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로엥 DS4는 뛰어난 연비와 쿠페의 역동적 디자인을 갖춘 차다. 신연비 기준 17.6km/ℓ(구연비 기준 21.5km/ℓ)를 뽐낸다.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DS4를 시승할 기회를 잡았다. 실제로 시승기간 동안 좀처럼 연료게이지를 떨어뜨리기 어려울 정도로 고효율을 자랑했다.

감각적인 스타일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시트로엥의 패밀리룩인 상층부로 뾰족한 라디에이터 그릴과 LED라이트, 역동적인 옆 라인이 묘한 조화를 이룬다. SUV와 쿠페를 혼합한 느낌도 있다. 지난해 62개국 6만명 이상의 네티즌들이 참여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차’ 투표에서 1위로 뽑혔으니 디자인에 대한 합격점은 받은 셈이다.

DS4는 시트로엥 DS시리즈의 두번째 모델이자 국내에서는 두번째 공급되는 차다. 글로벌 시장에는 이미 DS5까지 출시됐다. 아직까지 큰 인기를 누리지 못하고 있지만 프랑스 감각의 스타일에 호기심이 있는 운전자라면 한번 쯤 도전해 볼 만하다.


 
처음 접하는 DS4는 낯설음의 연속이다. 우선 어딜 가나 주변의 시선을 한껏 받는다. 낯선 브랜드의 낯선 모델이다보니 가던 걸음을 되돌려 브랜드를 확인하기 일쑤다. 

하지만 운전자가 마주해야 할 생소함에 비하면 약과다. 우선 변속기에 파킹(P) 모드가 없다. 기어를 중립(N)에 놓은 상태에서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를 걸어둬야 안전한 정차를 할 수 있다. 변속레버 앞쪽에는 암레스트 콘솔 크기의 초대형(?) 수납공간이 있다. 보온병 4개도 들어갈 만한 크기에 냉장 기능을 갖춘 공간이다.

2열 도어의 손잡이는 쉐보레 스파크의 경우처럼 창문 뒤에 숨어있다. 옆 창문의 디자인을 살려 뒷문을 열면 창문이 똑 떨어지는 느낌을 준다. 때문에 뒷문을 열면 나비의 날개를 연상케 한다.

저속 주행은 더욱 낯설다. 가속페달과 브레이크페달의 반응이 익숙하지 않다. 초보 운전자가 수동변속기 1톤 트럭을 모는 것처럼 울컥거림을 반복해야 했다. 가장 낯설었던 부분은 변속충격이다. 제때에 변속이 일어나지 않는 상황이 종종 발생했다. 높은 rpm에서도 저단 기어가 유지됐다가 갑자기 변속되면서 받는 충격은 상당했다. 시트로엥에 따르면 이탈리아의 유명 슈퍼카에 기어시스템을 공급하는 마그네티 마렐리사가 제작한 내구성 강한 EGS(Electronic Gearbox System) 기어가 장착됐다고 한다.

DS4는 운전의 재미를 주기 위해 임의로 수동변속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수동변속 시 오히려 변속충격이 더 적게 느껴졌다. 편안함을 버린 대신 역동성을 강조한 듯하다.

높은 연료 효율을 자랑하는 만큼 고연비 차량의 필수 아이템인 오토 스타트-스톱 기능이 채택됐다. 이 기능을 접하지 않은 운전자라면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겠다. e-HDi 시스템으로 명명된 이 기능은 엔진이 멈춰진 상태에서도 라디오나 에어컨, 스티어링 휠 조작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사이드미러에 장착된 사각지대 모니터링 시스템은 운전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옆 차선의 사각지대로 차량이 진입하면 사이드미러에 램프가 켜지며 경고상황을 알려준다.

DS4 1.6 e-HDi 모델은 트림에 따라 시크(Chic) 모델과 소 시크(So Chic) 모델로 나뉜다. 가격은 각각 3960만원과 4390만원이지만 올해 말까지 개별소비세 인하로 인해 3685만원과 4345만원으로 낮아졌다. 시크 모델은 150만원을 추가하면 내비게이션과 이지 드라이빙팩을 탑재할 수 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5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