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50세대와도 함께 할래요"

People/ 웹툰 <신과 함께> 주호민 작가

 
  • 이정흔|조회수 : 13,473|입력 : 2012.11.24 12:22
 
기사공유
  • 카카오톡 공유
  • 카카오톡 공유
  • 네이버 블로그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공유
  • url 공유
2011년 대한민국 콘텐츠 어워드 만화부문 대통령상과 2011년 제8회 부천만화대상 우수이야기 만화상 수상. 뿐만 아니라 평론가 100명이 선정한 '한국 만화 명작 100선'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바로 네이버에 연재되며 많은 독자들의 호응을 얻은 웹툰 <신과 함께>다.

그런데 이 만화, 그림체만 놓고 보자면 어딘지 헐렁해 보인다. 그러나 그가 말하는 메시지에는 힘이 있다. 평범한 인간들의 죄의식에서부터 재개발 지역주민들의 애환과 같은 사회적 문제까지 묵직한 삶의 무게들을 녹여내기 때문이다.

2010년 1월 네이버에 첫 연재를 시작해 2012년 8월까지, 꼬박 3년에 걸쳐 작품을 완결하고 잠깐의 휴식을 갖고 있는 주호민 작가를 만났다.
 
"4050세대와도 함께 할래요"

사진_류승희 기자

 
◆"웹툰 아니었다면 데뷔 못했을지도"  

그의 아버지는 민중미술화가 주재환 선생, 외삼촌은 미술평론가 성완경 선생이다. 어머니도 화가로 활동했고 아내 역시 일러스트레이터다. 온 가족이 그림 그리는 예술가다.

그런데 의외로 그는 "그림 그리는 일이 직업이 될 줄은 몰랐다"고 손사래를 친다. 만화에 뛰어든 계기도 의외다. 대입을 앞두고 애니메이션학과에 진학했지만, 그것마저도 군대에 다녀오니 학과가 아예 사라져 버렸다. 그때 평소 만화를 즐겨 그리던 그의 모습을 눈여겨 보고 만화가의 길을 권유한 이가 어머니였다고 한다. 만화가로 데뷔를 하기까지 그를 가장 많이 격려해주고 믿어준 것 역시 어머니를 비롯한 가족들이었다.  

"아마 웹툰이 아니었다면 저 같은 그림체는 데뷔가 힘들었을지도 모르죠.(웃음) 실제로 공모전에 응모했다 떨어진 적도 많아요. 당시 출판 만화는 그림과 같은 시각적 요소가 더 중요한 매체였잖아요." 

만화가로 데뷔한 이후 지금까지 그의 작품은 모두 세편이다. 군대 이야기를 다룬 <짬>과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무한동력기계를 연구 중인 발명가 아저씨와 그 집에 하숙하는 취업준비생들의 이야기를 엮어낸 <무한동력>, 그리고 한국신화를 바탕으로 다양한 신들의 모습과 인간군상을 그려낸 <신과 함께>가 그것이다. 하나같이 그림 보다는 '소재와 이야기'에 집중한 작품들이다

이중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신과 함께>만 보더라도 스타벅스를 떠올리게 하는 '헬벅스'가 등장하고, 저승사자들은 지하철을 타고 이승과 저승을 넘나든다. 이승에 구글이 있다면 저승엔 '주글'로 지식검색을 하고, 지장법사가 세운 로스쿨을 통해 배출된 변호사들이 죽은 사람들을 변호한다.

실제로 탄탄한 줄거리를 통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은 <신과 함께>는 국내 웹툰 중 최초로 일본에 수출되기도 했다. 현재도 연극과 영화 등 다양한 콘텐츠로 활발하게 재생산이 이뤄지고 있다. 그만큼 그가 만화를 통해 건네는 우리 삶의 시선에 많은 이들이 공감했기에 가능한 일들이다.
 
◆"어른도 즐길 수 있는 만화 그리고파"

그의 작품에 기대가 높아진 만큼 차기작에 대한 궁금증도 크다. 주 작가는 "이제 겨우 작품을 끝낸 터라 아직은 차기작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며 웃었다. 그러나 향후 작가로서 그가 추구하는 방향은 분명하다. 어떤 작품이든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것.

