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거짓홍보 어디까지…최근 판례는?

'과장' 넘은 '허위'·'기망'들

 
  • 지영호|조회수 : 7,820|입력 : 2013.02.04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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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공정거래위원회는 부당 표시·광고로 인한 소비자 피해예방을 위해 토지·상가 심사지침을 마련했다. 사실상 기획부동산 피해를 막고자 대상을 확대한 것인데, 이를 계기로 상가 허위광고가 다시 눈길을 끌고 있다.
 
상가 투자에 있어서 자칫 거짓이 될 수 있는 부당 표시·광고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최근 판결 분위기와 더불어 알아봤다.
 
◆공정위 부당 표시·광고 살펴보니
 
공정위에 따르면 우선 부동산 분양 홍보물에서 '가칭' 또는 '미확정'이라는 단어를 주목해야 한다. 있으면 '적법'이고, 없으면 '허위 가능성'이 있다. 공정위는 이 단어 없이 계획만 있는 경우 허위 표시·광고에 해당된다고 설명한다.

예컨대 일반시장 허가를 받아놓고 백화점이나 쇼핑몰 등의 명칭을 사용하거나, 대규모소매점으로 허가신청만 해놓고 백화점 명칭을 쓴 경우다. 만약 '미확정'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면 부당한 표시·광고가 아니다.
 
또 분양자의 명칭을 표기하지 않은 경우도 부당 표시·광고에 해당된다. 대형사 A로부터 상가를 매수한 B라는 회사가 A사가 분양하는 것처럼 속이는 것이 그런 예다. 시공사의 상호나 엠블럼을 상가 명칭에 포함시키거나 직접 대형사가 운영하는 것처럼 포장하는 경우도 부당 표시·광고다.
 
분양업종을 지정하거나 기재해 표시·광고를 하고 실제와 다르게 분양해도 부당 표시·광고에 해당된다. 극장을 홍보하고 다른 시설물을 입점시키거나, 약국 및 병원 특화 업종만 지정해놓고 다른 업체를 입점시킨 경우 등이다.
 
사실과 다르게 분양 예정자를 자극하는 문구도 부당한 광고다. 분양실적이 저조함에도 '95% 분양 완료'나 '전국 지하상가 최고경쟁률'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구두로만 은행 입점을 약속했음에도 '은행 입점 확정'이라고 적시한 광고물 역시 부당광고다.
 
객관적 근거 없는 투자수익률 광고야말로 대표적인 부당 표시·광고다. '2000만원 투자 시 월 100만원 이상 임대수익 보장'이라는 표현이나 '1억원 투자하면 2년 내 200%의 수익률을 올려주겠다'는 내용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아울러 도로 개통 계획이 결정되지 않았음에도 '도로 개통 예정'이라는 문구를 쓰면 처벌대상이 된다.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장은 "과거 테마상가 공급이 급증하면서 과장·허위 광고의 수위가 절정에 이른 적이 있었고 투자 후유증도 만만치 않았다"며 "학습효과 때문인지 요즘은 분양광고에 대해 맹신하지는 않지만 상가 분양시장을 처음 접하는 예비투자자들은 주의가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아울러 "분양광고는 의사결정에 있어 기본정보 수준"이라며 "상가 투자자는 객관적 정보 확보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상가 거짓홍보 어디까지…최근 판례는?

사진은 기사와 상관없음
 
◆최근 판결사례 살펴보니
 
그렇다면 부당 표시·광고로 직접 피해를 입은 수분양자에게 법원은 어떤 판결을 내릴까. 최근 법원의 판결 추세를 보면 과도한 허위광고에 대한 피해가 발생한 경우 분양자의 손을 들어주는 편이다.
 
신촌 기차역 민자역사 내 신촌밀리오레 허위분양 관련 소송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5월 대법원 제1부는 상가 입주자 124명이 분양을 진행한 사업자 성창에프엔디에 임대분양대금을 돌려달라며 제기한 분양대금 반환 청구소송에서 원고의 손을 들어준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신촌기차역이 경의선 전철 복선화 구간에 포함되면서 열차가 5~10분 간격으로 정차한다'는 내용과 '신촌기차역이 인천국제공항으로 가는 시발점이 된다'면서 신촌기차역을 인천국제공항의 역세권으로 소개한 점이 중요한 사항에 관한 거래상의 신의성실 의무와 관련 비난받을 만한 정도의 기망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신촌기차역은 경의선 노선에 포함되지 않았고 1시간에 1회만 정차한다. 인천국제공항철도 노선 역시 서울역을 시작으로 홍대입구역과 디지털미디어시티역을 경유할 뿐 신촌기차역은 거치지 않는다. 성창에프엔디는 2004년 7월 신촌기차역 민자역사에 1~4층을 임차한 뒤 입주자에게 20~30년의 임대분양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일선 공무원의 비위사건으로 확대된 대전아쿠아월드 상가분양 사건 역시 법원이 분양계약자의 손을 들어준 사례다. 권모씨 등 20명이 주식회사 대전아쿠아월드를 상대로 '허위·과장 분양광고와 방만한 운영으로 피해를 입었다'며 제기한 분양대금반환 소송에서 지난해 7월 대전지방법원 제14민사부는 원고의 승소를 인정하며 각각 8700만~4억3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대전아쿠아월드는 당초 세계 5대 희귀종인 아마존강 분홍돌고래를 가져와 전시하겠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해 왔다. 판결문에 따르면 "대전아쿠아월드가 기획한 분홍돌고래 전시는 이 상가를 분양받은 원고의 선택에 깊이 관여했다"며 "상가의 분양대금이 분양광고에 약속한 구체적인 조건들이 반영돼 인근 시세에 비해 높게 책정된 사실 등을 고려해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밝혔다.
 
대전아쿠아월드는 분홍돌고래를 반입하려고 했지만 베네수엘라 정부로부터 허가를 받지 못했다고 해명했으며, 일부 지역언론은 당초 수입 예정인 이 동물이 폐사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판결을 보면 여전히 허위 분양광고의 수준을 일정부분 인정하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민법 제110조에 1항에 의거 '사기나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인 경우'를 계약취소 사유로 한정한다. 다소 과장이 있더라도 분양시장의 특성상 일정부분은 인정한다는 것이다.
 
사기죄 역시 2002년 대법원 판결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대법원은 '중요한 사항에 관해 구체적 사실을 거래상의 신의성실 의무에 비춰 비난받을 정도의 방법으로 허위로 고지한 경우 사기죄의 기망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위의 사례처럼 강도 높은 기망행위가 인정돼야 승소할 가능성이 커지는 셈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6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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