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로사'가 소원인 시장님

2013 버킷리스트/유명인의 버킷리스트 참고하기

 
  • 이정흔|조회수 : 7,435|입력 : 2012.12.26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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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인생에서 가장 많이 후회하는 것은 살면서 한 일이 아니라 살면서 하지 못한 것들이다."

'죽기 전 하고 싶은 것'들을 찾아나선 두 노신사의 여정을 담은 영화 <버킷리스트>에 나오는 대사다. 그렇다면 궁금해진다. 사회적으로 성공을 이루고 유명세를 탄 이들의 꿈은 얼마나 특별한 것일까. 명사들의 버킷리스트를 들여다봤다.   

'과로사'가 소원인 시장님

 
◆'특별할 것' 없는 명사들의 버킷리스트

1. 만년설이 모두 녹기 전에 아프리카 최고봉 킬리만자로에 오르기
2. 손자를 무릎에 앉히고 같이 놀기
3. 전세계 사람들에게 지금도 수백만이 넘는 아이들이 매일 더러운 물을 마시고 있다는 사실 알리기
4. 깊은 밤 존 매케인 상원의원을 찾아가 베트남어로 고함 질러보기(존 매케인은 베트남에서 5년 넘게 포로생활을 한 적이 있다).
5. 술에 만취한 상태로 폭스뉴스파티에 나가 그곳에 온 정치인들에게 내 생각을 솔직하게 말하기
6. 아직 다리에 힘이 있을 때 마라톤하기
7. 부시(아버지 부시)를 만나 "당신 아들은 똥이요"하고 말해주기

손자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한밤 중 친구를 골탕을 먹이거나 체면을 차리느라 평소엔 치지 못했던 사고를 치는 것. 찬찬히 따져보면 참 짓궂고 소박한 소원이다. 이 버킷리스트의 주인공은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다. '특별한 소원'을 기대했던 것과 달리 세계적인 정치인의 소원도 우리와 다를 바 없이 평범하다는 얘기다.

책 <버킷리스트>의 저자 유영만 교수는 "유명하고 성공한 사람이라고 더 잘나거나 특별한 꿈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니다"며 "얼마나 큰 꿈을 갖고 있느냐보다는 '나만의 꿈을 갖고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많은 유명인사들의 버킷리스트를 살펴보면 막연하고 거창한 목표보다는 소소하지만 실현가능하고 구체적인 목록을 제시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과로사'가 소원인 시장님

개그맨 신동엽, 가수 아이비, 뮤지컬 배우 김소현(왼쪽부터)
사진_머니투데이 정문선 기자, 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왼쪽부터)

개그맨 신동엽씨의 버킷리스트는 '우리나라 전국을 돌아다니며 맛 기행을 하는 것'. 가수 아이비씨는 세계여행과 함께 인순이, 패티김 등 선배가수들처럼 리사이틀을 갖는 것을 버킷리스트로 꼽았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등을 펴낸 소설가 공지영씨는 죽기 전에 성경의 시편을 읽는 것을, 그리고 <다산의 사랑> <소설 모소유(법정스님 이야기)> 등의 저자인 소설가 정찬주씨는 깊은 산중에 오두막을 짓고 100권 분량의 책을 읽으며 글을 쓰고 싶다고 밝혔다.

스타 사진작가 조선희씨는 아들과 함께 세계일주를 다니는 것이 버킷리스트의 첫번째 목록이다. 여행을 다니며 아들과 친구처럼 지내고 싶고, 또 같은 장소에서 아들과 사진을 찍어보는 것이 소원이라고 한다.

음악평론가 임진모씨는 방대한 음악 역사를 정리한 '서구 대중음악사'와 '한국 대중음악사'를 정리해 책을 펴내고 싶은 것이 목표다. 이와 함께 '아들과 술자리하기' '연못과 화단, 우물이 있는 집 만들기' 등을 버킷리스트로 꼽았다.

