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한복판 차지한 '간판 스타'

[창간5주년 특집]웹툰경제학/ 포털 좌지우지하는 웹툰

 
  • 이정흔|조회수 : 11,631|입력 : 2012.10.27 12:03
 
기사공유
  • 카카오톡 공유
  • 카카오톡 공유
  • 네이버 블로그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공유
  • url 공유
#.광고 회의를 앞두고 괜찮은 기획안이 없어 잔뜩 화가 난 네이버의 광고 부장. 그 앞에 “우리가 광고를 만들어주겠다”며 나타난 호걸들이 있으니 광고 대행사 질풍기획이다. 이들이 야심차게 내놓은 광고 문구는 “모바일 광고 앱까지 줄여서 네~앱”. 화난 광고 부장이 “나가~”라며 버럭하고 질풍기획 3인은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빌딩에서 뛰어내린다. “네~앱” 
 
최근 방영을 시작한 네이버의 TV CF 광고. 인기 웹툰인 몰락인생의 <들어는 보았나! 질풍기획!>의 주인공이 등장한다. 포털업체의 '대표 얼굴'을 웹툰이 꿰 찬 셈이다.
 
◆ 국민 5명 중 1명은 '웹툰 마니아' 
 
1400만명. 월 평균 웹툰을 보기 위해 NHN의 네이버를 찾는 방문자수다. 국내 인터넷 사용 인구의 1/3에 해당하는 규모다. 최근에는 모바일웹을 통해 웹툰을 구독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네이버 웹툰 앱은 다운로드만 1000만건을 넘어섰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의 다음에서도 웹툰의 인기는 막강하다. <순정만화> 등으로 유명한 강풀, <이끼>의 윤태호 등 스타 작가들의 작품은 한 회당 댓글만 수십만여 개를 넘어선다. 다음 만화속세상 박정서 PD는 “정확한 페이지뷰는 밝힐 수 없지만 2년 전과 비교해 올해는 3배 정도 많은 방문자수가 유입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웹툰열풍은 단적으로 포털사이트 화면 첫페이지만 봐도 알 수 있다. 웹툰 서비스가 시작된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화면 구석에 자리잡았던 것이 지금은 각 포털사이트 메인 페이지마다 중앙에 배치돼 있다. 십여편의 웹툰을 연재 중인 SK컴즈의 네이트도 지난 5월 만화 서비스를 개편하며 웹툰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웹툰을 찾는 고객이 늘어나면서 단순한 부가 서비스가 아니라, 포털의 중심 서비스로 역할이 변모한 것이다.  
 
김준구 NHN 만화&책서비스팀장은 “지난 2005년 첫 서비스 때만 하더라도 웹툰 담당자 1명이 모든 관리를 맡았지만 2010년부터는 독립된 사업부문으로 팀이 꾸려져 운영되고 있다”고 조직 내에서도 달라진 위상을 말한다. 
 
웹툰 서비스의 투자 비용은 대부분 작가들의 인건비인데 경쟁력 있는 작가들이 늘어날수록 투자금액 또한 커지기 마련. 여기에 최근에는 웹툰 서비스의 비중이 커지면서 사업부문에 필요한 투자 비용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사측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는 귀띔이다.  
 
김 팀장은 "웹툰은 고객 유입 효과도 크지만 대표 작품들을 통해 기업 전체의 인지도를 높이고 브랜드를 제고하는 효과가 크다"며 "수치로 정확하게 계산할 수 없는 효과들까지 감안한다면 그 경제적 가치는 막대하다"고 설명했다.
 
 
포털 한복판 차지한 '간판 스타'

 
◆ 포털 “웹툰에 뜨면 검색어도 쑥쑥~” 
 
국내 포털사이트에 웹툰이 처음 연재된 것은 지난 2003년 무렵 KTH 파란에서다. 웹툰의 역사가 채 10년이 안 되는 셈이다. 그렇다면 짧은 역사에도 웹툰이 포털업체들의 중심 사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이를 웹툰의 세 가지 특성으로 설명한다. 먼저, 웹툰은 작가의 상상력과 펜 한 자루만 있으면 어떤 상상의 세계도 마음껏 펼쳐낼 수 있다. 그러니 웹툰이 표현할 수 있는 것은 그야말로 무궁무진하다. 어떤 작품은 '2030' 여성들의 마음을 훔치고, 어떤 작품은 '3040' 직장인의 애환으로 공감을 살 수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둘째, 연재가 가능하다. 웹툰이 일회성 소비에 그치는 콘텐츠가 아니라 재방문을 유도하는 데 강력한 매력을 지닌다는 얘기다. 독자들이 한번 재방문율을 보이면 주기적인 콘텐츠 생산을 통해 이를 점차적으로 확대해나갈 수 있는 시스템인 것이다.
 
