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줄 쥐고 흔드는 민족의 DNA는…

이주의 책/ <유대인 이야기>

 
  • 양준영|조회수 : 3,958|입력 : 2013.03.04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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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는 얼마 안 되지만 세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민족이 있다. 바로 유대민족이다. 이들은 정치, 금융, 언론, 문화 등 각 분야를 꽉 잡고 있다. 심지어 미국 대통령도 이들의 눈치를 살핀다. 유명한 사람이 너무 많아 열거조차 힘들다. 이들 유대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유대교를 먼저 알아야 한다. 이들에게 종교는 종교 이상이다. 생활이고, 모든 것이다.

유대교는 별도의 성직자가 없다. 학자인 랍비를 중심으로 신자들끼리 모여 율법낭독을 하고 기도를 중심으로 예배를 드린다. 이들의 성전 시나고그는 유대인 생활의 중심이다. 예배뿐 아니라 각종 공동체의 종교·교육·정치가 모두 이곳에서 이뤄진다. 이들은 종교를 중심으로 뭉쳤고 덕분에 2500년 동안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이러한 종교적 배경을 비롯해 '유대인파워'의 근간을 조목조목 파헤치는 책이 바로 <유대인 이야기>다.

유대인이 사업수완이 좋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그렇다면 그 근거는 무엇일까. 이 책에서는 '읽고 쓰는 능력'(Literacy)이라고 말한다. 중세 가톨릭 신자 대부분은 문맹이었다. 일부 신자가 자기 뜻대로 성경을 읽고 해석하는 바람에 이를 두려워했던 교황이 성경을 소유할 수도, 읽을 수도, 번역할 수도 없게 했기 때문이다. 이 상태가 500년이나 유지됐다. 반면 유대인은 성인이 되는 13세부터 글을 가르쳤고, 중세 유대인은 글을 쓸 줄 아는 유일한 존재가 됐다. 덕분에 계약서를 작성하고 장부를 기록하는 일 등 상업과 무역을 이끌어가는 일을 할 수 있었다.

이렇게 유대인들이 상업을 꽉 잡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이 빠져 나간 지역은 몰락하고 그들이 몰려든 지역은 부흥하게 됐다. 800년에서 1100년 사이 이베리아 반도가 최고의 영화를 누린 것도, 이후 이베리아가 시들고 스페인이 지중해의 패권을 차지할 수 있었던 배경도 유대인이 그 지역에 머물던 시간과 맞물려 있다.

비주류, 아웃사이더로 변방에서 살았던 환경도 유대인들에겐 유리하게 작용했다. 당시 기독교국가와 이슬람국가는 적대적 관계에 있어 상호 교류의 필요성은 많았으나 왕래가 적었다. 그런데 유대인은 이 양쪽을 잇는 연결고리 역할을 할 수 있어, 동방무역으로 돈을 벌 수 있었던 것이다.

돈과 관련한 은행, 주식회사, 증권거래소 등도 유대인들의 역사 속에 그 뿌리가 있다. 중세 가톨릭은 대부업 등을 금지하고 이자를 받는 것을 죄악시했는데, 봉건사회와 길드에서 배척 당한 유대인들은 그 일을 할 수 있었다. 이는 유대인들이 가진 돈에 대한 철학과 연관 지어 이해할 수 있다. 대부분의 종교는 부를 부정적으로 본다. 하지만 유대인은 그렇지 않다. 그들은 부를 축복으로 생각한다. 탈무드에 나오는 속담 ‘사람을 해치는 세 가지가 있다. 근심, 말다툼, 빈 지갑이 그것이다’를 봐도 알 수 있다.

그 동안 수많은 민족이 사라졌다. 언어도 종교도 철학도 함께 사라졌다. 2000년 이상을 조국이 없이 떠돌이 생활을 한 이들이 아직 살아있다는 자체가 기적이다. 거기다 최강의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도 놀랄 일이다. 무엇보다 종교와 철학 때문이다. 공동체 정신이 살아있기 때문이다. 오래 전 유대인 지도자들은 종족의 보존과 동질성 유지를 위해 수칙을 만들었는데 핵심은 ‘모든 유대인들은 그의 형제를 지키는 보호자이고 모두 한 형제다’라는 것이다. 역사를 중시하고 공동체 정신을 지켜나가는 유대인 민족. 그들로부터 소프트파워의 진정한 힘을 느끼게 된다.


돈줄 쥐고 흔드는 민족의 DNA는…
홍익희 지음 | 행성:B잎새 펴냄 / 2만 8000원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6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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