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 농림수산식품부 갈등 왜?

전 수협 감사위원장 자격 놓고 법적 다툼

 
  • 성승제|조회수 : 6,707|입력 : 2012.10.02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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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협중앙회가 강병순 전 감사위원장의 법원 판결을 앞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9월 말, 강 전 위원장의 법원 판결에 따라 농림수산식품부(농림수산부)와 수협중앙회 임직원들의 징계가 엇갈릴 수 있어서다. 두 기관은 올해 초 수협중앙회 지도경제대표이사 선출을 두고 대립각을 세운 바 있어 이번 판결 결과에 더욱 촉각을 세우는 모습이다.
 
강병순 전 감사위원장 소송 사태는 지난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수협 감사위원회는 4월13일 수협중앙회 노조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병순 전 위원을 감사위원장으로 선출했다.
 
노조는 반대이유로 강 전 위원장의 자격논란을 들었다. 수협중앙회 감사실은 2009년 3월 직원 오모씨를 부실대출 혐의로 해고한 바 있다. 하지만 법정소송을 통해 오씨가 회사로 복귀하자 그의 주변을 재조사했다는 것. 이 과정에서 감사실이 조합원 50여명에 대해 강압적인 조사를 진행했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노조 측은 "감사실 관계자가 지난해 10월 한 지점 여성조합원의 물품을 수거하고 본사 지하 1층 감사실로 끌고 갔다"면서 "심야까지 윽박지르고 협박하는 인권 탄압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인권유린과 권력남용을 들어 강 전 위원장의 자격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수협중앙회는 노조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예정대로 그를 감사위원장으로 취임시켰다.
 
노조는 이후 선임 반대 압박수위를 더욱 높였고 강 전 위원장이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장을 겸임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수협법 제17조 및 시행령 부칙 제2조에 따르면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장은 겸임을 할 수 없다. 노조는 이를 토대로 수협중앙회를 관리·감독하는 기구인 농림수산부에 이의를 제기했다. 농림수산부는 내부 검토를 통해 감사위원 부적격 유권해석을 내렸다. 농림수산부가 노조의 손을 들어주면서 수협중앙회가 궁지에 몰린 셈이다. 
 
하지만 수협중앙회와 강 전 위원장은 즉각 감사위원 선출 중지 및 감사위원 직위 보존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사건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농림수산부가 감사위원 부적격 판단을 내려 직위가 해제됐지만 법원의 판결로 다시 부활한 셈이다.
 
농림수산부는 물러서지 않았다. 강 전 위원장이 수협중앙회 감사위원장 자격이 안 된다고 판단하고 내부지침을 들어 6개월 업무정지 징계처분을 내렸다. 강 전 위원장은 이에 맞서 민사소송으로 대응해 지금의 법적다툼이 불거졌다.
 
따라서 이번 판결에 의해 농림수산부와 수협중앙회의 입장 차이는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만약 강 전 위원장이 1심에서 승소할 경우 농림수산부는 무리하게 산하기관 직원에 대해 징계를 내렸다는 비판을 받게 된다. 반면 강 전 위원장이 패소할 경우 수협중앙회가 자격이 되지 않는 인물을 감사위원장으로 선출했다는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안배영 농협중앙회 노조위원장은 "법원 판결에 따라 농림수산부와 수협중앙회 직원들의 표정이 엇갈리게 될 것"이라며 "만약 법원이 강 전 위원장의 손을 들어주면 감사원으로부터 농림수산부 직원들이 감사를 받게 되고, 반대일 경우 수협중앙회가 농림수산부로부터 감사를 받아 담당직원들이 징계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협, 농림수산식품부 갈등 왜?

 
◆곤혹스러운 농림수산부
 
강병순 전 감사위원장의 소송전으로 농림수산부와 수협중앙회의 갈등은 더욱 깊어졌다. 농림수산부 내부에서는 수산관련 예산작업 및 신용사업 바젤Ⅲ, 경제사업 활성화 방안 등 산적한 현안을 해결하기도 바쁜데 소송이 발목을 잡고 있어 어려움이 많은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수협중앙회가 내부 직원 한명에 의해 입장이 엇갈리는 어이없는 사건이 벌어졌다"면서 "그동안 양측의 불협화음이 얼마나 심했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결과"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수협중앙회를 관리·감독하는 농림수산부가 산하기관 운영을 제대로 못한 것 같다"면서 "근본적인 책임은 농림수산부에 있다"고 비판했다.
 
두 기관의 마찰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수협중앙회는 지난 5월 지도경제사업 대표이사 선임 과정에서 농림수산부 퇴직 관료 임모씨를 탈락시키고 김영태씨(59)를 선출했다. 당시 수산업계 내부에서는 농림수산부가 차기 지도경제사업 대표로 임모씨를 점찍었는데 이종구 수협중앙회장의 반발로 무산됐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이후 이종구 회장과 농림수산부는 껄끄러운 관계를 지속해왔다는 게 내부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이 때문에 속앓이를 한 사람은 수협 조합원들이다.
 
수협 조합원 한 관계자는 "농림수산부와 수협중앙회가 밥그릇 싸움을 할 때 정작 어민들은 빠져 있었다"면서 "두 기관의 싸움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한편 수산업계에서는 해양수산부 부활을 위한 움직임도 일고 있다. 수산업 관계자들은 대개 국내 수산업의 전성기를 2000년으로 꼽는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해양수산부 장관을 했던 시기다. 하지만 2008년 수협중앙회가 농림수산부로 이관되면서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것이 수협 조합원들의 한결 같은 말이다. 농업과 수산업은 근본적으로 역할이 다른데 농림수산부에서 관리·감독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는 것. 이 때문에 민간단체를 중심으로 해양수산부 부활 국민운동본부를 발족해 활발한 부활운동을 펼치고 있다.
 
박인호 부산항만발전협의회 국민운동본부 대표는 "이번 해수부 부활 운동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할 수협중앙회가 전혀 참여하지 않고 있다"면서 "정부의 산하기관이어서 눈치를 보는 것 같다. 지금 수협중앙회가 해야 할 역할이 무엇인지 올곧게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4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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