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난 돌파 '현재현 승부수' 통할까?

위기의 동양그룹 재무구조 악화 어떻길래

 
  • 문혜원|조회수 : 8,773|입력 : 2012.12.26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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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외형에 집착하지 않겠다. '제2의 창업'이라는 각오로 구조조정에 임하라."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의 말이다. 재무구조 악화 위기를 맞고 있는 동양의 절박함이 느껴진다. 동양은 2012년 12월 그룹 차원의 '고강도 경영개선 및 사업재편에 관한 로드맵'을 발표하고 사업구조를 새롭게 개편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현 회장의 말처럼 '제2의 창업'을 방불케 하는 구조조정이다.

동양은 시멘트-화력발전-금융이라는 큰 축만 남긴 채 남은 사업부문은 모두 정리할 방침이다. 그룹 전체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레미콘·가전사업을 정리대상에 포함시킬 만큼 동양의 재무구조는 상당히 취약하다.

동양의 사업 재편은 대만의 타이완시멘트그룹(TCC)을 롤모델로 하고 있다. 타이완시멘트그룹은 시멘트와 화력발전소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자산규모 10조원대의 대만의 에너지기업이다. 동양도 시멘트와 화력발전을 주축으로 위기를 이겨낸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선행돼야 할 것은 재무구조 안정화다. 현재 단기차입금 위주의 불안한 재무구조와 부동산경기 불황 등은 여전히 동양의 위기요인으로 남아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현재 동양그룹 전반적으로 리포트 내기를 꺼릴 만큼 상황이 좋지 않다"며 "동양그룹 자체의 불확실성이 크다"고 말했다.

자금난 돌파 '현재현 승부수' 통할까?
 

◆ "다 팔아라" 자금확보 비상

"팔 수 있는 건 다 내다 팔아라." 동양그룹이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이유는 극도로 악화된 기업의 재무구조 때문이다. 2012년 3분기 기준 동양그룹의 부채 비율은 700%를 넘어섰다. 금융회사를 제외한 부채 총계는 2조5000억원에 달한다. 지주회사 격인 ㈜동양의 상황도 좋지 않은 건 마찬가지다. ㈜동양은 공정거래법의 지주회사 부채비율 상한선(200%)을 훌쩍 뛰어넘은 679.8%(1조5843억여원)를 기록했다.

재무구조의 가장 큰 취약점은 단기차입금 비중이 높다는 것. 이미 올해 말 897억원어치의 회사채가 만기 도래했고 첩첩산중으로 내년에도 5500억원의 기업어음(CP)의 만기 도래가 예정돼 있다. 현재까지 동양그룹은 9척의 선박을 팔고, 고 이양구 회장의 부인 이관희 서남재단 이사장의 주식 15만9000주(2.66%, 1600억원 어치)를 매각하는 등 자금 끌어들이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동양그룹은 2013년 상반기까지 2조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특히 그룹 내 '알짜'로 꼽히는 ㈜동양의 가전과 레미콘을 팔아 현금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다행히 ㈜동양의 가전부문인 동양매직은 현재 M&A시장에서도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경기를 잘 타지 않는 업종인데다가 그룹의 실질적인 '캐시카우'였기 때문이다. 반면 레미콘에 대한 반응은 미적지근하다. 부동산시장의 불황으로 건설경기가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해 섣불리 투자에 나설 수 없기 때문이다.

불확실한 양상이 계속되니 기업 신용평가 역시 좋을리가 없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12월14일 동양그룹 주요 계열사의 신용등급을 일제히 강등했다. 동양증권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A(안정적)에서 A-(안정적)로, ㈜동양은 BB+(안정적)에서 BB(안정적)로 하향했다. 기업어음 신용등급도 떨어져 동양, 동양인터내셔널, 동양레저 등이 모두 B+에서 B로 강등됐다.

한국신용평가의 한 연구원은 "사업부문(건자재·가전) 매각 등으로 일정수준의 차입금 상환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구조조정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내재돼 있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향후 영업실적과 재무부담 가변성 또한 중요한 모니터링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 화력발전이 유일한 희망?

고강도 구조조정 이후 동양은 화력발전소를 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키울 계획이다. 삼척의 화력발전소를 통해 대규모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일으킬 수 있고, 향후 30년간 안정적으로 수입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화력발전소로 생기는 폐기물은 시멘트의 원료로 사용할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동양은 삼척화력발전소 수주에 기업의 명운을 걸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그룹의 모태인 동양시멘트 본사를 창립 54년 만에 삼척으로 내려보내는 등의 적극적인 행보를 나타냈다. 삼척지역의 민심도 동양에 호의적이다.

동양은 동양파워를 내세워 동양시멘트의 삼척 폐광산 부지에 화력발전소를 건설할 계획을 갖고 있다. 동양파워는 현재 채광이 완료된 46광구에 부지 100%를 확보한 상태다. 폐광산을 이용하는 만큼 추가적인 환경파괴가 없고, 화력발전소에 활용된 유연탄의 탄재가 시멘트 원료로 쓰이기 때문에 환경폐기물이 없는 친환경 화력발전소를 꾀할 수 있다.

현재까지 동양파워는 '친환경'을 등에 업고 동부발전삼척, 포스코에너지, 삼성물산, STX에너지 등보다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사업자들의 사업계획서(75점) ▲주민동의(15점) ▲삼척시평가(10점)로 나눠 사업자를 선정한다. 그중 동양파워는 주민동의율이 96%에 달하고 삼척시 평가가 통과되는 등 높은 점수를 획득한 상태다.
 
자금난 돌파 '현재현 승부수' 통할까?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 현재현 승부수, 이번엔 통할까

화력발전소 수주에 승부수를 띄운 건 현재현 회장이다. 이번 현 회장의 행보를 두고서는 명암이 갈린다. 희비가 갈렸던 그간의 경영성과 때문이다.

현 회장의 '공'은 1984년의 일국증권(현 동양증권) 인수를 꼽을 수 있다. 그는 사내 반대의견을 무릅쓰고 인수한 증권사를 5년 만에 10대 증권사로 키워냈다. 고 이양구 창업주의 맏사위인 현 회장은 이 창업주가 타계한 이후 제조업 중심의 동양을 금융과 서비스업으로 나눠 사업을 다각화했다. 동양생명을 생보사 최초로 상장시키는 등 금융 분야에서도 현 회장의 경영능력은 탁월했다.

하지만 이후 현 회장의 행보는 순탄치 못했다. 2007년 2월 한일합섬을 인수할 당시 한일합섬 주주들에게 손해를 끼쳤다며 배임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현 회장은 한일합섬의 자산을 담보로 차입한 자금으로 기업을 인수하는 LBO(차입인수) 방식을 이용했다. 사실상 공짜로 회사를 사들인 것이다. 미국에서는 LBO방식이 법에 저촉되지만 국내에서는 별도의 법률이 없다는 이유로 배임 혐의가 성립되지 않아 결국 무죄 판결을 받았다. 2007년 11월에는 레저산업을 신사성장동력으로 삼고 동양레저에 투자한 것과 무역업 위주의 동아인터내셔널 등도 실패 사례로 꼽힌다.

동양레저는 매년 대규모 임차료 및 금융비용 등으로 인해 순손실이 지속되고 있다. 2012년 6월 말 기준 동양레저의 총차입금은 5519억원에 달해 재무안정성이 취약한 상태다.

동양인터내셔널 역시 수익성이 취약한 수준으로 연간 460억원에 이르는 금융비용 부담으로 경상수지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 차입금은 연간 매출액의 2배에 달하고 대부분 단기성자금이어서 유동성이 악화된 상황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6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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