기의 수단이 아니라 주거의 수단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과천시의 삶의 질을 살펴봐야한다. 투기로 돈이 많이 몰려 재료에 의해 아파트 가격이 움직이는 시대로부터 주거환경과 질에 의해 주택의 선호도가 결정되는 시대로 전환된다면 과천시가 다시 관심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과천 아파트 '역발상'
 
◆삶의 질을 추구한다면 과천시를 주목하라 
 
과천시는 서울의 강남권에 인접해 있으면서도 살기 좋은 환경을 지닌 쾌적한 도시로 평가된다. 자연환경 측면에서는 관악산, 청계산, 우면산에 둘러싸여 있고 도심에 중앙공원이 있으며 시가지가 깨끗하게 잘 정돈돼 있다. 
 
과천시에 들어가면 외국의 고급도시에 들어온 느낌이 든다. 시내 전지역으로 자전거도로가 이어져 요즘 전세계적으로 관심이 높은 녹색도시로서의 가치도 지닌다. 1인당 자전거 도로연장이 '0.35m/명'으로 전국 최상위권이다. 환경오염배출시설수가 '0.3/1000명'이고 산업폐수발생이 '2.66㎥/일 1000명'으로 환경오염정도도 매우 낮다.
 
교통인프라를 보면 도로포장률이 100%로 비포장도로가 없다. 주차장 확보율은 167%에 달해 성남시의 108%, 안양시의 103%, 수원시의 83%보다 높고 경기도내 평균인 76%보다 두배 이상 높다. 상하수도 보급률, 주차장 확보율, 환경오염배출시설, 에너지효율 등의 지표를 종합해 평가하는 '도시기반 경쟁력' 평가에서 과천시는 1위에 올랐다(G. Economy21과 경기개발연구원 공동기획 발표. 2010년).
 
과천시는 전국 51개 도시를 대상으로 한 도시 경쟁력 평가에서도 인간적 가치·시간적 가치·공간적 가치 등 다차원 심층분석에서 국내 1위를 차지했다(이코노미플러스와 문화경영연구원CMN 공동 조사. 2009년). 
 
서울 위성도시 거주자들은 흔히 서울로 출퇴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대중교통수단이 중요하다. 과천시 한 가운데로 지하철 4호선이 관통하면서 작은 도시임에도 지하철역이 5개나 있어 과천시내 거의 모든 곳에서 지하철역까지 걸어갈 수 있다. 
 
안양시나 수원시에서 서울로 진입하는 길목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사당동이나 양재동쪽으로 가는 버스 노선이 많다. 국립현대미술관, 국립과천과학관, 서울경마공원, 서울랜드 등 대단위 시설과 관광명소가 있어 주말에 가족이 나들이 가기에도 편리하다. 
 
풍부한 문화시설과 더불어 과천시와 과천문화원 등 각종 기관·단체에서 운영하는 문화예술프로그램이 200개에 달해 문화경쟁력도 높다. 수준 있는 문화생활을 누리기에도 편리한 환경이며 평생학습 환경이 잘 구축돼 있어서 자기계발에도 유리하다.
 
경기의 불확실성과 각종 논란 속에 침체 분위기를 겪고 있는 아파트시장이지만 투심을 자극하는 재료가 아닌, 주택의 본질인 주거의 목적에 충실해 보다 나은 삶의 질을 추구하는 쪽으로 미래의 방향이 바뀔 수 있도록 가능성을 열어둬야 하지 않을까.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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