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패 엇갈린 신설증권사 '5년 히스토리'

위기의 증권업, 대격변 온다/ 5년전 신설된 증권사들, 현재 상황 보니

 
  • 유병철|조회수 : 12,041|입력 : 2013.03.29 09:56
 
기사공유
  • 카카오톡 공유
  • 카카오톡 공유
  • 네이버 블로그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공유
  • url 공유
KTB·LIG 자리매김, 애플은 자진청산… 새 비즈모델 절실

지난 2008년 7월, 우리나라에 8개의 증권사가 새로 탄생했다. KTB투자증권, IBK투자증권, 한국스탠다드차타드증권, LIG투자증권, 토러스투자증권, BOS증권(옛 ING투자증권), 애플투자증권, 바로투자증권이 당시 신생 증권사로서 라이선스를 받고 업계에 출사표를 던졌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현재 8개사 중 하나인 애플투자증권이 자진청산을 결정했다. 증권사가 매각이 아니라 자진청산을 결정한 것은 지난 2003년 건설증권, 2004년 모아증권중개 이후 9년여 만에 처음이다.

계에서는 애플투자증권이 업력도 짧은 데다 지속된 유상증자 등에도 불구하고 일부자본잠식 상태에 들어가는 등 이득이 나지 않던 회사였기 때문에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그러나 증권업계가 워낙 어렵기 때문에 몇몇 증권사의 경우 앞으로 이 같은 결정을 내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주목받는 증권사들이 애플투자증권과 같은 시기에 출범했던 회사들이다. 현재 이들 회사 가운데 3곳만 당기순이익 흑자를 냈기 때문이다.

IBK투자증권은 지난 2009영업연도에 총 48억3200만원의 흑자를 기록했지만, 이후 순손실로 돌아서 2010영업연도부터 2012영업연도까지 3년 연속 적자행진 중이며, 한국스탠다드차타드증권은 2009영업연도와 2011영업연도에 각각 흑자를 기록했으나 지난해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토러스투자증권도 2011년과 2012년 적자를 기록했고, 이번에 청산을 결정한 애플투자증권과 BOS증권의 경우 설립 이후 단 한차례도 흑자를 기록하지 못했다.

성패 엇갈린 신설증권사 '5년 히스토리'

◆ 야심차게 등장했던 증권사들, 어쩌다…

2008년 당시에는 8개의 증권사가 갑작스레 등장한 것도 이슈였지만, CEO들의 화려한 면면도 관심사였다.

30년간을 정통 증권맨으로 활동해왔으며, KDB대우증권을 업계 톱 클래스로 끌어올린 주역인 손복조씨가 직접 토러스투자증권을 설립(당시 10.1%의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해 눈길을 끌었으며, 금융계에서 잔뼈가 굵기로 소문났고 이명박 전 대통령의 선거캠프에서 경제특보로 활동했던 임기영씨가 IBK투자증권 대표이사를 맡았다.

또 업계 '마당발' 정유신씨는 스탠다드차타드증권의 사령탑으로 모습을 드러냈고 골드만삭스, 베어스턴스 등 외국계에서 경력을 쌓은 IB전문가인 호바트 L 엡스타인씨가 KTB투자증권의 대표이사로 등장했다.

희망에 부풀어 있던 이들에게 타격을 가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였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터지며 휘청거리던 리먼 브러더스가 그해 9월14일 파산신청을 하며 글로벌 경제는 기나긴 암흑기에 접어들었다.

국내 증권업계도 그 이후 점차 상황이 나빠지기 시작했다. 소위 '보릿고개'를 겪으며 대형사조차 위험하다는 말이 나오는 와중이었던 만큼 이제 막 탄생한 증권사들에게는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

게다가 특별히 눈에 띄는 신사업 등에 도전한 회사들도 없었다. 이미 수익구조 자체가 자리 잡힌 국내 증권가에서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만들지 못한 것이다.

