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012년 가을', 유년의 자전거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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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동방식 등 구조가 같다. 짐받이와 앞 바구니까지 달아 목적에 맞게 사용한다.
▲ 제동방식 등 구조가 같다. 짐받이와 앞 바구니까지 달아 목적에 맞게 사용한다.
자전거가 고랑으로 처박혀 골절이 돼서야 자전거 안장에 비로소 오를 수 있었다.

2012년 서울 도심 한가운데서 유년의 자전거를 만났다. 20리가 넘는 통학길과 함께 했던 그런 자전거다. 산악자전거니 사이클이니 하는 오늘날 종적을 감췄을 법한데 말이다.

자전거 입문은 초등학교 3학년 때이다. 모든 자전거가 날씬한 '신사용'과 육중한 '짐' 자전거인 시절이다. 프레임과 짐받이(랙) 사이에 삽 한 자루 끼고 아버지가 물꼬를 보러 가지 않는 날은 '대박'이다. 자전거를 차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작은 키에 기껏해야 프레임 사이에 다리를 끼우고 왔다갔다 '반회전' 페달링이지만, 바람을 가를 수 있었다.

술도가의 짐자전거(일명 짐받이)는 부지런히 술을 날랐다. 신사용보다 훨씬 튼튼해 보이는 그것은 아무나 탈 수 없을 거 같았다. 거기다 큼직한 짐받이가 특징이다. 짐받이 위는 물론 옆에다 고리까지 매달아 막걸리 몇 통씩을 날랐다. 아버지 자전거가 흙투성이라면 술도가 것은 막걸리 범벅이었다.

▲ 지금 타고 있는 사이클
▲ 지금 타고 있는 사이클
그때의 자전거를 서울 도심에서 본다는 것은 여간 반갑지 않은 일이다.

먼저 브레이크와 레버(손잡이 형)가 한 눈에 쏙 들어온다.
뒷브레이크는 드럼브레이크로 레버와 드럼을 쇠막대 서너 개로 연결한다. 막대형 브레이크장치(rods brake system)로 마치 관절을 보는 거 같다. 순간 마찰음이 들리는 듯하다. 앞브레이크는 림(굴렁쇠)의 측면을 좌우에서 잡는 지금의 림브레이크와는 조금 다르다. 포크 연결부를 중심으로 림의 안쪽을 아래에서 위로 잡아당겨 제동하는 형태이다.

전조등의 추억도 아련하다.
전조등을 밝히는 소형발전기(다이나모, Dynamo)가 직접 타이어에 접족해 전류를 발생시킨다. 뭉뚝한 전조등을 열면 작은 필라멘트 전구가 떡 하니 쳐다본다. 벽면에는 예비 전구까지 보관할 수 있다. 칠흑같이 어두운 밤에 무서움에 떨며 순전한 감각으로 전구를 주섬주섬 갈아 끼운 적도 있다.

길이 진흙으로 엉망이면 앞바퀴와 포크 사이의 엉긴 흙을 빼내며 탔던 그 자전거가 반갑다.


박정웅 기자 park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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