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참여·기부모델 개발' 과제

연중기획 <함께 맞는 비>/함께 맞은 비, 함께 걸은 비

 
  • 김진욱|조회수 : 5,851|입력 : 2012.12.18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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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돕는다는 것은 우산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는 것이다.”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의 서화에세이 <처음처럼>에 나오는 문구다. 누군가를 도울 때 그 손길을 필요로 하는 이들과 같은 입장에 서 있을 때야 말로 진정한 도움을 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세계 10대 경제대국’ ‘국민소득 2만달러’의 대한민국이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주변에는 따뜻한 손길을 기다리는 사회 소외계층이 여전히 존재한다. <머니위크>는 2012년 연중 캠페인 ‘함께 맞는 비’를 통해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어려운 이웃과 사회 소외계층을 찾았다. 그리고 우리가 그들에게 ‘싼타 할아버지’가 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들을 같이 고민해왔다. 송년호를 맞아 <머니위크>는 한해 동안 펼쳐온 ‘함께 맞는 비’ 캠페인의 의미를 되짚어보고 아직도 구원의 손길에서 소외된 어려운 이웃들을 되돌아 볼 수 있는 특별지면을 마련했다.
2012년 <머니위크>는 열 두 달 동안 ‘함께 맞는 비’의 의미를 새기며 사회 곳곳의 소외계층과 불우이웃을 만나 그들의 가슴 속 이야기를 담았다. 캠페인을 통해 우리는 그들에게 필요한 것이 수천만원이 든 ‘돈 가방’이 아닌, 그들을 향한 작지만 지속적인 관심과 배려, 그리고 도움의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노력하는 일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꺼져가는 생명을 되살리려는 자원봉사자들, 재능을 기부하는 사람들, 희망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탄소 절감 비용으로 소외계층을 돕는 기업들…. 

현장에서 보고 느낀 2012년 ‘나눔’의 모습을 파노라마 형식으로 되짚어봤다.

◆생명나눔-난치병·범죄피해자 삶 '조명'

영하 10도의 살얼음판 같은 날씨가 한창이던 1월, 본지는 캠페인 ‘함께 맞는 비’ 1탄으로 ‘생명나눔’의 소식을 전했다. 값진 생명을 살릴 수 있는 나눔 운동과 이에 힘을 보태는 재단 및 기업들을 조명했고 이른둥이의 작은 숨결 살리기, 범죄 피해(희귀난치질환) 아동을 위한 지원, 장기기증 운동 등 고귀한 생명 나눔의 현장을 찾았다. 

임신 26주만에 태어나 출생 당시 몸무게가 500g밖에 되지 않았던 민지양(6)이 미숙아 지원단체인 ‘다솜이작은숨결살리기’를 통해 밝은 웃음을 되찾는 과정을 지켜봤고,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신원불상의 남자에게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아 혹독한 유아기를 보내야 했던 경남 김해의 열 두 살배기 이 모양의 사례를 통해 ‘묻지마 범죄’의 잔혹성과 피해자들의 삶을 조명했다. 

흔히 불우이웃이라고 하지만 생명에 위협을 느끼며 살아가는 이웃들만큼 불우한 경우는 없다. 이에 본지는 대표적으로 장기기증에 대한 현실을 심도깊게 취재했다. 장기기증희망자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지만 정작 실제 장기이식으로 이뤄진 사례는 제자리걸음 상태인 것이 현실. 문제는 장기기증 서약 방식이 필요 이상으로 까다로운데 있었다.  

◆재능기부-목소리 하나가 시각장애인에 '희망'

사회 소외계층에 대한 가장 간접적인 기부 방식은 현금지원이다. 하지만 단순히 ‘돈’을 통한 기부보다는 자신이 가진 재능과 기술을 나눠주는 ‘재능기부’ 또한 어려운 이웃들에게는 큰 힘이 된다.

케이블 채널 tvN의 <롤러코스터-남녀생활탐구>로 유명해진 성우 서혜정 씨는 자신의 목소리로 사회봉사 활동을 실천한 케이스다. 또박또박하고 낭랑한 목소리의 소유자인 그는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 진행한 '착한 도서관 프로젝트'에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오디오북 제작에 참여했다. 시각장애인들에게 그는 돈으로 따질 수 없는 큰 선물을 한 셈이다.

