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만 해도 되는데 뭐하~老

연중기획 <함께 맞는 비> 1년/ 독거노인

 
  • 문혜원|조회수 : 4,881|입력 : 2012.12.21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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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돕는다는 것은 우산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는 것이다.”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의 서화에세이 <처음처럼>에 나오는 문구다. 누군가를 도울 때 그 손길을 필요로 하는 이들과 같은 입장에 서 있을 때야 말로 진정한 도움을 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세계 10대 경제대국’ ‘국민소득 2만달러’의 대한민국이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주변에는 따뜻한 손길을 기다리는 사회 소외계층이 여전히 존재한다. <머니위크>는 2012년 연중 캠페인 ‘함께 맞는 비’를 통해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어려운 이웃과 사회 소외계층을 찾았다. 그리고 우리가 그들에게 ‘싼타 할아버지’가 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들을 같이 고민해왔다. 송년호를 맞아 <머니위크>는 한해 동안 펼쳐온 ‘함께 맞는 비’ 캠페인의 의미를 되짚어보고 아직도 구원의 손길에서 소외된 어려운 이웃들을 되돌아 볼 수 있는 특별지면을 마련했다.
가족 없는 어르신에게 말벗 되어주기 등 '결연 봉사' 다양
 
#. 서울 가락동에 사는 김모씨(78)는 남편과 사별한 후 수년째 홀로 살아가고 있다. 김씨는 자녀들이 있지만 모두 사업을 위해 지방에 내려가 있는 상태. 김씨의 자녀들은 어머니를 찾아뵙는 대신 매주 2~3회씩 전화를 걸어 김씨의 안부를 확인한다. 이날도 여느 때처럼 김씨의 딸은 어머니께 전화를 걸었지만 김씨는 감감무소식이었다. 어머니의 건강에 이상이 생겼음을 직감했지만 서울과 멀리 떨어져 있어 한걸음에 달려오더라도 서너시간은 족히 걸릴 수밖에 없는 상황.

김씨의 딸은 다급한 마음에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가락동 어머니집을 대신 찾아가 어머니의 안부를 확인해 달라고 요청한 것. 연락을 받은 가락동 인근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의 자원봉사자들은 즉시 김씨를 찾아갔다. 김씨는 겨우 문을 열어줄 수 있을 정도로 쇠약해져 있었다. 자원봉사자들은 김씨를 부축해 병원으로 긴급이송하고 자녀들에게 연락을 취했다. 하마터면 김씨의 생명이 위태한 지경에 이를 수도 있었다.

최근 '독거노인, 사망 후 수개월 뒤 발견', '7남매 둔 독거노인 쓸쓸한 죽음' 등 독거노인에 대한 고독사가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김씨처럼 가족이 있지만 사정상 떨어져 사는 노인이 있는가 하면 남편과 사별한 후 홀로 남겨져 독거노인이 되기도 한다. 자녀와 연락이 닿지 않거나 아무런 연고가 없는 경우도 많다. 전체 독거노인 106만명(2011년 11월 기준) 중 생계가 어렵거나 가족의 손길이 닿지 않아 도움이 필요한 노인은 전체의 17.2%에 달한다. 20만명에 가까운 노인들은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의 도움의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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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 실장

◆ 이웃이 필요한 독거노인들

2011년 1월부터 말벗 도우미 자원봉사를 시작한 정재은씨는 그해 9월 마음이 따뜻해지는 경험을 했다. 정씨는 매주 두차례씩 4명의 어르신에게 전화해 안부를 확인하는 봉사를 하던 중이었다. 정씨는 추석에 어르신들을 찾아뵙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려 작은 마음의 선물을 보냈다. 그 중 한 어르신이 매번 전화하는 아가씨가 고맙고 궁금하다며 사무실로 찾아온 것이다. 정씨는 "시간을 내기 어려워 봉사를 하지 못하는 분들도 전화 한통으로 쉽게 할 수 있는 봉사다"며 "다른 분들도 많이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독거노인에게 말벗이 돼주는 '사랑잇는전화' 사업의 훈훈한 일화다. 이 사업은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가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이다. 홀로 사는 노인이 우울증으로 자살하거나 사망한 지 수개월이 지나서야 시신이 발견되는 등 독거노인의 복지가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데, 매주 전화를 걸어주는 것만으로도 노인의 고독사를 방지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위급 시에는 봉사자들이 긴급출동해 곤경에 처한 노인을 구조하는 일도 맡는다.