"지금 웹툰은 주로 20대와 30대 독자층이 많아요. 40대나 50대가 보더라도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 같은 경우는 실제로 데뷔 초창기에는 작품을 그리면 부모님께 먼저 보여드렸어요. 어르신들도 같이 이해하고 웃을 수 있는 작품을 그리고 싶었거든요."

작가들은 무의식적으로 자신들의 세대를 작품에 반영하기 마련이다. 그의 바람처럼 40대와 50대를 위한 작품이 나오기 위해서는 40대 이후 작가들이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이 먼저 마련돼야 한다.

"지금 만화계를 보면 40대 이후에 활동하는 작가가 드물어요. 아직은 웹툰의 역사가 10년 정도밖에 안된 것도 이유일 테지만, 무엇보다 좋은 선배 작가들이 작품을 연재할 공간이 없어요. 지금의 젊은 작가들이 나이가 들어 40대, 50대가 된 이후에도 활동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하는 게 중요합니다."  
 
◆"웹툰이 폭력 조장? 독자의 안목을 믿어요" 

그가 이토록 중장년층까지 폭 넓게 읽힐 수 있는 작품에 욕심을 내는 데는 이유가 있다. 웹툰의 인기가 높아지며 대중화가 이뤄졌지만 여전히 한켠에서는 '만화는 애들이나 읽는 것'이라거나 '공부에 방해되는 콘텐츠'라는 인식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는 최근 학교폭력이 불거지며 만화가 '폭력의 온상'으로 지목된 데 대한 속상함을 감추지 않는다. 실제로 그는 이와 관련해 펼쳐진 만화 작가들의 1인 시위에 동참하기도 했다.    

주 작가는 "사회적인 이슈에 가장 빨리 반응하는 사람이 바로 만화가"라고 말한다. 그만큼 민첩하고 순발력 있게 독자들에게 말을 걸 수 있는 매체가 바로 만화다. 그림과 함께 전달하기 때문에 독자들이 훨씬 빠르게 이해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만화가 웹툰으로 넘어오면서 그림의 밀도가 낮아진 대신 이야기의 밀도는 더 높아졌어요. 소재는 폭 넓어지고 이야기를 전개하는 구성은 훨씬 치밀해졌죠. 대중들과의 거리가 가까워진 만큼 높아진 독자들의 눈높이를 만족시킬 수 있어야 하잖아요. 요즘엔 스토리의 개연성이 조금이라도 어설프다면 바로 독자들의 피드백이 달라지는 걸 느끼거든요."

물론 만화가 잘못된 사실관계를 담거나 잘못된 선동으로 이어지는 것은 분명한 잘못이다. 특히나 최근 웹툰의 인기에 힘입어 만화 한편이 독자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더욱 커지고 있음을 감안한다면, '만화는 가볍게 읽을 수 있어야 하지만, 가볍게 만들어져서는 안 되는 매체'라는 것이 주 작가의 생각이다. 그렇다면 좋은 작품과 나쁜 작품을 걸러낼 수 있는 거름망이 필요하지 않을까.

"웹에서 연재되는 만화인 웹툰은 작가와 독자와의 거리가 굉장히 가까워요. 의사소통도 훨씬 직접적이고요. 최근에는 독자의 안목이 높아지면서 정말 좋은 웹툰 작품들도 쏟아지고 있어요. 그런데 몇몇 작품 때문에 웹툰 전체가 매도되는 것 같아 아쉬움이 크죠. 독자층이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거름망이 작동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5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 0%
  • 0%
  • 코스피 : 3132.07상승 0.1914:31 04/12
  • 코스닥 : 997.30상승 7.9114:31 04/12
  • 원달러 : 1126.10상승 4.914:31 04/12
  • 두바이유 : 62.95하락 0.2514:31 04/12
  • 금 : 60.94하락 0.314:31 04/12
  • [머니S포토] 오세훈, 코로나19 '서울형 거리두기' 관련 첫 간담회
  • [머니S포토] 민주당 비대위 회의 입장하는 '도종환'
  • [머니S포토] 주호영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의 발언
  • [머니S포토] 최고위서 발언하는 안철수
  • [머니S포토] 오세훈, 코로나19 '서울형 거리두기' 관련 첫 간담회

커버스토리

정기구독신청 독자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