‘스마일재능뱅크’를 찾은 본지는 농어촌 재능기부에 동참한 문화인들을 소개했다. '스마일재능뱅크'는 농림수산식품부와 한국농어촌공사가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는 농어촌 재능기부 프로그램으로, 작가 이외수 씨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 2006년 강원도 화천군 감성마을에 귀촌한 후 창작활동을 하는 틈틈이 무료 문학 강좌를 개설해 문학재능을 기부했다.

지휘자 금난새 씨도 작년 4월부터 '농어촌 희망 청소년 오케스트라' 예술 감독을 맡아 음악 재능기부를 통해 농어촌 지역의 청소년들에게 음악을 통한 꿈과 희망을 선사했다. 
 
'시민 참여·기부모델 개발' 과제


◆일자리 나눔-55세 은퇴노인, 숲해설가로 '기용'

거동이 불편하거나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살아가지는 않더라도 은퇴노인이나 특별한 전문성이 없는 이들이 겪는 ‘실업 고충’은 심각하다. 이들에게 취업은 그야말로 ‘최고의 선물’일 수밖에 없다. 

교보생명은 지난 2007년 대한민국 사회적기업 1호 인증을 받은 '다솜이재단'의 '교보다솜이간병봉사단'을 통해 저소득층 환자에게 무료 간병서비스를 제공하며 삶의 의지를 심어주고 있다. 이와 더불어 일자리가 필요한 여성가장들에게는 일자리를 제공해 경제적 자립을 돕는다.

'교보다솜이 숲해설봉사단'의 경우 지난 2003년부터 숲생태지도자협회와 손잡고 55세 이상의 은퇴노인을 전문 숲해설가로 육성,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환경과 생태를 교육하도록 하고 급여를 지급한다.

SK플래닛 역시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이를 사업화하지 못해 가슴앓이를 하는 '한국의 스티브잡스'들을 위해 기술교육과 연구실을 선뜻 내놓으며 ‘일자리 나눔’에 동참하고 있다.

◆녹색기부-탄소 쓴 만큼 '기부금'도 적립

오늘날의 기업은 사회봉사단체에 기부하거나 공익재단에 거액의 지원금을 흔쾌히 내놓는다고 해서 반드시 존경받지는 않는다. 때로는 기업의 경영활동과 연계한 ‘우회적인 기부’에도 사회소외계층은 해당기업들에게 고마움의 ‘답례’를 건네기도 한다.

최근 들어 열기를 더해가는 기업들의 ‘녹색경영’이 그 경우다. 녹색경영이란 기업이 경영활동에서 자원과 에너지를 절약하고 온실가스 배출 및 환경오염의 발생을 최소화하면서 사회·윤리적 책임을 다하는 경영활동을 말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008년 5월 국내기업으로서는 최초로 '탄소상쇄 프로그램'을 도입, 전 임직원이 아시아나항공기를 이용해 출장을 다녀올 때 발생하는 온실가스분에 해당하는 적립금을 모아 사회공헌활동에 사용한다. 그동안 모아진 적립금은 경기도 가평의 꽃동네와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유적지에 태양광 난방재 및 가로등을 설치하는 데 사용됐다.

◆'나눔'의 저변확대 위해서는

다행스럽게도 한국의 기부와 나눔 문화는 진화하고 있다. 아름다운재단의 '기부문화 트렌드 2010' 보고서를 보면 한국은 2009년 8조4000억원을 기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정부예산의 3.1%와 GDP(국내총생산) 대비 0.79%에 해당하는 규모다. 국민 1인당 평균 9만9000원을 기부했고 소수의 초고액 기부자를 포함하면 평균 17만3000원에 달한다.

해를 거듭할수록 기부단체 주도의 현금 위주에서 소액, 물품, 재능, 연예인, 사회적기업 등으로 기부의 주체와 스펙트럼도 점차 넓어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나눔의 경제'를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미완의 과제가 남아있다. 

무엇보다 기부문화의 저변을 넓히기 위해 일반 시민의 기부참여를 촉진하고 중산층 이상 자산가들의 기부 활성화가 필요하다. 부유층의 나눔 모델을 개발해 계층 간극을 좁혀야 한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유산기부, 공익신탁 등의 영역을 중심으로 미국식 모델을 도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소개한다. 

아름다운재단의 권연재 경영기획국 간사는 "고액자산가들이 늘어나는 것이 부의 흐름이지만 외국과 견줄 때 국내엔 부유층이나 기업의 기부시스템이 미비해 민간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공익재단의 컨설팅이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과 기부문화 활성화를 촉진하는 가이드가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6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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