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왜 '7인치'를 내놨나

World News/ 권성희 특파원의 New York Report

 
  • 권성희|조회수 : 8,837|입력 : 2012.10.30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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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스마트폰 이용자가 10억명을 넘어서는 등 선진국 위주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이 포화상태에 도달함에 따라 향후 스마트폰시장의 주도권이 선진국시장의 프리미엄 제품에서 신흥국 중심의 보급형으로 옮겨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신흥국의 보급형 스마트폰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보급형 스마트폰시장이 강화되는 추세는 스마트폰의 자매기기라고 할 수 있는 태블릿PC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결국 최근 정보기술(IT) 분야에서 가장 화제가 되고 이는 기기로 평가받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의 경우 시장 형성단계를 지나 대중화 단계에 접어들었거나 혹은 대중화 시장 진입을 코앞에 두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애플은 왜 '7인치'를 내놨나

 

 
◆ 스마트폰 프리미엄시장 포화상태

미국의 IT분야 시장조사회사인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3분기(7~9월) 전세계 스마트폰 이용자수가 10억3800만명으로 집계돼 10억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SA는 스마트폰 단말기 가격이 저렴해지면서 3년 후인 2015년에는 이용자수가 20억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또 선진국의 프리미엄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삼성전자와 같은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의 관심도 보급형 스마트폰과 태블릿PC로 옮겨갈 것으로 전망했다.

SA는 보급형 스마트폰이 내년부터 중국, 인도, 아프리카 등 신흥국에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통상 보급형 스마트폰은 가격대가 300달러 이하로 거래된다. SA는 300달러 미만의 스마트폰시장은 지난해 2억3040만대에서 올해 3억8260만대로 약 66%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200달러 이하의 저가 스마트폰은 8600만대에서 1억9100만대로 두배 이상 급증할 것으로 관측했다.

SA는 스마트폰이 2017년까지 전세계 88개국에서 이용되고 총 11개의 모바일 운영체제(OS) 플랫폼이 사용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모바일 OS시장은 미국의 구글 안드로이드와 애플 iOS가 사실상 양분하면서 핀란드의 노키아는 이미 자체 OS인 심비안을 포기하고 마이크로소프트(MS)와 제휴해 '윈도폰'을 제조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모바일 OS시장의 양강구도가 점차 약화되면서 MS의 윈도폰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SA는 예상했다.

자체 모바일 OS를 갖고 있지 못한 스마트폰 제조업체의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다극화한 OS 체제가 유리할 수 있다. 여러 모바일 OS가 시장에 다양하게 존재해야 스마트폰 제조업체의 협상력이 강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PC처럼 한 회사(MS)가 OS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으면 PC 제조업체는 OS 사용과 관련해 협상에서 항상 약자의 위치에 설 수밖에 없다. 

 
◆ 노키아 '윈도폰' 신흥국시장에 우선 공급

노키아는 최근 MS의 윈도폰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보급형 스마트폰인 '루미아 510'을 공개하고 이를 중국과 남미를 비롯한 신흥국시장에 우선적으로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이 지역은 상대적으로 스마트폰 보급률이 낮아 피처폰 시절의 강자였던 노키아가 여전히 우위를 보이고 있다. 노키아는 효율적인 글로벌 공급망과 표준화된 생산체제 구축, 박리다매 정책, 규모의 경제 등을 통해 신흥국 휴대폰시장을 피처폰으로 평정했다. 

하지만 지난 2007년 애플의 아이폰 출시를 기점으로 불어 닥친 스마트폰 열풍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해 지난 3분기까지 6분기 연속 대규모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극심한 경영위기를 겪고 있다.

노키아는 선진국 프리미엄시장에서 애플, 삼성전자 등과 경쟁하기보다 원래의 장점을 살려 스마폰시장 초기 단계에 있는 신흥국을 공략해 재기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노키아가 OS 파트너로 삼고 있는 MS도 PC시장에서는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PC시장이 지고 있는데다 최근에 부상하고 있는 모바일 분야에선 애플과 구글에 속수무책으로 밀리고 있다. 이 결과 MS의 7~9월 분기 순익은 1년 전에 비해 22% 감소했다. MS로서도 노키아와 손잡고 스마트폰 OS 시장에서 애플, 구글 등과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는 게 현재로선 급선무다.

 
◆ 삼성전자도 100달러대 저가 스마트폰 보급

스마트폰을 포함한 휴대폰 출하량에서 노키아를 제치고 세계 1위에 등극한 삼성전자 역시 신흥국 스마트폰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노키아가 2000년 초중반까지 저가 휴대폰으로 신흥국 시장에서 엄청난 이익을 거둬들인 전례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중국과 인도, 남미 등 신흥국 중심으로 100달러대의 저가 스마트폰을 출시해 노키아는 물론 중저가 스마트폰 보급에 역점을 두고 있는 중국의 ZTE, 화웨이 등에 맞서고 있다.

애플이 독주하고 있는 태블릿PC 시장에서도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물론 구글과 MS 등 IT업계의 거물들과 온라인 쇼핑회사인 아마존까지 태블릿PC의 잠재력에 주목하며 제품을 출시, 가격경쟁의 양상까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태블릿PC 시장을 새로 만들어낸 애플은 이런 추세에 맞서 보급형 7인치대의 태블릿PC '아이패드 미니'를 선보였다. 화면 크기는 지금까지 애플이 고수해온 9.7인치 아이패드에서 7.9인치로 작아졌고 가격도 30% 이상 내려갔다.

스티브 잡스 애플 공동 창업자는 생전에 '7인치 태블릿PC는 절대 만들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천명한 적이 있다. 애플이 이런 창업자의 유지를 꺾고 가격이 낮아진 보급형 모델을 내놓은 것은 스스로 만들어 키워온 태블릿PC 시장을 수성하기 위한 방책으로 풀이된다.

구글은 지난달 '넥서스7'이라는 제품을 내놓았고 MS도 최근 태블릿PC '서피스'를 출시했다. 아이패드와 서피스를 제외하면 삼성전자의 갤럭시탭 시리즈는  7인치가 주력이고 구글의 넥서스7, 아마존 킨들파이어, 반즈앤노블 누크 등 나머지는 모두 7인치대다. 주요 경쟁업체들이 7인치 태블릿PC로 애플의 아이패드 아성을 공략하자 역으로 보급형 태블릿PC 시장에 뛰어든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0년 12월에 7인치 갤럭시탭을 선보이며 7인치대 태블릿PC 시장을 개척했다. 구글의 넥서스7은 199달러의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구글은 저렴한 가격과 함께 콘텐츠 오픈마켓인 플레이스토어에 최적화됐다는 점을 넥서스7의 장점으로 강조하고 있다.

아마존 킨들파이어와 반즈앤노블 누크는 전자책을 읽기에 최적화돼 있다. 시장분석기관인 IDC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 태블릿PC 시장은 7인치대 보급형 제품의 성장에 힘입어 1억1710만대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2013년에는 1억6590만대, 2016년 2억6140만대까지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5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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