김현미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 실장은 "정부의 예산으로는 인건비 등을 충족할 수 없어 민간의 도움을 받고 있다"며 "기업의 콜센터 직원들이 근무 중에 노인들에게 전화를 걸어준다"고 설명했다.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는 지자체의 손길이 닿지 않는 노인을 돌본다. 저소득층 및 기초수급자나 자녀와 멀리 떨어져 사는 노인들을 위해 체계적인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사랑잇는전화 활동과 더불어 홀로 사는 노인을 직접 방문해 어르신의 말벗이 돼주고 가사를 지원하는 '마음잇는봉사' 역시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마음잇는봉사는 초등학교와 연계해 자녀와 학부모가 함께 독거노인과 1대 1로 결연을 맺는 사업이다. 결연을 맺은 이들은 매달 독거노인의 집을 방문해 물품을 전달하고 함께 식사를 하는 등 가족처럼 봉사를 하고 있다.

김 실장은 "독거노인의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서는 일시적인 봉사보다 결연을 맺어 꾸준하게 관심을 갖고 도움을 주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와 기관의 도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주위에 홀로 사는 어르신이 있는지 찾아보고 이웃이 먼저 다가가는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죽음이 닥친 노인들을 위해 죽음을 받아들이고 심신이 건강한 노년이 되도록 '장수노트' 등을 만들어서 배포하고 있다. 또 장례도 지원한다. 예전에는 연고가 없이 홀로 죽음을 맞은 노인의 시신을 곧바로 화장터에 보냈으나, 지금은 간소하게 장례절차를 갖춰 고인에게 예를 다한다. 이를 위해 노인이 살아있을 때 영정사진을 미리 찍어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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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거노인을 돕는 다양한 방법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독거노인의 62.4%는 빈곤한 상태이며 96%는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21.7%는 낙상사고를 당하는 등 어려움에 처한 노인이 대다수다.

이러한 독거노인은 핵가족화, 황혼이혼의 증가, 독신 증가 등으로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이들을 위한 정부의 예산이 편성돼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기업의 후원 역시 노인보다는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쏠려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개개인의 관심과 후원이 절실하다. 독거노인을 위한 나눔의 창구는 언제나 열려있다. 개인은 ▲매월 5000원 이상 정기적인 후원 ▲일시적인 후원 ▲독거노인 지원 사업에 필요한 물품 후원 등을 할 수 있다. 개인 후원은 1대 1로 결연한 노인을 지정해 기부하는 방법과 결연을 맺지 않고 기부하는 방법이 있다(지원 문의: 070-7117-1633).

겨울철에는 독거노인에 대한 관심이 더욱 필요하다. 밀알복지재단에서는 독거노인을 위한 난방비 지원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독거노인이 거주하는 곳의 겨울철 실내온도는 평균 15도로 일반가정의 25도에 비해 무려 10도나 차이난다. 특히 저렴하면서도 효율이 높은 도시가스는 오히려 저소득층에게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다. 따라서 저소득층은 고비용·저효율의 등유, LPG 등을 연료로 사용할 수밖에 없다.

밀알복지재단에서는 일주일에 연탄 20개(2만원), 한달에 연탄 100개(5만원), 보일러 등유 반드럼통(100리터, 10만원)·한드럼통(200리터, 20만원), 프로판가스 반통(2.5kg, 4만5000원)·한통(50kg, 9만원) 등의 후원을 받고 있다.

밀알복지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정기후원 또는 일시후원을 할 수 있으며 사용하지 않은 새 물품도 후원받는다. 전화 또는 이메일로 상담이 완료된 후에만 물품 후원이 가능하다.

이밖에 각종 복지관과 후원단체를 통해 독거노인을 지원할 수 있다. 특정한 능력이 없더라도 어르신에게 음식을 만들어서 배달하는 일에 참여하거나 경로식당에서 조리봉사를 할 수도 있다. 한글을 모르는 노인을 위해 한글교육을 돕거나 어르신의 주말 외출에 동행해 안전을 지켜줄 수도 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6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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