<오페라의 유령> 등으로 사랑받고 있는 뮤지컬 배우 김소현씨는 '60대가 되어도 비키니를 입을 수 있는 여자'가 되는 것이다. 눈을 감는 순간까지 사랑 받는 여자이고 싶다는 바람이다. 이외에도 가족이 모두 성악을 했기 때문에 카네기홀에서 가족음악회를 갖고 싶다고도 했다.

영화번역가로 활동하는 이미도씨는 '스티븐 킹과의 만남'을 첫번째 버킷리스트로 꼽는다. 직접 만나는 것이 어렵다면 편지 같은 간접적인 만남도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는 "방황하던 시기에 스티븐 킹의 소설 속 첫 문장으로 인해 내 인생이 달라졌다"며 "실현되지 않더라도 꿈꾸는 자체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외에 '이슬라 네그라로 떠나기'와 '그림 그리기' 등을 버킷리스트로 꼽았다.
 
◆버킷리스트 성공법칙은 '행동'

앞으로 5년간 대한민국을 이끌어 나갈 18대 대통령으로 선출된 박근혜 당선자는 얼마 전 한 TV 예능프로그램에 나와 자신의 버킷리스트를 밝힌 바 있다. 'IMF로 무너진 이 나라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것'이다. 그는 "1997년 IMF 사태로 큰 충격을 받았다"며 "힘들게 세운 나라가 무너지자 자책감을 느껴 나라에 기여하고자 대통령이 되기로 했다. IMF가 없었다면 자신도 등장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버킷리스트로 '과로사'를 꼽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만큼 죽는 순간까지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다짐을 표현한 것이다. 박 시장은 "주변 어르신들 중 병원에서 수년간 고통을 겪으며 자신과 지인들이 힘들어 하는 모습을 많이 보는데 그때마다 그러지 말아야지 결심한다"며 "건강하게 그리고 열심히 살다가 어느날 삶의 현장에서 결연하게 쓰러져 누구에게도 누가 되지 않게 가는 것이 소원"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명사들의 버킷리스트에서 눈여겨 볼 부분이 있다면 소원을 실현하기 위해 행동한다는 점이다. 때로는 이것이 그들의 인생을 성공으로 이끄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시들지 않는 인기를 자랑하는 탤런트 이순재씨는 "늘 연기만 해 온 인생이고 다른 것은 할 줄 모른다"며 "연기를 처음 시작했던 연극무대에 다시 서고 싶다"는 버킷리스트를 종종 밝혀왔다. 그리고 그는 <세일즈맨의 죽음>이라는 작품을 각색해 국내에 선보인 연극 <아버지>의 주인공을 맡으며 2012년부터 올해까지 앵콜 공연을 이어가는 중이다.

이원국발레단을 운영 중인 스타 무용수 이원국 발레리노는 최근 한 토크콘서트에서 버킷리스트를 묻는 질문에 "내일도 아침에 나가서 바뜨망 탄듀(Battement Tendu, 발레 동작의 하나)를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 외에 링컨센터 소극장에서 발레공연을 하는 것과 발레전용관을 만들어 매일 상설공연하는 것 등을 꼽았다.

지난 '2012 런던올림픽'이 끝난 후에는 여자사격 25m 권총 금메달리스트인 김장미 선수의 버킷리스트가 포털사이트의 검색어에 올랐다. 고등학교 1학년 때 학교에서 숙제로 내주는 바람에 억지로 작성한 버킷리스트였지만 목표를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다보니 하나 둘씩 꿈이 현실이 됐다.

이미 15세 때 첫 사격대회에서 1위 입상, 17세 때 전국체전 인천대표 개인 1위, 런던올림픽 금메달 등의 목표가 이뤄졌다. 다음 목표는 2014년 아시안게임 1위이며, 그 이후에는 25세에 선수생활을 은퇴하고 26세가 되기 전에 경찰 특공대가 되겠다고 써있다. 그밖에 어릴적 불쌍한 아이들을 도와줬던 외할머니의 영향으로 고아원 설립을 버킷리스트의 하나로 꼽기도 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6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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