실제로 IBK투자증권의 경우 모기업인 기업은행과의 합작을 통해 중소기업 등에 특화된 회사를 만들겠다고 공표했다. 그러나 임기영 당시 대표이사가 갑작스레 KDB대우증권으로 옮긴 2009년에 잠시 흑자로 돌아섰을 뿐 2010년부터 다시 3년 연속 적자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 성공한 신설증권사, 어떻게…

물론 성공한 증권사도 있다. 신설증권사 가운데 지난해 흑자를 기록한 회사는 KTB투자증권, LIG투자증권, 그리고 바로투자증권이다.

특히 지난해 KTB투자증권은 223억21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 2010년 흑자로 돌아선 이후 3년 연속 흑자다. 규모도 순조롭게 늘어나 지난해 4018억8200만원의 영업수익(순매출액)을 기록했고, 영업이익도 243억8100만원으로 당시 설립된 증권사 중 실적 기준 톱을 달리고 있다.

LIG투자증권은 지난해 24억49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지난 2009년부터 4년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으며, 바로투자증권은 전년대비 크게 감소한 1억11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간신히 체면치레에 성공했다.

가장 높은 수익을 기록한 KTB투자증권은 어떻게 타사 대비 높은 수익을 낼 수 있었을까.

KTB투자증권 관계자는 이에 대해 "우리 회사는 구조가 좀 독특해서 지분구조상 지주회사 성격을 갖고 있다보니 자회사 연결실적이 반영돼서 그런 것"이라며 "자회사의 비즈니스가 벤처투자와 M&A 등이어서 큰 딜이 하나 성공하면 이익이 크게 늘어나고 그렇지 않으면 크게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는 이어 "이번 3분기 실적에는 자회사(KTB네트워크)에서 배당금을 받은 게 실적에 포함됐다"며 "그 배당금은 전년도(2011년 4월~2012년 3월) 영업활동을 통해 발생한 이익을 기준으로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겸손한 대답에도 불구하고 증권업계에서는 KTB투자증권에 대한 평이 좋은 편이다. 특히 올해 코스닥의 하부시장으로 등장하게 될 코넥스(KONEX)시장과 관련해 KTB투자증권이 수혜를 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손미지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종합증권사이기 이전에 30년이 넘는 벤처캐피탈 업력을 자랑하는 KTB투자증권은 유망 벤처기업들과의 네트워크, 벤처투자 노하우 등에서 여타 증권사들과는 차별화된 지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선호 메리츠종금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차별적인 경쟁력이 부각되는 데다 자회사로부터의 안정적 수익 창출이 지속되고 있다"며 "전분기에 약 1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리테일 부문의 시장점유율이 개선되고 지점수를 축소하는 등 비용절감을 통해 올해는 증권부문의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LIG투자증권도 눈에 띄는 실적을 거뒀다. 규모면에서 차이가 있긴 하지만 2009영업연도에 56억1700만원 흑자로 돌아선 이후 4년 연속 흑자 행진이다.

이에 대해 LIG투자증권 관계자는 "법인영업을 주축으로 채권영업·운용이 특화돼 있고 IB, PF도 수익이 개선됐기 때문에 좋은 실적을 낼 수 있었다"면서 "기존 대형사 출신의 우수한 인력유치를 통해 강점을 가진 사업분야에 집중했으며,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구축해 강소회사로서의 입지를 굳히게 됐다"고 설명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7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 0%
  • 0%
  • 코스피 : 3153.32상승 31.2115:32 05/14
  • 코스닥 : 966.72상승 14.9515:32 05/14
  • 원달러 : 1128.60하락 0.715:32 05/14
  • 두바이유 : 67.05하락 2.2715:32 05/14
  • 금 : 66.56상승 1.0215:32 05/14
  • [머니S포토] 취임식서 박수치는 김부겸 신임 총리
  • [머니S포토] 총리 인준 강행 규탄항의서 전달하는 국민의힘
  • [머니S포토] 민주당 최고위 들어서는 송영길 대표
  • [머니S포토] 코로나19 중대본 회의, 발언하는 김부겸 신임 총리
  • [머니S포토] 취임식서 박수치는 김부겸 신임 총리

커버스토리

정기구독신청 독자의견