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브랜딩 동반성장 흐름 잡아야"

비즈니스 호텔 '춘추전국시대'/ 기업vs중소기업 호텔전쟁 해법은

 
  • 지영호|조회수 : 5,399|입력 : 2012.10.18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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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들의 호텔사업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계열의 호텔신라가 서울 일대에 5개를 비롯해 롯데호텔과 SK네트웍스, 한진그룹 등이 중구 일대에 각각 1~2개의 호텔을 건립할 계획이다.

비단 대기업뿐 만이 아니다. 현재 서울에서 진행 중인 호텔 건설 프로젝트만 줄잡아 60~70개에 이르고 있다.

자본이 호텔 사업에 몰리는 이유는 늘어나는 외국인 관광객 수요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국내에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수 성장세가 10%까지 늘어난 것이 근거다. 정부가 9월 확정한 2012~2016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은 1100만명에 이를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라면 2015년에는 1500만명까지 늘어난다.

이처럼 지속적인 수요증가를 보이고 있는 호텔 사업의 현재와 미래를 조민호 한양대학교 관광학부 교수(호텔·관광경영학 박사)로부터 들어봤다.

"코브랜딩 동반성장 흐름 잡아야"

사진_류승희 기자

◆늘어나는 외국인 수요, 양보단 질 우선 돼야

“중국 관광객이 묵을 숙소가 없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 호텔 수가 부족해 이들을 수용하지 못하는 것이 아닙니다. 실제로 시내를 둘러보면 방에 불이 꺼져있는 호텔이 많습니다. 가격이 맞지 않아 발생하는 문제이지 호텔수가 부족하다는 것은 사실과 다릅니다.”

그는 중국인을 중심으로 최근 늘어나는 외국인 관광객 수요의 질적 한계도 분명히 인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국을 찾는 중국인이 돈 있는 소비층이 아닌 중·저가 패키지 상품을 찾는 수요라는 것. 저렴한 여행 상품을 구입하니 가격을 맞추려는 여행사가 도심 외곽의 모텔급 숙소나 심지어 찜질방 숙박까지 강행하게 됐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반면 중국인은 식사를 하더라도 크게 한상을 차려야 하는 음식문화에 익숙한 것처럼 기대치는 높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에서 여유 있는 사람들은 유럽이나 하와이를 가지, 한국에 안 옵니다. 이들을 유치할 수 있는 방안이 나와야 호텔을 비롯한 국내 관광업이 활성화될 수 있어요.”

재미있는 점은 국내 객실 단가가 명동을 중심으로 이뤄져있다는 사실이다. 이비스앰버서더나 메트로, 사보이 등 중·저가 비즈니스호텔은 방이 없어 가격이 높아도 수요가 끊이지 않는 반면, 강남의 유명 호텔들은 가격 할인에도 기대 이하의 객실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다. 관광객이 선호하는 관광지와의 거리가 호텔 운영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는 의미다.

“중국인들은 한국의 문화재나 자연경관보다는 쇼핑이나 트렌드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을 선호합니다. 이들의 욕구에 맞는 관광상품을 개발해야 중국 관광수요를 흡수할 수 있습니다.”

◆대기업-개인사업자 상생법은 ‘코브랜딩’

“거대자본의 호텔사업 진출은 호텔 서비스의 질적 업그레이드를 위해서 필요한 면이 있습니다. 다만 무분별한 대형마트 진출로 골목시장에 위협을 줬다는 비난을 받은 것처럼 역풍을 맞을 수 있어요.”

조 교수는 8일 대기업의 호텔사업 확장에 대한 견해를 다음과 같이 피력했다. 관광산업의 척도는 호텔 수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인데 지금까지 국내에 보고된 정규호텔 수는 500여개에 그치고 있다. 그중 인지도 면에서 뒤떨어지는 로컬호텔이 80%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호텔신라와 롯데호텔 등 특급호텔을 앞세운 삼성과 롯데가 비즈니스호텔로의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호텔신라는 2020년까지 ‘신라스테이’라는 브랜드로 전국에 30개 비즈니스호텔을 설립할 예정이고, 이미 ‘롯데시티’라는 브랜드를 운영 중인 롯데호텔은 4년 내 전국에 2200실 규모의 비즈니스호텔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호텔업계 리딩컴퍼니의 비즈니스호텔 확대는 전체 호텔 서비스의 경쟁력 차원에서 환영할만한 일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제규모로 보자면 이비스앰버서더나 베스트웨스턴 같은 중·저가 브랜드가 이미 나왔어야 합니다.”

그는 대기업의 호텔사업 확장이 외국계 브랜드의 국내 시장 잠식을 어느 정도 막아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마트를 앞세운 국내 유통업체가 까르푸 등 외국계 회사와의 경쟁에서 이기고 국내 기업 경쟁체제로 대형할인마트 시장을 재편한 것이 그 예다. 다만 유통업계가 ‘대기업이 골목시장을 점령한다’는 비판에 직면한 것처럼 호텔 영역도 개인사업자의 피해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데는 의견을 같이한다.

“대기업이 외식산업에 진출하면서 자체적으로 성장해 온 브랜드의 어려움이 커진 것과 같은 현상입니다. 현장을 둘러보면 대기업의 비즈니스호텔 진출에 대해 호텔을 보유한 개인 자산가의 불만이 높은 것이 사실이죠. 개인 자산가를 골목상권의 영세상인에 비교한다는 것이 이치에 맞는지는 좀 더 따져봐야 할 일이지만 말입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의 사업영역 확장을 막을 수는 없지만 대기업이 규모를 앞세워 무분별하게 밀어붙이는 국민정서에 이반된 행동은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진단이다.

해법은 대기업과 기존의 중소기업형 개인호텔과의 협력에서 찾을 수 있다. 두 개 이상의 브랜드를 합쳐 고유한 브랜드로 시너지를 일으키는 코브랜딩(Co-Branding) 전략이다. 대기업은 브랜드 파워와 해외 마케팅 경험을 살리고 개인사업자는 매니지먼트 노하우를 살려 수익을 늘린 뒤 이익을 나누는 방식이다.

그는 “대기업은 계약을 맺은 호텔의 영업권을 개인에게 주되, 신규로 지어지는 호텔을 직영으로 관리하면 양쪽 모두 이익이 될 것”이라며 “시장 전체를 보더라도 파이가 커지고 동반성장이라는 시대흐름도 역행하지 않는다”며 대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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