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 따져봐야 '실익보험'

Finance/ 실손의료보험, 어떻게 바뀌나

 
  • 배현정|조회수 : 4,951|입력 : 2012.09.20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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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의료보험이 수술대에 올랐다. 실손의료보험은 대한민국 성인 대부분이 가입한 보장성보험으로 뜨거운 사랑을 받아왔으나 그 인기 만큼 논란도 끊이지 않았던 상품이다.
 
대표적인 것이 보험료 인상 논란이다. 실손의료보험은 3년마다 갱신하며 보험료를 조정하는데 올해 갱신한 경우 평균 60% 넘게 급등하는 등 '보험료 폭탄' 논란이 거셌다. 이에 금융당국이 지난 2009년 실손의료보험 표준화 이후 3년만에 다시 칼을 빼들었다. 
 
이번 실손의료보험 종합개선대책은 소비자의 선택권을 강화하고 변경·해지 시 부담을 완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기존에는 실손의료보험을 다른 보장과 묶어 통합보험 형태로 판매해왔으나 이번 대책으로 1만~2만원대의 단독 실손의료보험이 출시되며 시장의 재편을 예고하고 있다.
 
 
 
실손 따져봐야 '실익보험'
 
 
 
 
◆1만원대 단독 실손보험 나온다 
 
실손의료보험의 가입자수는 지난 4월 기준으로 2522만명에 달한다. 매년 300만명 이상이 신규 가입하고 연간 수입보험료만 3조3000억원에 이를 정도로 높은 인지도와 가입률을 자랑한다. 
하지만 과도한 보험료 인상 논란과 더불어 실손의료보험이 다른 보장과 묶여져 있어 소비자들이 실손의료보험료가 얼마인지 정확히 따져보기 어려운 점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또한 소비자들이 다른 상품으로 갈아타고 싶어도 전체 상품 해지에 따른 부담이 컸던 것이 현실이었다.
 
이에 금융당국은 소비자가 실손보험만 원할 때 손쉽게 가입·변경할 수 있도록 단독상품 출시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따라서 내년 1분기에는 개선안에 따른 단독상품이 시장에 선을 보일 전망이다. 아울러 기존 통합형상품도 병행 판매되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통합형 상품은 소비자가 분석·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에는 불필요한 보장과 비용이 청구될 가능성이 높다"며 "실손 단독상품을 선택해 보장을 비교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자기부담금 20%짜리 상품도 나온다. 기존에는 자기부담금이 10%로 획일화돼 있었지만 20%도 선택할 수 있게 돼 고객의 상황에 맞게 가입할 수 있다. 현재 전체 실손의료보험 가입자의 절반은 갱신기간 내 의료비를 한번도 청구한 적이 없는 무사고 계약자다. 이처럼 평소 잔병치레가 적은 고객이라면 자기부담금을 높이는 대신 보험료를 낮춘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좋은 선택일 수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자기부담금 선택 확대는 의료이용량이 적은 소비자 기호에 맞춰 보험료 및 보장 수준을 조합할 수 있고, 가입자의 모럴해저드를 감소시키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보험료 갱신주기도 3년에서 1년 단위로 바뀌게 된다. 그동안 3년치를 한꺼번에 인상하면서 보험사가 인상원인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등 소비자 불만이 커진데 따른 조치다. 금융당국은 1년마다 갱신하게 되면 의료환경 변화와 위험률 변동 요인을 보험료에 적기에 반영할 수 있고, 매년 보험사간 인상폭을 비교할 수 있어 보험료 인상 자제를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보험전문가들 사이에선 평가가 엇갈린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계약을 1년마다 갱신하면 3년 만기 대비 분산효과로 당장은 인상분이 적어 보일지 몰라도 실질적으로는 3년 합산 시 총액이 오히려 증가하는 상황도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험의 안정성 측면에서 갱신주기의 단축을 우려하는 주장도 나온다. 조남희 대표는 "생명과 건강에 관련된 보험상품은 기본적으로 장기상품이어야 하는데 1년마다 조건을 변경하게 되면 안정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번 실손의료보험 개선안이 소비자에게 유리한 측면과 보험사에 이득이 되는 측면을 동시에 갖고 있다"며 "이러한 득과 실을 잘 따져 자신에게 맞는 상품을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실손의료보험 핵심 개선안 5가지  
 ① 실손의료보험 단독상품 출시 
 ② 보험료 갱신주기 단축(3년→1년)
 ③ 보험기간 현실화 (특정연령까지 보장→ 일정기간: 최대 15년)
 ④ 보험금 지급심사 강화 (불합리한 인상요인 억제)
 ⑤ 자기부담금 선택권 확대 (10%→ 10% 또는 20% ) 
 
◆실손보험 판매수익 급감, 주력상품 변화 예고
 
업계는 이번 개편이 실손의료보험 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기존 혼합형 상품의 경우 7만~10만원대의 보험료로 설계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1만~2만원대의 저렴한 단독 실손의료보험이 나오면 사업비가 줄어드는 만큼 보험사 설계수당도 급감하게 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이는 실손의료보험 판매비중이 높은 손해보험사들에 더욱 큰 영향을 초래할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실손의료보험 가입자 2500만명 중 2000만명 이상이 손보사에서 판매하는 상품에 가입돼 있다. 
 
현재 보험업계는 실손의료보험 시장이 단독상품 위주로 재편되면 설계사들이 주력상품을 바꿀 여지가 많다고 보고 있다. 실손보험이 '지고' 다른 경쟁력을 가진 주력상품이 새롭게 떠오를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특정 보험사가 실손의료보험 시장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현상도 나타날 수 있다고 예상한다. 특히 창립 90주년을 기념해 파격적인 신상품을 잇따라 출시한 메리츠화재의 행보가 눈길을 끈다. 메리츠화재는 10일 연금·자동차 등 서로 다른 영역의 보장을 하나의 상품에 담아 관리할 수 있는 통합보험을 내놓아 비상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실손의료보험 시장이 어느 보험사로 편중되지 않은 보편화된 시장이었으나 개선안이 시행되는 초기에 시장선점을 위해 특화된 상품이 나올 경우 시장의 쏠림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4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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