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가는 '사람 중심 경영'

CEO In & Out/ 세르지오 호샤 한국GM 사장

 
  • 머니S 지영호|조회수 : 4,835|입력 : 2012.10.31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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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은 사람 중심, 사람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다."

세르지오 호샤 한국지엠 사장이 10월25일 회사 창립 1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여러 차례 강조한 것은 '사람'이다. 그는 "파트너, 노조, 딜러, 지역사회, 정부, 언론과의 관계를 중시하겠다"며 "사람을 케어하면 비즈니스는 저절로 이뤄진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브라질 상파울로 출신의 호샤 사장은 올해 3월 마이크 아카몬 사장 후임으로 임시직을 수행한 존 버터모어 사장에 이어 한국지엠의 CEO가 됐다. 그는 1979년 GM 브라질에 제품 개발 분야로 입사해 이후 독일의 오펠 국제기술개발센터에서 근무했다.

특히 호샤 사장은 2006년 한국지엠의 전신인 지엠대우에서 제품 기획 및 프로그램 관리를 관장하는 부사장에 임명돼 2년간 한국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이후 디트로이트 GM 본사에서 글로벌 프로그램을 총괄하는 임원으로 재직하다, 2009년에 GM 아르헨티나·우루과이·파라과이 비즈니스를 총괄하는 사장직을 역임했다.
 
거꾸로 가는 '사람 중심 경영'


 

◆'사람 중심' 강조했지만…
 
한국지엠 사장 부임 후 아직 만 1년이 되지 않았지만 그가 공식석상에서 '사람을 중시한다'는 말을 빠뜨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는 취임 직후 핵심인력이 한국지엠을 떠나는 상황을 두고 "당장 직원 이탈부터 막겠다"며 일하기 좋은 회사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손동연 기술연구소 부사장이 소형차 개발 총괄로 인사발령난 후 두산인프라코어로 이직하자 나온 발언이다.

4월에 열린 콜벳 발표회장에서 그는 노조 농성에 대해 "직원들이 집회를 여는 것은 회사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라며 "모든 비즈니스가 사람에 의해 이뤄지는 만큼 협력해서 일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지엠 사장으로 부임해 부평공장으로 첫 출근했을 때 한국지엠 노동조합의 농성현장을 둘러본 술회를 묻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회사의 등급별 연봉 인상률이 직원들의 불신과 반목을 낳는다며 노조원들이 반대농성을 벌이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호샤 사장 부임 이후 사람 중심의 경영은 반대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한국지엠은 장기간의 노사협의를 거쳐 9월에야 가까스로 임금 및 단체협약에 합의했지만 험난한 과정 속에서 많은 불신과 반목을 남겼다.

임단협 과정에서 합의안이 부결되자 그가 강도 높은 발언으로 긴장감을 고조시킨 것이 대표적이다. 그는 '한국지엠의 생산차종이 타 기지에서도 생산 가능하다'며 '잘못된 선택으로 1만7000명의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었다. 사람 중시를 강조해온 경영인이 협상과정에서 노조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취지의 발언으로 비춰졌다.

결국 사상 유례없는 파업은 호샤 사장 부임 이후 발생했다. 노조는 7월부터 합의안이 도출된 9월까지 총 10회에 걸쳐 부분파업을 벌였는데 특히 7월에 열린 파업은 부평공장 내 최대 규모였다.
 
130명에 이르는 희망퇴직을 실시한 것도 논란거리다. 한국지엠은 부장급 이상 간부사원 1000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신청 받아 현재 퇴직 절차를 진행 중이다. 문제는 핵심인력으로 분류된 이들까지 이탈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지엠의 디자인을 총괄해온 김태완 부사장의 퇴임이 대표적이다. GM대우 시절부터 디자인을 총괄했던 김 부사장의 퇴임을 두고 시장에서는 의외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한국지엠은 그의 퇴직 이유를 두고 "개인적 결정에 대해 회사가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사람을 강조해온 호샤 사장의 경영철학에 비춰봤을 때 이율배반적인 조치가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한국지엠 관계자는 "퇴직에 따른 충분한 보상이 이뤄지고 있고, 희망자에 대해 신청 받은 만큼 개인의 선택 문제"라고 설명했다.
 

◆출범 10년 만에 4배 성장, 과제는…
 
한국지엠은 2002년 출범 이후 모두 34종의 신차를 출시하는 등 공격적인 경영을 통해 지난 10년간 누적 차량생산 1500만대를 돌파하고 매출액을 4배까지 끌어올렸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호샤 사장이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 역시 이 부분이다. 그는 "나는 엔지니어다. 때문에 수치는 자명하다고 자주 이야기하곤 한다"며 "이 정도면 인상적인 수치 아닌가"라며 한국에서의 성장을 자평했다.
 
관심의 초점은 향후 10년으로 모아진다. 한국지엠은 이날 쉐보레 브랜드와 함께 캐딜락 브랜드를 한국시장에 안착시키겠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쉐보레가 주로 경·소형차에 치중된 브랜드인 만큼 고급차 시장을 캐딜락으로 공략하겠다는 것이 한국지엠의 계획이다.
 
그 첫번째 테이프는 준중형 모델인 ATS가 끊는다. 내년 초에 출시 예정이다. 쉐보레의 내년 출시 모델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인 트랙스와 전기차 스파크다. 한국지엠은 신차출시와 파워트레인, 친환경 차량, 첨단 디자인 개발 등에 연간 1조원을 지속적으로 투자하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이를 두고 새로울 것 없는 내용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핵심적인 내용은 피하고 원론적인 답변만 되풀이했다는 시각이다. 그간 한국지엠은 지엠대우 시절부터 연간 투자금액을 1조원 이상이라고 밝혀왔다. 과거보다 투자 규모나 방향이 크게 바뀌지 않았다. 파트너, 노조, 딜러, 지역사회, 정부, 언론 등과의 파트너십 역시 이전 발표와 판박이다. 신차출시 계획은 예년에 비해 초라하다. 한국지엠은 지난해 쉐보레 브랜드 론칭 이후 8대의 신차를 출시한 바 있다.
 
오히려 현재 산업은행이 보유한 한국지엠 지분(보통주 17%와 우선주)을 일괄 인수하려는 의도에 대해 궁금증만 증폭된 상황이다. 질의응답 시간에 연이어 불거져 나온 산은 지분인수 관련 질문에 대해 호샤 사장은 "10월19일 팀리 지엠해외사업부문 사장 등과 함께 강만수 산은 회장을 만났다"면서 "긍정적으로 논의했으며 내용은 비공개로 합의했다"고 말을 아꼈다.
 
산은이 보유한 지분은 한국지엠이 한국 철수설이나 대규모 구조조정설, 한국 물량 해외 전환설 등의 방어막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한국지엠에 대한 GM의 보유지분은 이미 80%를 넘어섰지만 그간 산은 지분으로 인해 단독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없었다.
 
내수점유율 10% 달성과 함께 새로운 10년을 준비하겠다는 호샤 사장의 성장전략에 여전히 물음표만 남는 상황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5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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