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을 잘 팔아야' 경품왕

남들 귀찮아하는 이벤트 정성 들이면 확률 '쑥쑥'

 
  • 성승제|조회수 : 45,859|입력 : 2012.10.11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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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소는 당소를 부른데요. 앞으로 계속 당소 남길게요. 아참! 당소가 뭐냐고요? 경품 마니아들만 아는 은어라고 해야 하나. 당첨소감의 준말이에요. (웃음)"
 
부산에 사는 윤모씨(28)는 요즘 경품에 푹 빠졌다. 경품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는 이제 겨우 1년 남짓. 남다른 그만의 치밀한 전략(?) 때문일까, 운이 좋아서일까. 경품을 시작하면서 그는 가족과 남편도 모르는 특별한 보물이 생겼다. 경품에 당첨될 때마다 물건을 팔아 통장에 저금하는 '경품전용통장'이 바로 그것이다.
 
경품경력이 고작 1년이라고 코웃음칠 수 있겠지만 통장 잔액을 보면 오히려 눈이 휘둥그레진다. 하나 둘씩 받은 경품을 팔아 모은 돈이 자그만치 1800만원이란다. 통장에는 2000원부터 100만원까지 그동안 꼼꼼하게 돈을 모은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서울에 사는 김모씨(33)는 매년 경품으로 수백만원 상당의 물품을 챙기는 '경품족'이다. 회사를 다니면서 재미삼아 응모한 이벤트에 당첨돼 작년에 해외를 두번이나 다녀왔다. 전자제품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하나쯤은 구입하고 싶은 아이패드도 2개나 당첨됐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틈틈이 경품에 응모해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는 셈이다. 
 
"쇼핑몰에서 옷을 구입한 후 후기를 여러장 써야 하는 이벤트에 응모했는데 생각지도 않게 아이패드가 당첨됐어요. 응모를 처음할 때는 조금 귀찮았는데 당첨된 것을 확인하니까 재미가 붙더라고요. 지금도 카페 등을 통해 기업들이 제공하는 다양한 이벤트에 참여하고 있어요."
 
경품 이벤트에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면 결실을 맺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아파트부터 승용차, 보석, 백화점 상품권, 각종 전자제품 등 다양한 물건을 받을 수 있다. 어떤 이는 경품 응모에 도전한 지 불과 2~3개월 만에 승용차에 당첨되고 해외여행권, 노트북, 전자수첩, TV 등 다양한 상품을 받았다고 한다. 이를 돈으로 환산하면 수천만원에 이른다. 
 
각종 인터넷 포털사이트와 블로그 등에는 이벤트에 응모해 당첨됐다는 글이 올라온다. 흔히 '경품 사냥꾼' '경품 고수'로 불리는 이들은 경품행사 내용과 경품 사진을 찍어 자신의 블로그나 카페 등에 올린다. 경품 사실을 확인한 누리꾼들은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부럽다" "노하우를 알려 달라"는 뜨거운 반응이 이어진다. 
 
불황이 길어지면서 한푼이라도 아끼려는 '신자린고비'들을 위해 경품 당첨 노하우를 들어봤다. 
 
'품을 잘 팔아야' 경품왕
이동통신 가입자 1000만명 달성 기념 LG유플러스의 경품행사
사진_머니투데이
 
◆복잡하고 귀찮은 이벤트에 응모하라 
 
경품 이벤트의 종류는 다양하다. TV, 라디오에 사연을 보내거나 기업들이 퀴즈이벤트를 개최하면 참여자에게 추첨을 통해 경품을 주는 것이 대표적이다. 특히 대기업들이 하는 이벤트는 홍보 마케팅용으로 진행되는 만큼 고가의 경품이 많은 편이다.
 
하지만 경품응모에 이제 막 첫걸음을 뗐거나 글 쓰는 재주가 없는 사람이라면 간단한 이벤트에 참여하는 편이 수월하다. 퀴즈, 댓글달기, 사진응모, 회원가입 이벤트 등이 비교적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다.
 
