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북 금리' 올해는 그만?

2013 경제전망/ '불통 기준금리' 올해는?

 
  • 성승제|조회수 : 4,603|입력 : 2013.01.03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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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매해 전국의 교수들이 한해를 돌아보며 선정하는 '올해의 사자성어'로 2012년에는 '거세개탁'(擧世皆濁)이 꼽혔다. 혼탁함이 한국사회에 만연한 가운데 자기반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렇듯 지난 2012년을 뒤덮었던 '혼탁함'은 경제계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장기화되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불확실성과 혼란스러움이 시장을 지배했다. 새해를 맞이함에 있어서 지난해를 먼저 되돌아보는 것은 단순한 정리 이상의 의미가 있다. 2013년이 지난해의 연장선상에 있기 때문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데자뷰'(deja vu)를 예견할 만큼 지난해의 침체와 불확실성의 국면이 반복될 여지가 높아 보인다. 이처럼 희망보다는 고난이 먼저 그려지는 계사년(癸巳年)이지만, 리스크에 대비한다면 위험은 그만큼 줄어들고 기회는 찾아올 것이다. <머니위크>는 새해 증시를 비롯해 금리, 환율 등 돈의 흐름을 짚어보고, 최근 극심한 한파를 겪은 부동산시장의 활성화 여부를 전망해봤다. 아울러 산업계 기상도도 관측해봤다.
경제 회복에 중점… 추가 인하 뒤 상황 따라 다시 올릴 듯
 
"소통이 안됐다고 봐야죠. 채권시장에서는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발표할 때 과거(2006~2010년)만큼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어요. 금리정책 타이밍도 애매했고 소통부재로 시장에 혼란을 주는 사례가 많았죠." (경제연구원 관계자)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임기 1년3개월을 남기고 잇단 혹평에 시달리고 있다. 금융시장과의 소통부재가 주요 원인이다. 금융과 채권시장은 금통위의 금리정책에 대해 별다른 호응조차 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기준금리가 우리나라 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은 상당하다. 금융의 경우 예금금리와 대출금리가 변경되고 시중물가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기준금리란 은행들이 한국은행에서 빌리는 대출이자를 뜻한다. 기준금리가 3.0%라면 시중은행은 한국은행에 3.0% 금리를 주고 돈을 빌린다.

따라서 시중은행은 기준금리에 맞춰 이자를 책정한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개인과 기업의 대출금리가 오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금융기관은 물론 중소기업, 소비자 등 국내 전반에 걸쳐 기준금리에 대한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 때문에 한국은행은 시장과의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금리정책이 변동될 경우 시장에 미리 예고해 채권과 금융, 기업들이 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만약 시장의 예측과는 다르게 '깜짝' 인상(혹은 인하)할 경우 시장이 혼동을 일으킬 수 있어서다.

하지만 김 총재는 시장보다 청와대와 소통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청와대 눈치를 보느라 글로벌 금융위기를 비롯해 물가폭등, 가계부채 등 각종 경제현안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것.

시장에 금리정책 파급력이 약화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정치권 내부에서는 "김 총재가 물가안정에 대한 말과 행동이 거꾸로 간다"면서 "전형적인 뒷북 금리정책을 펴고 있다"고 질타했다.

외신도 마찬가지다. 김 총재는 지난해 8월 미국 경제전문방송인 CNBC로부터 '최악의 중앙은행 총재'(The World's Worst Central Bankers) 13명에 선정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CNBC는 지난해 8월23일 미국 금융전문지인 글로벌 파이낸스(Global Finance)가 발표한 미국·중국·유럽연합 등 50개국 중앙은행 총재들의 성적표를 바탕으로 김 총재를 비롯해 시라카와 마사아키 일본은행 총재, 메르세데스 마르코 델 폰트 아르헨티나 중앙은행 총재, 두부리 수바라오 인도 중앙은행 총재 등 13명을 최하위권 중앙은행 총재로 뽑은 바 있다.
 
'뒷북 금리' 올해는 그만?

김중수 한국은행총재와 금융통화위원들이 기준금리 정책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_뉴스1 박지혜 기자
 
◆금리, 올해 추가인하 예상

이와 같은 한국은행과 시장 간 소통부재 등으로 올해 금리 전망은 불투명하다. 청와대가 어떤 기조로 경제흐름을 잡고 가느냐에 따라 한은의 금리정책도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미국과 유럽, 일본, 중국 등 주요국이 올해 경기부양을 위한 양적완화 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은도 올 상반기에는 금리인하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는데 의견이 모아진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소규모 개방형인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과 일본, 유럽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한은 역시 독자노선보다는 통화정책을 선진국 기조에 맞춰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임의정 현대경제연구원 박사는 "(해외시장을 보면) 올해 상반기에 한두차례 금리인하가 이뤄질 것 같다"면서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주요국이 양적완화 정책을 펼치고 있어 우리나라도 흐름을 따라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그는 "한은의 통화정책에 따른 효과가 예전보다 많이 약해졌다. 과거 미국의 앨런 그린스펀 전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은 시장에 방향성만 제시해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는데 우리나라는 이미 통화정책 타이밍을 여러번 놓쳐서인지 그런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고 지적한뒤 "따라서 실질적인 금리인하 정책을 통해 경기부양을 유지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진성 우리금융경영연구원 거시분석실장은 "올 한해 기준으로 보면 상반기에 한두차례 금리를 인하한 뒤 연말쯤 다시 지금의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 같다"면서 "올해 경제전망은 상저하고(上低下高)의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상반기에는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를 낮추고 하반기에는 경기가 살아나면서 다시 금리를 인상하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나정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지속적으로 잠재성장률을 밑돌고 물가가 안정적인데도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것은 통화정책 기본원칙에 어긋나는 일"이라며 "주요국의 통화정책 흐름에 따라 올 상반기 두차례 정도 금리를 인하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뒷북 금리' 올해는 그만?

사진_류승희 기자 

◆한은, 올해 키워드 '경제회복·물가안정'

그렇다면 한국은행은 올해 금리정책을 어떻게 운용할까. 한은은 최대 중점사항으로 '경제회복'을 내세웠다. 금융통화위원회는 구랍 27일 '2013년 통화신용정책 운영방안'을 내놓고 기준금리는 물가안정 기조를 확고히 유지하고 국내외 위험요인 및 금융·경제상황 등을 면밀히 점검해 가면서 운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한 국내 경제의 성장세 회복을 지원하는데 중점을 두고 기준금리를 운용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경제성장에 포커스를 맞췄다면 올해에는 경제회복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겠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경기부양에 초점을 맞추고 금리를 인하하는데 무게중심을 두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물가에 따라 금리정책도 변할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체감물가가 무섭게 오르고 있지만 소비자물가지수는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아직까지 큰 문제가 없다는 의미다. 다만 저금리 정책 등으로 물가가 가파르게 오를 경우 금리인상 정책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은은 보고서를 통해 "앞으로 유로지역 재정위기 등 해외 위험요인의 전개방향과 국내외 금융·경제상황 변화를 면밀히 점검해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이 훼손되지 않도록 하는데 중점을 둘 것"이라며 "이와 함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낮추는 등 물가안정 기반을 확고히 구축하겠다"고 전했다.

그러나 올해 하반기 중 인플레이션에 의한 금리인상 가능성은 낮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김진성 실장은 "물가상승률은 지난해보다 올해 조금 더 오를 것으로 보이지만 인플레이션 현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 같다"면서 "올해는 물가보다 가계부채나 대내외 불확실성, 경기부양 등에 따라 금리정책을 운용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강조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6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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