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도시공사 과욕에 건설사들 발빼기 '눈치'

좌초 위기 인천 숭의 도시재생사업

 
  • 머니S 송협|조회수 : 6,214|입력 : 2012.11.14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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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의 재생사업이요? 건설출자사(CI)들조차 사업을 포기하자며 손사래를 치고 있습니다. GCF 효과요? 첫삽도 못 뜨고 있는 저희에게는 딴 나라 이야기입니다." (숭의재생사업 건설사 관계자)
 
대표적인 인천 구도심 재생사업으로 손꼽히는 '숭의 도시재생사업'(아레나파크)이 5년이 지나도록 답보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루원시티 ▲도화구역 ▲동인천역 개발사업과 더불어 인천지역 4대 핵심사업인 숭의 재생사업은 송도신도시를 제외한 구도심 지역을 탈바꿈하는 차세대 랜드마크를 목표로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청사진을 제시한 역점사업이다.
 
총 사업비 5000억원을 들여 숭의운동장 일대 9만70㎡를 재개발해 오는 2015년까지 유럽식 상업시설을 비롯한 주상복합아파트(751가구)를 공급할 계획이지만 사업 타당성을 놓고 건설출자사간 이견이 엇갈려 실제 본 사업 궤도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08년 현대건설을 주간사로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한진중공업, 태영건설 등 민간 건설사들과 인천도시공사가 각각 지분을 출자해 설립한 PFV(에이파크개발)가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곳곳의 암초들로 인해 난항을 겪고 있다.
 
인천도시공사 과욕에 건설사들 발빼기 '눈치'

사진_류승희 기자

◆건설사가 '봉'?…땅 장사 나선 '도시공사'
 
차세대 랜드마크 구축이라는 거창한 청사진을 들고 나왔지만 정작 본 사업이 지지부진한 것은 민간건설사를 상대로 땅 장사에 나선 인천도시공사의 과욕 때문이라는 지적이 팽배하다.
 
인천도시공사는 사업지 토지비를 산출하는 과정에서 주변 시세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하면서 건설출자사(CI)들과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웠다. 숭의운동장 일대 부지를 소유하고 있는 인천도시공사가 주상복합 751가구가 들어서는 용지 2만7538㎡에 대한 감정평가를 실시한 결과 총 896억원대 산출 내역을 근거로 3.3㎡당 1000만원을 웃도는 토지비를 민간사들에게 요구하고 있어서다.
 
하지만 민간건설사들은 토지비 산출 근거가 터무니없다는 입장이다. 인천의 대표적인 구도심이며 저평가 지역으로 손꼽히는 숭의운동장 일대 토지비를 송도신도시에 맞먹는 가격으로 책정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 건설출자사 관계자는 "도시공사가 자체 감정평가를 앞세워 제시한 3.3㎡당 1000만원 이상 토지비를 수용할 경우 주상복합아파트 분양가는 3.3㎡당 최하 1200만원이 넘게 된다"며 "이는 송도신도시 신규 주상복합아파트 3.3㎡당 1100만~1250만원대를 감안할 때 사업성이 떨어져 대규모 미분양이 불가피하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가뜩이나 사업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막대한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이자 막기에도 버거운데 이익은 못낼 망정 손실까지 감수할 수는 없지 않냐"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숭의동 인근 G공인 관계자는 "인천도시공사가 어떤 근거로 감정평가를 했는지 모르겠지만 산출 토지비는 조금 억지스럽다"면서 "이 지역 부동산 거래가 경색된 지 오래인 만큼 무리수를 두기보다 사업추진을 위한 현실성 있는 가격제시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숭의 도시재생사업이 당초 계획과 달리 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린 데는 본 사업장 내 건립되는 주상복합아파트(아레나파크) 인근에 들어서는 '구월 보금자리주택'이 복병으로 작용한 영향이 컸다.
 
숭의 도시재생사업 부지에 들어서는 주상복합아파트보다 낮은 가격에 공급되고 있는 '구월 보금자리주택'은 올해 기준 109조2000억원에 달하는 인천도시공사의 막대한 부채를 해소할 이른바 '바겐세일 상품'으로 꼽힌다.
 
'구월 아시아드 선수촌' 아파트라는 브랜드로 포장된 이 아파트는 3.3㎡당 700만원대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되면서 토지비 문제로 사업 난항을 겪고 있는 숭의 도시재생사업의 발목을 잡기에 충분했다.
 
이를 지켜본 업계 관계자는 "인천도시공사가 민간사들을 상대로 고가의 토지비를 요구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빚 탕감을 위해 헐값에 '구월 아시아드'를 공급하고 나선 것은 도시재생사업에 동원된 민간기업들을 우롱하는 구태에 다름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숭의 도시재생사업은 당초 주상복합아파트 분양을 지난 10월로 예정했지만 타당성 검토를 이유로 내년 3월로 잠정 연기돼 실제 사업이 추진될지 불투명하다.
 
◆"손실 보는 사업을 왜?" 건설 출자사들 '갈팡질팡'
 
최근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 유치가 확정된 인천 송도신도시 일대 부동산시장은 지난 2008년 말 금융위기 이후 4년만에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면치 못했던 아파트 매매가 역시 GCF 기대감에 반등하고 있으며 중개업소마다 쏟아졌던 매물도 자취를 감췄다. 여기에 정부가 부동산 거래활성화를 위해 시행한 '취·등록세 및 양도세 감면 혜택'이 본격화되면서 신규 분양시장 역시 훈풍이 예고된다.
 
하지만 정작 구도심 재생사업은 GCF 효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불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사업 가능성도 희박한 상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지난 2008년 컨소시엄을 구성해 숭의 재생사업에 참여했던 민간건설사들 사이에서는 당초 개발이익은커녕 막대한 손실이 예상되는 사업에서 발을 빼자는 입장이 팽배해지고 있다. PF 대출이자 채우기도 힘든 상황에서 적자사업을 한다는 것 자체가 모험이라는 게 탈퇴를 검토하는 건설사들의 입장이다.
 
D건설 관계자는 "사업초기인 2008년만 하더라도 부동산시장이 이처럼 악화되지는 않았기 때문에 개발이익을 기대할 수 있었다"면서 "하지만 장기간 사업이 갈피를 못잡고 더욱이 부동산시장이 악화된 상황에서 굳이 손실을 보면서 사업에 참여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수"라고 토로했다.
 
한 시장 전문가는 "토지를 소유한 공기업이 사업에 참여한 공동 출자사를 상대로 막대한 토지비를 제시하고 여기에 자신들의 부채탕감을 위해 경쟁지역에 턱없이 낮은 보금자리주택을 공급한다는 것은 구도심 활성화 취지를 스스로 위배하는 행태"라며 "정상에서 한참 벗어난 기형적 사업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장기간 적체된 숭의 재생사업 부지 일대 부동산시장은 GCF 기대 효과로 집값 상승이 두드러진 연수구 동춘동, 송도동, 남구 용현동 등과 달리 거래가 없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숭의 사업장 인근 중개업소 대표는 "사업 초기 재개발에 따른 호재를 기대했던 지역 주민들이 장기간 사업 진척을 보이지 않아 속속 매물을 내놓고 있지만 매수자 찾기가 쉽지 않다"면서 "사업이 어느 정도 가시화되면 모를까 GCF 호재가 터졌다고 해서 이 지역까지 파급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전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5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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