이중 참여자가 가장 몰리는 곳은 퀴즈응모 분야다. 참여하는 방법이 쉽고 시간도 오래 걸리지 않기 때문이다. 경품응모 사이트에 회원 가입을 한 후 문항에 대해 답안을 작성하면 응모가 끝난다. 반면 노력을 요하거나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이벤트는 비교적 경쟁률이 낮다. 
 
윤씨는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이벤트에 정성을 들이면 당첨가능성이 높다"면서 "처음에는 다소 어려울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노하우가 생긴다. 어떻게 하면 당첨이 잘되고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지 터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경품 고수들은 퀴즈응모 시 당첨확률은 100대 1 정도라고 말한다. 당첨확률을 높이기 위해 가족과 친구의 명의를 빌려 쓰기도 한다. 물론 사전 동의는 필수다. 
 
설문조사와 리플 달기는 퀴즈응모에 비해 경쟁률이 낮지만 다소의 노력이 필요하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주관식 문제도 있어 나름 까다롭다. 문항이 많게는 20개를 넘기도 한다. 하지만 퀴즈응모에 비해 상품이 비교적 고가인 경우가 많다. 
 
리플 달기는 기업들이 출시한 물건을 구입한 뒤 상품평을 써주고 경품을 기대하는 응모방법이다. 기업은 선착순 또는 추첨을 통해 경품을 지급하거나 현금 대신 사용할 수 있는 마일리지를 제공한다. 경품 고수들은 설문조사와 리플 달기의 당첨확률이 각각 70대 1과 50대 1 정도라고 예상했다.
 
경품응모 시 간과해선 안될 부분은 세금이다. 한 경품 고수는 "경품에 응모할 때 제세공과금을 누가 내는지를 꼭 알아봐야 한다"며 "일부 기업들이 대신 내주는 경우도 있지만 당첨된 물건을 받을 때 당첨 수령자가 내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당첨자가 경품 수령 뒤 내야 하는 제세공과금은 경품 가격의 22%"라며 "세금이 많거나 필요 없는 경품을 받게 됐다면 당첨을 취소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귀뜸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보통 경품 이벤트에 참여하려면 기업 홈페이지 회원가입이 거의 필수"라며 "경품 이벤트용 이메일과 개인이 자주 사용하는 이메일을 따로 구분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박스) 모델하우스, 체리피커 등장에 골머리
 
강남구 삼성동의 한 오피스텔 모델하우스 관계자는 요즘 골치가 아프다. 경품을 노리는 체리피커가 모델하우스를 장악하고 있어서다. 분양성적을 높이기 위해 갖가지 경품을 내걸었는데 정작 수요자는 없고 괜한 경품 사냥꾼들만 몰려든 것. 이 회사가 내건 경품은 화려하기 그지없다. 스마트 TV, 금 10돈, 드럼세탁기 등을 경품으로 내걸었다.
 
회사 관계자는 "아파트 청약보다는 경품을 목적으로 삼삼오오 떼를 지어 몰려다니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면서 "경품이벤트 기간만 쫓아다니며 선물을 받아가는 사람들을 보면 얄미울 정도"라고 꼬집었다.
 
그렇다고 내쫓을 수도 없는 입장이다. 아파트 청약을 고민하는 수요자인지 경품 사냥꾼인지 증명할 길이 없어서다. 오히려 부동산 경기가 최악인 상황에서 모델하우스에 찾아오는 것만으로도 고마워해야 할 형편이다. 
 
문제는 이들 때문에 실수요자에게 돌아가야 할 혜택이 엉뚱한 곳으로 흘러간다는 점이다. 고가의 경품을 받기 위해 떼를 지어 다니고 자기들만의 전략을 세워 치밀하게 접근하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한 이벤트회사 관계자는 "TV나 인터넷을 통해 경품고수가 된 사람들의 사례를 보면 일반인들은 부럽겠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골치 덩어리나 다름없다"면서 "각 기업마다 실고객들에게 공정하게 선물을 줄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 중이다"고 토로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5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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