셋째, 독자마다 자신이 원하는 속도로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다. 웹툰은 인터넷에 올려진 만화를 스크롤을 통해 내려 읽는 방식이다. 누군가는 꼼꼼하게 뜯어보기도 하고 누군가는 바쁜 시간을 쪼개 휙 훑어보기도 한다. 또 누군가는 작품이 완결된 이후 몰아보기도 하고 누군가는 다음 이야기가 나올 때까지 기다림을 즐기기도 한다. 각자의 생활 패턴이나 취향에 맞게 일상으로 파고들어 습관적인 소비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김준구 팀장은 “네이버에 굉장히 다양한 서비스가 있지만 대부분은 검색을 거쳐서 서비스 페이지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웹툰은 그 반대다. 웹툰을 보러 네이버 메인에 들어왔다 검색으로 가는 경우가 더 많다”고 말한다. 실제로 최근에도 조석 작가의 <마음의 소리>에서 “작가 조석을 쳐보세요”라는 대사 한줄 때문에 검색어 1위에 ‘조석 작가’가 올라가는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웹툰은 공짜? ‘유료화’ 독일까 약일까
 
웹툰의 경제적인 잠재력이 확인되면서 최근에는 이를 유료화하기 위한 움직임도 적극적이다. 그러나 구체적으로는 네이버와 다음이 차이를 보이고 있다.
 
네이버는 지금과 같은 무료 웹툰 시스템을 유지하면서 다만 독자들에게 추가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유료로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예를 들어, 매주 1회씩 연재되는 작품 중 현재 10회까지 공개가 됐다고 하자. 정상적인 연재 속도보다 빨리 앞으로의 줄거리가 궁금한 이들은 11회 이후의 연재분을 값을 지불하고 보는 식이다.
 
김 팀장은 “현재 무료 웹툰은 말하자면 프로모션 플랫폼이다”고 말한다. 현재의 무료 시스템은 웹툰의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독자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둔 매체라는 설명이다. 그는 “끊임없이 새로운 작품들이 독자들과 만나 경쟁력을 가질 수 있어야 웹툰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며 “섣부른 유료화는 자칫 독자들에게 웹툰을 알리는 통로를 제한할 수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반면 다음은 지난해부터 업계 최초로 웹툰 유료화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에도 전극진·박진환 작가의 <브레이커> 시리즈를 시작으로 올해까지 정연식 작가의 <더 파이브> 홍성수·임강혁 작가의 <피크> 등을 차례로 유료화한 바 있다. 지난 10일 <순정만화> <조명가게> 등 강풀의 작품 9개를 유료로 전환했다. 연재가 종료됐거나 연재 중인 작품이더라도 오프라인 단행본으로 출간된 분량에 대해서는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유료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다음 박정서 PD는 “웹툰 시장의 발전을 위해서는 광고나 2차 산업으로의 확장이 아니라 웹툰 그 자체로 완결성 있는 시장이 형성돼야 한다”며 “지난해 업계 최초로 유료화를 진행한 결과 작가들의 수익 개선 등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5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 0%
  • 0%
  • 코스피 : 3029.04상승 22.3618:03 10/19
  • 코스닥 : 1005.35상승 11.4918:03 10/19
  • 원달러 : 1178.70하락 8.918:03 10/19
  • 두바이유 : 84.33하락 0.5318:03 10/19
  • 금 : 83.89상승 0.918:03 10/19
  • [머니S포토] '국감' 서욱 장관 "軍 성폭력 2차 피해 방지 지침 마련 추진중"
  • [머니S포토] 2021 교육위 국감 주재하는 조해진 위원장
  • [머니S포토] 2021 농해수위 국감 출석한 언중위·언론재단
  • [머니S포토] 수협중앙회 등 SH계열, 2021년도 농해수위 국정감사
  • [머니S포토] '국감' 서욱 장관 "軍 성폭력 2차 피해 방지 지침 마련 추진중"

커버스토리

정기구독신청 독자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